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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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추석 연휴가 끝났다. 명절 때마다 가족 친지들이 모여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윷놀이도 하고 왁자지껄 담소도 나누는 등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지만 어느 정도 대화의 화제거리가 바닥나게 되면 보통 한자리에 둘러 앉아 TV시청을 하곤 한다. 요즘들어서는 보기가 어려워진 예전의 명절 단골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M방송사의 'TV 마당놀이' 였다. 우리나라 마당놀이의 전설적 배우들인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 씨등이 단골로 출연하여 관객들과 소통하며 펼치는 해학과 익살, 풍자가 곁들여진 신명나는 한마당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놀부전, 심청전, 별주부전, 이춘풍전 등 우리네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마당놀이를 통해 당대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 정치의 그늘을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로 마음껏 조롱하고, 비웃으며 서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스럽게 긁어주었던 풍자극의 전형이 되었던 명절 단골 프로그램이었던 TV 마당놀이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권의 책을 손에 쥐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 서평으로 소개하는 17~8세기 영국의 정치와 종교, 사회상을 비꼰 풍자문학의 고전,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이다. 걸리버 여행기하면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아동판 문고로 접했던 소인국과 거인국의 걸리버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동판 걸리버 여행기는 난파된 배에서 탈출한 주인공 걸리버가 소인국과 거인국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만나게되는 재미있는 해프닝들을 아이들의 정서와 눈높이에 맞춘 그야말로 아동 도서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이번에 만나게 된 걸리버 여행기는 그동안 독자들이 모르고 있었던 걸리버 여행기의 후반부 이야기까지 완벽하게 수록된 완역판으로서 어른들을 위한 버전이라 볼 수 있다.

본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흔히들 알고 있는 1부와 2부에서는 소인국과 거인국에 도착한 걸리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3부와 4부의 내용은 매우 생소한 걸리버 여행기의 나머지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데 3부를 통해서는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 방문, 4부에서는 말(馬)의 나라인 후이늠국에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별히 3부의 라퓨타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묘하게 오버랩되는 하나의 애니메이션이 떠오른다. 그것은 바로 <미래소년 코난>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있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인 <천공의 성 라퓨타>이다. 제목부터가 거의 99% 일치하는 이 애니메이션의 모티브가 된 것이 바로 걸리버 여행기 3부에 등장하는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고전이 현대에까지 미치는 그 문학적 영향력은 우리의 이해를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당시 영국의 정치, 종교, 사회적 시대상을 풍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감없는 신랄한 비판과 해학과 익살이 코드화 된 이야기의 주제들은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끔 만드는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만나게 되는 인사이트 중의 몇가지를 소개해본다.

소인국의 정치 행정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공직에 사람을 뽑을 때의 후보 기준의 가장 중요한 점은 후보의 능력보다는 도덕성을 더 중시한다는 점이다. 신(神)은 공직 수행에 있어서 천재적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공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지 않으셨고, 평범한 지적 능력만 있어도 누구나가 수행할 수 있는 일이기에 능력보다는 오히려 그 사람의 도덕성의 고결함을 더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도덕성이 결여된 자는 뛰어난 능력이 있어도 도덕성의 결핍을 보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능력은 학습과 훈련으로 개발되어질 수 있지만 도덕성은 학습과 훈련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능력이 좀 떨어지는 자가 무지에 의해 실수해도 그것은 공공의 이익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정도는 아니지만 도덕성이 결여된 자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실수를 저지르면 그것만큼 공동체에 위험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즉 다시말해서 좀 멍청해도 도덕성이 깨끗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인간의 실수는 공동체에 치명적인 손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머리는 똑똑하나 도덕성이 결여된 괴물같은 인간이 그 비범한 머리로 저지르는 잘못은 공동체의 운명까지 뒤흔들어 놓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시대와 인간 내면을 정확하게 꿰뚫어보는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 혜안이 놀랍기만 하다. 마치 요즘 대한민국을 크게 뒤흔들어 놓은 고위급 공무원 인사를 앞두고 벌어진 혼란스러운 정국의 한 단면을 따끔하게 꼬집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함을 느낀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거인국에 표류한 걸리버가 거인국의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신의 벌레같은 모습에 대해 서술한 내용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단상이다. 소인국 릴리펏의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은 어마무시한 거인이었다. 그러나 거인국 브롭딩낵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은 릴리펏과 같은 소인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간파하며 걸리버는 철학자들의 입을 빌려 관점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그 자체로 크거나 작은 것은 없으며 비교에 의해서 그런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즉 세상의 모든 것은 비교의 대상을 바라봄으로서 자신의 크고 작음을 가늠할 수 밖에 없기에 절대적인 크고 작음의 차이는 없다. 그렇기에 인간사의 그 수 많은 불행과 비참한 현실의 원인은 바로 다른 것과의 비교, 남과의 비교로 인한 절망감과 상실감에 기인한 빈약한 인간의 관점이다. 절대 가난의 환경 속에 살아가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전 세계 행복지수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완전 복지의 기치를 내건 북유럽 다수의 국가들이 가진 높은 자살율의 상관 관계는 아마도 일정 부분 비교라는 관점의 부작용은 아닐런지...더불어 먼 나라를 살펴볼 필요도 없이 한국의 상황 속에서 남과의 비교로 인한 사회적 질병의 확산은 걸리버 여행기 거인국의 이야기를 통해 발견하게 되는 귀한 깨달음이다.

