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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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는 읽어보겠다고 결심만 했지만 [노인과 바다]는 결심하고 드디어 읽어냈습니다. 왜 번역 된 본문이 133쪽 뿐인 소설을 겁을 먹고 시작을 못했는지... 한 시간 반만에 읽고 헤밍웨이의 연보까지 살펴볼 여유를 누릴 수 있었음에도 미루고 있었던 과거의 나에게 화가 날 지경입니다.

[노인과 바다]는 노인이 나오고 바다에서 거대한 물고기(청새치)를 잡고 소년이 나오고 다행히 다시 노인은 자신의 오두막으로 돌아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도 이 소설은 헤밍웨이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주었고 노벨상의 영광도 그에게 선사했습니다.

˝우리, 끝번호가 팔십오인 복권을 한 장 사야 하지 않겠니? 내일이면 팔십오 일째니까 말이다.˝
˝그것도 괜찮겠죠.˝ 소년은 말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최고 기록인 팔십칠 일은 어떻게 하고요?˝
˝그건 두 번 다시 안 깨질 기록이야. 팔십오번 복권을 구할 수 있을까?˝
˝주문하면 되겠죠.˝ - 노인과 바다 (18쪽)

최장 팔십칠 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한 기록의 사나이, 노인은 이번에도 벌써 팔십사 일째 물고기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팔십오 일째, 그래서 더 먼 바다로 나가기 위해 새벽녘 맨발의 노인과 소년은 어둠 속의 항구로 걸어갑니다.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사자 꿈을 꾸는 노인은 소년이 준 미끼고기를 잘 챙겨서 바다 위로 배를 띄우고 떠오르는 태양과 팽팽하게 드리운 낚싯줄을 바라보며 다만 더이상 운이 없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아? 오늘이라도 운이 트일지?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인걸. 운이 있다면야 물론 더 좋겠지.(33쪽)라며 생각을 합니다. 날치들이 긴 공기 중 유영을 하고, 만새기 떼가 이리저리 사냥을 다니고 해파리가 떠다니고 날아가다 지친 휘파람새가 배에 잠시 머물고 밤과 낮이 지나는 사이 거대한 청새치가 노인의 낚싯줄에 걸려 서로가 지칠 때를 기다립니다. 동쪽으로 북쪽으로. 왼손에는 쥐가 나고 오른손도 다치고 거대한 물고기도 지친 그때 죽음의 냄새를 맡은 상어들은 노인의 배에 포획 된 청새치를 야금야금 뜯어내 먹습니다. 노인은 소년이 곁에 있었다면 다친 손을 치료해 주고 달려드는 상어들과의 싸움에서 좀더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독백을 합니다. 마지막 남은 고기조각까지 먹어버린 상어들을 뒤로 하고 노인은 지치고 다친 육체를 이끌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돛단배로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 산티아고 할아버지는 그렇게 사투를 벌인 끝에 고기는 모두 떨어져 나갔으나 머리부터 꼬리까지 5.5미터에 이르는 뼈를 배에 묶고 살아 돌아왔습니다. 소년의 도움을 아쉬워는 해도 결코 포기 하지 않는 모습, 거대한 바다의 암흑속에 있음에도 길을 잃지 않는 지혜로움, 양손을 모두 다치고 노 마저 부서지는 상어와의 싸움에도 좌절하지 않는 그 정신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헤밍웨이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소설 [노인과 바다]는 자연으로부터의 위험과 공포에도 꿋꿋이 승리하는 노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는 위로를 건내주고 있습니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세계적인 바이러스와의 치열한 전투였으나 서서히 우리는 이제 한번 겪어본 사람들이 되어 갑니다. 살아남는 것이 승리인 오늘 입니다. [노인과 바다]를 지금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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