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7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송기정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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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움‘이라고 느끼며 첫장을 겨우 읽어냅니다.
‘시도니 콜레트, 출생명 랑두아‘라고 서명 된 어머니의 편지로 시작 되는 소설은, 그 이듬해 칠십칠 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시점을 지나고도 여전히 어머니는 작가의 삶에, 작품속에 존재합니다.

주인공의 삶을 사는 저자와의 만남은 글을 읽는 독자도 소설속 인물들의 질문에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대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품속 인물들이 다른 선택을 할 것만 같은 몰입 속에 표현 된 햇살과 동물들과 작은 곤충들에 이어 바람의 까칠함까지도 느낄 수 있습니다.

두번의 이혼과 세번의 결혼을 한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작가 자신과 책속의 콜레트 부인은 동일인물인 동시에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실존하는 그 시대의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들이 그대로 들어 있음에도 열다섯 살 연하의 발레르 비알의 특별한 감정을 알지만 설레이는 사랑을 잠시 보류한 세상과 진짜 삶에서 열여섯 살 연하인 모리스 구드케와의 세번째 결혼은 여명이 밝아오는 그 시간과 같습니다. 밤도 아침도 아닌 중첩 된 시간처럼.

책속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어머니의 편지들, 유년시절 추억들, 두명의 전남편들...들들...삶이 나이듬을 이유로 결코 설레임이 사그러들지 않고, 외로움의 단어 ‘솔리테르 solitare‘가 간직한 예쁜 첫글자에 대해 오히려 강렬한 광채의 세례를 받습니다.

여자의 욕망에 대한 콜레트 부인의 직구와 만나 시원하게 커밍아웃을 하고 다시 못 올 여름의 추억 너머에 아쉬워 하며 저도 이렇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기껏해야 지푸라기가 탈 뿐인걸......˝ (p.104)

삶 자체가 문학이 되어버린 여인이라는 그 표현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소설 [여명], 오래 기억 되고 작가의 또다른 작품들로의 마중물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신감, 여전한 사랑, 떠나보냈지만 결코 이별은 아닌 그리움이 자연과 함께 그려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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