또한 거인국에서 소인이 된 걸리버가 자신을 낚아 챈 원숭이에 대해 자신의 용기를 과시하는 이야기를 했을 때 거인국 사람들이 보인 한결같은 반응은 그저 한낱 벌레같은 미물이 내세우는 만용에 코웃음을 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걸리버는 덩치가 너무 커서 아예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덩치가 작은 사람이 자신의 명예를 내세우고 용기를 자랑하려는 것은 비웃음을 살만한 헛된 일이라는 사실을 말한다. 우리네 삶에서도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무엇인가 나의 능력과 재능을 과시하기 위해서 우쭐대며 없는 말도 만들어내는 열정을 보이지만 나와는 근본부터 비교할 수 없는 비범한 사람들에게 있어 나의 모습은 한낱 무식자가 "나의 지식과 재능 좀 알아봐주세요!" 하고 쇼를 하는 정도의 낯뜨겁고 초라한 퍼포먼스라는 것이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자신의 분수와 주제를 모르는 허장성세 인간 사회의 단면을 꼬집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4부에서는 말 종족인 후이늠국에서의 이야기를 통해 탁월한 지성과 이성을 지닌 후이늠(말)과 야만스러운 괴물과 같은 존재들인 야후(인간)족을 바라보며 느낀 걸리버의 단상이 전해진다. 비국교도에 대해 관대했던 영국의 진보적 정당인 휘그당과 영국 국교회를 지지했던 보수파 정당인 토리당의 대립, 카톨릭과 개신교, 국교도인 성공회와 비국교도인 개혁파 청교도간의 종교적 갈등 등 당시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더불어 여성에 대한 차별 등이 적절히 믹스되어 영국의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는 갈등과 대립이라는 키워드로 대변된다. 마치 인간의 이성과 지성, 종교적 관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은 암울한 인간 사회는 저자 스위프트가 볼 때 미개하고 원시적인 사회 그 자체였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들을 미개한 야후족으로 묘사한 반면 고결하고 흠없는 지적 대상물로서 말(馬)을 선택하고, 지성적 이성적 존재로서의 가치를 투영시킨다. 마치 조지 오웰의 풍자 소설 <동물농장>에서 뛰어난 지성적 존재인 돼지와 탐욕스러운 인간과의 대립을 보는 것만 같다.

교화되지 않는 미개한 짐승, 인간 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풍자를 통해 부패한 인간 사회의 폐부를 적나라하게 들춰낸 이 근대 풍자문학의 대가가 가지는 시대적 혜안은 가히 신비스럽기만 하다.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 사회의 타락과 부정, 오염된 인간 정신에 관한 시대적 아픔은 이후 수 많은 작가들에게 훌륭한 글 쓰기 소재거리가 되어졌지만 스위프트만큼 놀랄만한 통찰을 선보인 작가도 드물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아동판 걸리버 여행기가 아닌 완역판 걸리버 여행기를 집어들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방편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최고라고 여길 수 밖에 없는 삶의 정황 속에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또 하나의 소인국, 거인국, 천공의 섬 라퓨타에 갇혀 살아가는 존재들일 수 밖에 없다. 눈을 들어 내 주변을 돌아보고 관점과 사고를 확장시키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아마 드물 것이다. 본서는 근대를 살다 갔지만 세대를 뛰어넘는 탁월한 지성의 촌철살인과 같은 풍자의 한 토막을 통해 인간 세상을 바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유익함과 함께 서평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해학과 익살로 가득한 TV 마당놀이 한편을 보는 것과 같은 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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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다솔맘 홈트 - 진짜 나를 찾는 시간
최보영 지음 / FIKA(피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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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을도 다가오고 해서 인터넷을 통해 드레스 셔츠 한장을 구입했다. 당연히 항상 입던 사이즈로 구입을 했고, 옷이 도착한 후 설레이는 마음으로 언박싱하여 옷을 착장한 이후 상황은 참담했다. 셔츠 자체가 분명 슬림핏임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뱃살로 인해 셔츠는 스키니핏의 느낌으로 온몸을 휘감았다. 평소 운동을 멀리하고, 라면과 탄산음료 등의 몸에 안좋은 음식에 대한 기호가 어느새 나의 몸을 이렇게 망쳐놓았구나 싶은 아차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우리집 1호가 그만 좀 먹으라고 성화를 해댈때마다 어린 녀석이 잔소리한다고 애써 무시했던 순간들도 떠오른다. 위기감을 가지고 얼마 전부터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을 시작했다. 웨이트 무산소 운동 후 트레이드밀 위에서 빠른 걷기 유산소 운동 등으로 뱃살 빼기 작전에 돌입하였는데 이즈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오늘 서평으로 소개하는 <데일리 다솔맘, 홈트>이다.

