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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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슈테판 츠바이크는 독일문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하고, 스무 살이 되던 1901년엔 그의 첫 시집을 출간하며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또한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에 자원 입대해 종군 기자로 활동하고 그럼으로써 얻은 깊은 통찰력으로 전쟁이 끝난 후 유명 작가들의 평전과 역사적 인물들의 전기를 집필하며 명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서른 살의 그는 미국, 캐나다, 쿠바, 푸에르토리코를 여행하며 희곡을 발표하고 마흔 살즈음엔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만나 그의 작품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소련과 이탈리아를 자유롭게 여행하던 그의 인생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바로 그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나치에 의해 자신이 책들이 금서로 지정 되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런던으로, 뉴욕, 아르헨티나, 파라과이를 거쳐 브라질로 망명길에 올라야 했던 사실과 소설 [체스 이야기]를 완성하였으나 다시는 고향으로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직면했을 때 입니다.

[체스 이야기 ㆍ낯선 여인의 편지]를 읽을 때 들었던 첫 생각은 우울함이었습니다. 배 위에서 열리는 체스 대회, 세계 체스챔피언인 미르코 첸토피치가 가난한 남슬라브계 도나우 뱃사공의 아들에서 어떻게 세계 체스챔피언이 될 수 있었는지를 자세한 설명이 나올 때까지도 이들이 주인공이라 확신을 했는데 어느 순간 다음다음, 다섯 수는 앞서 체스판을 그리며 훈수 두는 존재가 등장하며 그가 세계 체스챔피언을 이길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긴 독백과 같은 말을 할 때서야 그가 바로 주인공이며,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자신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겪은 감옥에서의 경험, 작가 자신이 읽을 수 있는 책도, 글을 쓸 수 있는 종이와 펜도 금지 되었을 때 느껴야 했던 무기력함이, 그 시간들을 견디게 한 존재가 바로 상상속의 체스 게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츠바이크의 마지막 소설 ‘체스 이야기‘보다 오래전에 완성 된 ‘낯선 여인의 편지‘는 어느날 자신에게 온 낯선 여인의 편지를 받는 소설가의 이야기 입니다. ‘제 아이가 어제 죽었습니다‘라는 반복 되는 문장과 왜 자신이 스무 장이 넘는 편지를 소설가 R에게 써야만 했는지 장문의 시처럼 여인은 고백하고 안타까워 합니다. 첫사랑이며 이웃이었던 소녀의 고백이자 잊혀진 낯선 여인이 세상을 떠난 아이의 죽음을 알리는 장송곡과 같은 긴 편지가 결코 우연히 소설가에게 보내진 것이 아님을 문장을 읽을 때마다 실타래를 풀어 놓듯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어둡고 힘든 작품이지만 찬란했던 과거의 빛남을 함축하고 있는 두 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났습니다. 낯선 만큼 새롭고 생소한 만큼 기대되는 소설을 읽고 또 다른 세상으로의 길을 발견한 듯한 충만함을 얻었습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체스 이야기 ㆍ낯선 여인의 편지]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한번쯤은 읽어보시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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