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 (스페셜 에디션)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몇 년전에 여행을 했던 스페인과 또 몇 년전에 유명했던 ‘스페인 하숙‘이라는 TV프로그램 이외에 프랑스의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대성당에 이르는 칠백 킬로미터의 여정은 가보지 못한 길이었으며, 감히 도전해 볼 생각도 못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를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한 이후로 인과율처럼 누군가는 스페인을 이야기 하고, 누군가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정의 순간순간들을 노래하며, 상관도 없는 사람의 손에 들려져 있는 스페인 수도원과 순례자들의 모습이 뚜렷이 보이는 책이 점점 다가오는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순례자]를 지금 읽지 않았다면 앞으로 몇년을 또 기다려야 했을 것입니다.

1986년 1월 2일 밤, 나의 람의 마스터로 승격되는 서품식을 시작으로 ‘이 순간부터 나는 마법사였다‘고 자부하려 했으나 내게 주어졌어야 하는 새 검은 아내에게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내가 전해 준 ˝프랑스의 생장피에드포르로 가서 사뱅 부인을 찾아요. 그녀가, 당신을 산티아고 순례길로 안내해줄 누군가와 만나게 해줄 거예요.˝에 의지해 일곱 달의 준비 후 8월의 열기를 머금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순례자가 되어 가리비껍데기를 상징으로 하는 길 위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안내자는 ‘페트루스‘, 지혜로 향하는 진정한 길에서 ‘씨앗 훈련‘과 ‘속도 훈련‘, ‘회귀의 법칙‘에 의한 선한 싸움의 ‘잔인한 바늘‘에 나를 수호하는 천사와 타락한 천사라 불리는 악마의 사자(使者)의 이름을 깨닫게 도와 주는 그는 조력자이며 스승입니다. 사랑을 위한 직관을 깨우는 ‘물의 훈련‘을 통해 에로스와 필로스의 사랑을 뛰어 넘어 아가페의 형태가 되었을 때 죽음의 순간마저도 살아서 겪으며 결국 안내자의 도움으로 순례길을 통과하였으나 진정한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나, 파울로 역시 다음 순례자의 안내자가 되어 ˝누군가를 가르칠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다는 것˝(p.280)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길을 나설 때의 남겨진 것들에 대한 미련과 새 검을 받아 다른 길로 가버린 아내, 모든 것을 도와 줄 것 같이 친절한 순간의 안내자와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안내자의 이중적인 모습의 페트루스, 두려움이 만들어 낸 검은 개와 순례길에서 도움을 받은 양치기 소녀와 상상이라고 생각 했던 것들의 모든 결과에 실제로 상처 입은 주인공을 바라보는 독자가 함께 칠백 킬로미터의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가 되어 마스터가 되는 과정을 함께 통과 하는 신비한 길이 담겨져 있는 책 [순례자]를 만났습니다. 아마도 이책은 템플기사단의 맹세가 역사속에 새겨진 땅을 간직한 산티아고 순례길로 저를 이끌기 위한 누군가의 안배와 같이 느껴집니다. 누구나 걸을 수 있고, 누구나 순례자가 되어 그 길위에 설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길에서 거듭나는 인생의 비밀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마지막 장을 덮습니다.

다음엔 산티아고 순례길을 온전히 걷고 이책을 다시 읽고 싶습니다.
˝부에나스 노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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