저자는 현재 요가와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로서 전혀 아이가 있는 주부 답지 않은 탄력있는 몸매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저자가 교통사고로 목, 허리 디스크로 장기간 입원했었고, 임신과 출산 등으로 산후풍과 우울증을 앓았던 전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과체중과 근육량 부족, 거기에 우울증까지 건강과 정서상의 악재가 겹쳤지만 저자는 자신만을 바라보며 달려오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엄마가 건강해야지 사랑스러운 아이를 건강하게 지켜줄 수 있다는 자각하에 굳은 결심을 하며 스스로의 몸을 돌보는 운동을 시작했고, 사진에서 보듯 건강하고 탄력있는 균형잡힌 몸매를 완성할 수 있었다.

본서는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운동과 식단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다이어트를 위해서 다이어터들이 알고 있어야 할 식단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체중감량을 목표로 한 음식섭취 방법과 근육량 증가를 위한 음식섭취 방법이 따로 나뉘어져 설명되어져 있기에 자신의 다이어트 목표에 따라서 다른 처방을 선택할 수 있는 점은 본서의 장점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홈트레이닝을 위한 본 운동법을 이야기한다. 홈트이지만 운동의 종류는 전부 장소와 상관없이 집이든 피트니스 센터이든 어디서나 시행 가능한 운동 동작들이다. 저자의 운동 방법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기에 독자는 책을 보며 손쉽게 따라해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특별히 운동에도 순서가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던 점은 책을 통해 얻게 된 중요한 tip이다. 본 운동 전 스트레칭을 통해 신체를 웜업 시켜줌으로서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강직되어 있는 관절과 근육의 부상을 예방하는 것의 중요성과 본 운동을 마친 후 역시 긴장되어 있는 신체의 쿨다운을 통해 호흡, 맥박을 안정화 시켜주고, 군살을 잡아주며 라인을 정리해주는 정리운동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을 보며 몇가지 동작을 따라해본다. 스쿼트, 플랭크, 프런트 런지, 사이드 밴드, 크런치, 레그 레이즈 등의 주요 운동은 익히 알고 있는 운동이었지만 본서를 통해 다시 한번 사진을 통해 올바른 동작과 주의사항들을 체크해 볼 수 있기에 매우 유용하다. 그냥 대충 동작을 따라한다고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동작을 시행할 때 정확한 호흡과 동작을 만들어낼 때의 바른 자세가 이루어져야지만 그 운동이 목적하는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서는 이처럼 운동 초급자들에게 있어 피트니스 센터에서 마치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개인 코칭을 받는 것과 같이 아주 자세하지만 쉽게 각 운동의 동작과 방법들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소도구들을 이용해서 운동하는 방법, 중고급 수준의 다이어터들이 도전해볼 만한 고강도 트레이닝 방법까지 수록함으로서 운동의 극대화를 노리는 독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운동 tip을 제공한다. 더불어 부록과 같이 커플이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몇가지의 커플운동법을 소개함으로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홈트나 피트니스 센터에서의 운동 시간을 더 즐겁고 활기찬 시간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운동 초급자들이 궁금해하는 공통적인 질문에 대한 저자의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을 수록한 Q&A 페이지까지 참으로 알차게 기획되고 집필된 웰메이드 홈트레이닝 책으로서 손색이 없다.

