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탐인 - 조선스파이
정명섭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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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체탐인‘은 조선 초기 강을 건너서 여진족의 동태를 살피는 일을 했던 사람들(49쪽)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제목을 보고 ‘염탐꾼‘이라는 말이 생각나 조선시대의 염탐꾼, 조선 스파이에 관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고, 최근에 읽은 정명섭 작가님의 [조선 변호사 왕실소송사건]과 [별세계 사건부] 덕분에 더더욱 낯선 직업 명칭이나 조선시대의 호칭 등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아 흥미롭게 [체탐인]의 책세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왕자의 난을 거쳐 임금이 된 이방원이 세자 양녕대군보다 세째 왕자인 충녕대군을 더 총애하며 알게모르게 소문이 퍼질 즈음하여 성균관 유생들이 [삼국지], [서유기]와 같은 명나라의 패관소설들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부유한 집안의 조유경, 30대 중반의 황덕중, 김온과 권주혁, 손중극, 이신호 등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정자 망원정에서 제갈량의 출중한 전술로 조조의 진영을 화공으로 초토화 시킨 적벽대전 이야기를 나누며 어느때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이날 조유경이 한 말 한마디 때문에 그의 아버지를 비롯한 온집안이 역모의 누명을 쓰고 풍지박살이 납니다. 그야말로 ‘구자관야 - 입은 관문과 같으니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된다‘라 했거늘 유복하게 자라 큰 어려움 없이 성균관 유생이 되어 풍족한 삶을 살던 조유경이 농담처럼 다음 임금에 대해 건낸 그 한마디로 인해 시작된 이야기는 10년, 15년 세월을 복수의 일념으로 여진족과 싸우는 동시에 여진족을 살리며 우연한 기회에 얻은 재산으로 그가 살아돌아와 사건의 관련 된 이들을 엮으며 빠르고 치밀하게 복수극이 펼쳐집니다.

임금의 뜻에 따라 충신이었다가 어느날 역신이 되는 조선초기의 혼란한 세상과 여진족이 자신들의 터전을 빼앗기고 노략질로 생명을 유지해야 했던 배경, 명나라를 섬기는 조선 사대부들과 어쩌면 그래서 더 치열했던 조선 건국 초기의 생활상을 역사적 사실과 혼합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끈 작가님의 글솜씨에 이번에도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긍국적으로 복수로 인해 주인공 조유경이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결론은 없습니다. 그를 배신한 이들 역시 부와 명예를 다 가진 듯 하였으나 그들이 배신한 방법으로 똑같이 배신 당하고 억울해 하는 장면을 읽으며 그들도 결국 얻은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협소설 못지 않은 대활극이 펼쳐지고 지략과 암투와 속고 속이는 배신의 이야기, 그리고 복수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역시! 정명섭 작가님 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 입니다. [체탐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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