요즘들어 어디서나 다이어트 열풍이고, 여성들은 날씬하고 탄력있는 몸매를 통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뽑내고 싶어하며 남성들은 소위 말하는 초코렛 복근을 과시하며 근육질 남성의 멋스러움을 한껏 드러내고 싶어한다. 그렇기에 오늘도 피트니스 센터와 필라테스 스튜디오, 요가와 수영 등의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들 큰 마음을 먹고 시작하지만 위에서 말한 날씬한 몸매와 근육질 몸매를 소유하게 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몸을 망치는 맛있는 인스턴트 음식들의 유혹을 과감하게 이겨내고, 건강한 음식들을 섭취하는 효율적인 식이습관과 더불어 야식등을 일절 삼가고 왠만한 거리는 걸어다니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의 생활습관의 개선, 그리고 하루에 30분~1시간이라도 멈추지 않고, 운동을 계획하고 시행할 수 있는 인내와 강인한 의지가 복합적으로 동반될 때에만이 우리는 누구나가 동경하는 우월한 몸매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현재 나는 초코렛 복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게 초코렛 복근이기는 하지만 가나 초코렛 복근이 아닌 아몬드 초코렛 복근인 것이 문제다. 서평의 서두에서 옷이 맞지 않는다는 심각성을 자각하고 운동을 시작했고, 본서를 만났지만 사실 나는 날씬하고 근육질 있는 몸매를 원해서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한적은 별로 없다. 내 운동의 목표는 오로지 건강이다.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나쁜 식습관이 내 건강을 망친다는 위험성 인식은 나로 하여금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라는 화두를 던져주었다. 가정이 있고, 가정을 지켜야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건강해야지만 한다는 매우 중요한 생각은 오늘도 피곤한 몸을 도닥이며 나로 하여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만든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본서를 펼쳐들고 다솔맘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동작 하나 하나를 집중하며 따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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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 바이킹의 신들 현대지성 클래식 5
케빈 크로슬리-홀런드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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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특히 여름이면 TV를 통해 항상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 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구미호, 처녀귀신, 덕대골 등등 이불을 뒤집어쓰고 벌벌 떨면서도 그 끊을 수 없는 호기심에 실눈을 뜨고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보통 우리나라에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각 지방의 전설과 민담을 드라마로 각색하여 만든 연속 사극물이었는데 그 인기가 상당히 높아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오랜시간 입에서 입으로 또는 문헌으로 전해져 내려온 전설과 민담이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설과 민담이 가지는 그 신화적 요소 때문이다. 꼬리가 아홉개 달린 여우 귀신, 밤마다 나타나서 새롭게 부임한 고을 원님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한(恨)을 품고 죽은 처녀 귀신, 내 다리 내놓으라고 외치며 쫓아오는 산 송장까지 현실과는 동떨어지지만 그래서 더 흥미로운 신화적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전설과 민담, 신화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어느 민족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이러한 신화를 바탕으로 근 십여년 사이에 전 세계의 영화팬들을 열광시킨 한편의 시리즈물 영화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누구나 알고 있는 어벤져스 시리즈이다. 미국의 마블 코믹스에서 탄생시킨 애니메이션이 영화로 제작되어 매년 시리즈물로 개봉되면서 전 세계 영화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 영화 시리즈는 캡틴 아메리카, 헐크, 아이언맨, 블랙위도우, 스파이더맨, 호크아이,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팬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셀 수 없이 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하여 세계를 위협하는 절대악과 싸워서 평화를 지킨다는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그리는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블 세계관이라 불리는 독특한 특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인공 히어로들이 활동하는 주 무대와 배경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의 시간과 공간적 배경 속에 중첩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처음부터 정주행해서 관람하지 않은 관객은 도대체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즉 하나의 시공간적 배경 속에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 다발적으로 지구와 우주, 신들의 천상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히어로들이 등장하여 씨줄과 날줄 형식으로 한편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간다.

이러한 마블 세계관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신들의 천상계 속에서 등장하는 히어로 중 한명인 토르와 오딘, 로키와 같은 신들의 원형적인 이야기는 다름아닌 북유럽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책 <북유럽 신화>이다. 마블 어벤져스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의 대다수는 아마 영화 '토르'의 배경이 북유럽 신화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북유럽의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와 같은 소위 말하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주변, 넓게는 발트해 연안 국가들은 너무나 유명한 바이킹족의 후손들이다. 이 바이킹족을 통해 오랜 세월 그들의 정신과 사상의 기원이며 원류가 된 신화적 스토리는 또 다른 유럽의 신화인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필적할 만한 탄탄한 설화적 구성을 갖는다. 그 안에서 북유럽 바이킹의 후예는 조상들의 얼과 용맹스런 기개를 배웠고, 삶의 지혜와 교훈을 전수받는다. 책을 펼쳐들고 독자는 우선 서론부에서 북유럽의 시공간적 배경, 그들의 우주관, 신들에 관한 이야기같은 사전 지식을 통해 북유럽 신화가 말하는 전체적이고 개괄적인 주제를 파악할 수 있다.

북유럽 신화는 그들의 신화적 배경을 4개의 수평면적인 공간으로 나눈다. 신들이 거주하는 아스가르드, 인간들의 세상인 미드가르드, 거인들의 세상인 요툰하임 그리고 죽은자의 세상인 니플하임이 그곳이다. 이 안에서 신들과 거인들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등의 마치 인간사 속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일상을 동일하게 선보인다. 천지창조와 최초의 신과 인간, 거인들이 만들어진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면 한가지 어렴풋이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유럽의 지배적 종교로서 기독교적 세계관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이 책의 내용 속에서 알게 모르게 희미한 광채로서 비춰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억측이며 끼워맞추기식 해석일 수 있기에 자세히는 설명할 수 없지만 천국에 비견될 신들의 세상 아스가르드, 온 세상을 지탱하는 나무 이그드라실, 최초의 남녀 인간, 신 중의 최고 신 오딘과 그의 아들 토르, 사탄과 같은 존재인 비열한 신 루키, 지옥에 비견될만한 죽은 자의 세상 니플하임과 부활을 기다리는 죽은 전사들인 에인헤르자르 그리고 최후의 전쟁 아마겟돈과 비견되는 라그나로크까지 기독교적 세계관과 너무나 비슷하게 싱크되는 부분이 많아서 읽는 내내 더욱 더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러나 독자는 단지 본서가 가지는 그 신화적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적 요소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전해내려오는 무형의 공통적인 가치와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전설과 민담, 신화가 말하는 선과 악의 대립이며 선은 필연적으로 악과 싸워 이긴다는 권선징악적 요소이며 교훈이다. 또한 다양한 신들은 어떤 때에는 믿고 협력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배신과 반목을 거듭하며 뺏고 빼앗기며 속고 속이는 인간사에서 발견하게 되는 그 추잡스럽고 탐욕스러운 애증의 행위들을 가감없이 시전한다. 더불어 배우자가 있음에도 다른 신들 또는 거인들과 통정을 통해 사생아를 낳음으로서 얼키고 설켜버린 가족관계는 신화가 가지는 그 도덕적 한계없음의 끝을 보여줌으로서 실제 인간 세상 속에서 벌어지는 그 복잡 미묘한 관계와 사회적 규범의 무력함을 풍자하기도 한다.

신화와 전설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억울한 피해자들이 들끓었던 시대에는 원한에 사무친 원귀들이 구천을 떠돌며 자신을 해한 권력자들에게 원수를 갚는다거나 아니면 지극한 효심으로 늙은 부모를 공양한 효부들이 많던 시대에는 효심 가득한 이들에게 하늘이 감동하여 천혜의 선물을 내려준다는 전설과 민담이 전해내려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강력한 신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그보다 못한 인간들을 비롯해서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거인족들과 끊임없이 대립하고 싸워나간다는 설화적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녹아져 정형화 된 북유럽 신화 또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와 같은 바이킹족이 중남부 유럽을 점령하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민족적 정기와 정체성, 약탈 민족의 기개와 용기 등을 신화 속에서 찾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벤져스, 그중에서도 토르 시리즈를 통해 접한 마블 세계관의 원형이 되는 본서를 읽으며 이 후 등장하게 될 마블 시리즈의 개봉작들이 더욱 더 궁금해진다. 그리고 영화를 보며 항상 느꼈던 점 한가지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전체적인 세계관을 구상하고 얼개를 구성한 마블의 기획력에 다시금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시공간이 다양하게 중첩된 세계관의 설정 자체는 천재적이며 얼핏보면 결코 연관성 없어 보이는 다양한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시리즈물을 하나의 완벽한 플롯으로 끌고가는 마블의 뒷심 가득한 저력, 거기에 덧붙여서 전 세계 영화팬들의 팬심을 사로잡는 그들의 판타스틱한 마케팅력까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디즈니 사단만이 가지는 브랜드 파워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모르긴 몰라도 마블의 세계관을 구성한 기획자는 분명 역사와 인문학 분야의 해박한 전문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토르 3 : 라그나로크>에 이어 토르 4편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다. 마치 학생이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서 예습을 하듯이 마블의 팬이라면 토르 4편을 기다리며 먼저 본서 <북유럽 신화>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더 흥미롭게 마블 시리즈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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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교회사다 : 진리의 보고 - 초대교회사 편 이것이 교회사다 시리즈
라은성 지음 / 페텔(PTL)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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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함 없이 역사 과목인 국사와 세계사를 꼽는다. 역사 과목을 너무나 좋아해서 어린시절 한때 장래희망이 대학의 사학과에 들어가서 역사학자가 되는 야무진 꿈도 꾸었다. 또한 중학교 때는 방학 과제물로 고조선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주요한 역사적 사료들을 잡지와 신문 등에서 찾아내어 스프링노트 한권에 스크랩하고 빈칸에 그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을 코멘트로 기술하여 과제로 제출하는 등의 역사 과목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보면 기겁할만한 그런 일들을 즐겨 시전하곤 했다. 왜냐하면 역사를 공부하고 만날때마다 그 안에서 우리보다 먼저 살다간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고, 그들의 생각과 삶의 모습 속에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우리 이후 살다갈 후손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기에 역사는 내게 항상 설레임과 떨림의 대상이었다. 역사 속에서 나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길을 찾는다. 지금도 유적지등을 방문하면 남들은 무심히 지나치는 사적지 안내판의 깨알같은 글씨를 눈이 빠져라 정독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고 함께 간 일행은 멈춰 선 나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러한 역사 마니아 요즘 아이들의 시쳇말로 역사충이라 불릴법한 나의 이러한 모습은 자연스럽게 개신교 신자로서 만나게 되는 교회사에 대한 관심으로 고스란히 옮겨간다. 오랜시간 교회를 다니고 신앙생활을 하지만 아마 한국 교회 대다수의 신자들은 교회사에 대한 관심이 전무할 것이다. 역사라는 학문 자체가 가져다주는 그 주제의 건조함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지금 대다수의 교회는 교회사와 뗄 수 없는 관계인 교리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절 성도들에게 교회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교회사와 교리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바른 경건생활과 신앙교육이 요원하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교회들은 성도들의 입맛에 맞춰 갖가지 흥미로운 프로그램과 세미나 등에만 집중한다.

언급했듯이 교회사라고 하면 무엇인가 고리타분한 느낌이 들고, 신학 공부를 하는 신학생들이나 목회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서는 목회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교회 역사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려주기에 충분한 힘을 지녔다. 특별히 이 책은 총신대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라은성 교수의 '이것이 교회사다' 시리즈 중 AD 1~5C까지 초대교회의 역사 가운데서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파헤친 내용으로 가득한데 '진리의 보고' 라는 책의 부제와 같이 그야말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귀중한 역사적 사실과 진리가 가득 담긴 보물상자와 같다.

저자는 초대교회의 역사는 4가지의 큰 기둥으로 이루어져있고, 이 큰 틀을 살펴보는 것이 예수님 이후 초대교회의 역사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임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로마제국, 핍박, 교부들, 이단에 관한 것이다. 초대교회의 역사는 로마제국이라는 당대 최강의 강대국과 얽혀 있으며 그 안에서 수 많은 순교자들이 온 몸으로 받아낸 핍박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이러한 핍박 속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켜내며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훼손시키는 각종 이단들에 대해서 변증하고 싸워갔던 믿음의 선배들 즉 교부들의 삶과 신앙, 그들의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를 포함한다. 또한 영지주의를 비롯한 각종 이단들의 발생, 그들의 주장과 정통신앙과의 차이와 바른 진리에 대한 견해는 초대교회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내용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너무나 귀한 보석같은 진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빼곡한 본서를 펼쳐들고 가슴떨리는 행복감을 느꼈다. 본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승천 이후 복음전파를 위해 남겨진 12명의 사도들이 하나 둘씩 순교한 직후인 1세기어간 이제 막 초대교회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출발한다. 예수님의 직속(?)가르침을 받았던 12사도의 제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 속사도(사도적 교부)들의 시대는 로마시대와 맞물린다. 로마제국 다수의 미치광이 황제들의 잔인하고 잔혹한 기독교 박해를 통해 초대교회는 끔찍한 핍박을 온몸으로 받아내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와 기독교 진리의 정당성을 옹호하기 위한 교부들인 변증가들이 등장한다.

이후 AD 313년 콘스탄티누스 1세에 의해 밀라노 칙령이 공포됨으로서 기독교에 대한 길고 지난한 박해가 종식되어지고, 교회는 신앙의 자유를 얻게 되지만 고난이 사라진 교회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방향성을 잃게 된다. 이러한 와중에 기독교에 대한 여러 이단들이 등장하면서 교회의 진리와 순수성을 오염시키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는 영지주의 이단이 있다. 이러한 이단에 맞서 정통신앙을 고수하는 아타나시오스같은 교부들은 자신의 전 삶을 다해 싸워 마침내 초대교회 이단으로부터 교회의 정통신앙을 지켜낸다. 이후 핍박이 사라진 교회는 정교유착과 세속화로 말미암아 빠르게 타락해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피해 개인의 신앙과 경건을 지켜내기 위해 발생한 것이 바로 본서의 마지막 주제이며 중세교회사의 다리가 되어지는 수도원운동이다.

저자는 성도들이 교회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남 앞에서 자신의 지식을 뽑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회사를 통해 바른 기독교적 역사관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랜 세월 흘러온 교회의 역사와 그 안에서 정립되어져 갔던 성경에 기반한 바른 교리적 지식을 올바른 시각으로 접하고 배우게 될 때에만이 신자의 신앙과 삶은 어떠한 주변의 상황과 고난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흔들림없이 믿음을 굳건히 지키고 서 있을 수 있으며 더불어 지금의 한국 교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수 많은 난제들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 또한 성경과 함께 교회 역사 속에서 찾아갈 수 있다.

로마황제들에 의해 아무 죄도 없이 단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표현하기 힘든 고문과 끔찍한 방법을 통해 죽임을 당하면서도 신앙과 믿음을 고백했던 수 많은 신자들의 삶과 각종 이단들로부터 기독교 진리의 체계를 세우고 파수하기 위해서 자신의 삶을 초개와 같이 던졌던 많은 교부들의 신앙과 삶을 보면서 마음 속 깊은 감동과 함께 숙연해진다. 더불어 믿음의 선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 가운데서 그들이 목숨 걸고 지켜냈던 기독교 진리와 신앙을 누리고 있는 나의 안일한 태도를 점검하고 반성하게 만든다.

기껏해야 고민하는 문제라는 것이 고작 부동산 시세 폭락, 주식이 곤두박질쳐서 반토막 난 것, 자녀가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지원할 수능점수가 나오지 않은 것과 같은 싸구려 고민들은 말할 것도 없다. 가정, 교회, 직장,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서 만나게 되는 얽히고 설킨 수 많은 인간관계와 재정의 문제들과 같은 시련의 바람이 한번 몰아닥치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추풍낙엽과 같이 믿음 안에서 떨어져나가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하게 된다. 평안했을 때는 그토록 열심히 주님을 사랑한다 외쳤던 그 신앙의 고백과 믿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채 말이다. 고난과 고통에 대해서 아파하지 말고 무관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고난과 고통에 대해서 낙심하지 말라는 이야기 또한 아니다. 연약한 인간이기에 고통과 고난 앞에서 아파하고 낙심할 수 있다. 십수년간 신앙생활했지만 여전히 작은 관계의 갈등 속에서 재정의 문제 속에서 자녀의 문제 속에서 배우자와의 문제 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어 허우적 대는 신자들의 그 기반 없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의미이다.

로마제국의 박해 가운데 초대교회 신자들은 자신의 눈 앞에서 한껏 굶주린 맹견들에게 갈가리 찢겨 죽는 어린 자녀들의 처참한 광경을 목도해야만 했다. 또한 원형경기장에서 온갖 수치와 모욕을 당한 후 맹수들에게 뼈마디까지 씹혀 먹히는 극렬한 고통의 순간을 담담히 받아냈다. 이처럼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신앙을 고수했던 초대교회 신앙 선배들의 그 결연한 모습 앞에 위에 언급한 우리의 죽을 것만 같은 고민들이 얼마나 하찮게 여겨지고 초라하기만 한지...

믿음의 시련 앞에서 결코 물러섬이나 후패함이 없는 굳건하고 견고하여 안정감있는 신자의 삶은 우리의 귀에 달콤하고 위로가 되는 부드러운 말씀이나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그램 위주의 훈련이나 세미나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성경에 기초한 올바른 교리적 가르침과 성령님의 은혜, 무엇보다 신자가 바른 기독교 역사관을 견지할 때 신자는 정통신앙 안에서 건강하고 강인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교회사는 우리의 신앙과 삶을 반추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기능과 함께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훌륭한 이정표의 역할까지 톡톡히 감당한다.

숨을 고르고 이제 그 진리의 보고들이 어떻게 묻어둔 진리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본서의 후속편인 중세교회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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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역사 : 소크라테스부터 피터 싱어까지 -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다
나이절 워버턴 지음, 정미화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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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태동하고 수 많은 인간들이 사회 속에서 살을 맞대고 살아감으로서 인류는 단 하루도 평안함이 없는 애욕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는 마치 결코 끝날 것만 같지 않은 영겁의 연속이다. 이러한 탐욕과 혼돈의 시대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짐승군상' 들을 만나게 된다. 최근 불거진 한일 양국 갈등의 회오리 바람을 타고 마치 노이즈 마케팅과 같은 천박함을 통해 자신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버린 짐승의 민낯을 본다. 학자적 노력과 숙고의 결과로 써 내려갔다 하지만 그가 진정 깊이 생각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렇듯 인간이 짐승과 구별되는 단 하나의 명확한 기준은 바로 그 주체가 생각하는 존재이냐 아니냐의 한끝 차이다. 인류의 역사는 생각하는 자들과 생각하지 않는 자들로 대변되어졌고,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생각하지 않는 다수의 사람들이 지배받아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생각은 이렇게 중요하다. 생각하는 주체로서 내가 누구이고 나를 둘러싼 이 세계는 무엇이며 이 세상 속에서 나는 어떠한 존재로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와 같은 생각의 끝을 부여잡지 않는다면 인간과 짐승의 차이는 먹고 싸는 것에 있어 별반 다름이 없다. 영국의 대중철학자 '나이절 워버턴'의 <철학의 역사>는 이러한 생각의 문제를 기반으로 하는 철학에 대한 지적 담론이다.

철학의 문외한인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철학은 뭔가 머나먼 이국의 언어라는 이질적 정서로 다가온다. 입에 풀칠하기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어다녀야 했던 우리의 부모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순간 삐긋하면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기에 미친듯이 내달리는 이 동물의 왕국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철학이 말하는 주제는 정서적 거리감이 느껴지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서평의 서두에서도 잠간 언급했듯이 인간이 짐승과 구별되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주체로서 생각을 하는 존재인가에 대한 물음이었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사고의 의미를 다룬 철학은 어찌보면 그 먹고 사는 문제와 약육강식으로 점철된 이 야만의 세상 속에서 선행되었어야 할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되는 가치이다.

본서 <철학의 역사>는 이렇게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한없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서양철학의 가장 중요한 철학자들과 그들의 주장을 총 40개의 chapter로 나누어서 시대순으로 나열하여 기술한 말 그대로 철학의 역사를 다룬 저작이다. 저자는 고대 서양철학의 3인방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고대와 중세의 가교와 같았던 위대한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보에티우스, 안셀무스, 아퀴나스, 마키아벨리 같은 중세철학자들과 학창시절 도덕 시간에 익히 들어왔던 중세와 근대의 가교와 같았던 데카르트, 스피노자, 파스칼, 루소, 로크, 볼테르 그리고 칸트, 헤겔, 벤담, 밀, 쇼펜하우어, 다윈, 키에르케고르, 니체, 막스,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을 비롯한 수 많은 근대철학자들, 더불어 20세기의 사르트르, 아렌트, 쿤, 롤스, 싱어에 이르는 현대철학자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본서가 가지는 특징은 그동안 철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철학 관련 책은 어렵다는 인식을 한방에 불식시켜주는 평이한 내용 전개이다. 시대 순으로 독자들이 꼭 알고 숙지할 필요가 있는 대표적인 철학자들을 선별했고, 그들의 주장과 사상을 철학의 문외한인 독자들이 알기 쉽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최대한 독자의 입장에서 상세하지만 난해하지 않도록 풀어 쓴 저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흥미로운 일화를 곁들임과 동시에 어려운 철학적 용어들을 최대한 배제하였고, 가능한 일상의 언어로 풀어 쓰고자 애쓴 저자의 노력이 군데군데 엿보이기에 본서가 가지는 그 친절함에 흐믓한 미소를 짓게 된다.

소크라테스 이후 그의 제자 플라톤은 현상을 넘어 그 이면의 실재의 본질을 찾기 위한 철학적 사유를 진행했다. 그에게는 눈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고, 현상 너머 초월적 존재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인 플라톤과는 사상과 견해가 달랐다. 그는 인간 이성을 중요시 했으며 인간의 행복에 대해 자신의 스승들보다는 좀 더 객관적이었고, 실재적이었다. 이후 당대 최고의 지성인 스토아 학파는 인간 감정보다는 인간 이성의 힘을 강조하는 강인한 철학적 사조로서 두각을 드러냈고 이후 아우구스티누스라는 위대한 인물은 그들과 달리 신 존재에 대한 그의 강한 믿음을 천재적 지성의 능력을 바탕으로 서양사상사의 큰 수문을 열어젖히는 기염을 토한다. 중세 암흑기를 거쳐 다시 인간 이성의 탁월함을 강조하게 되는 르네상스 인문주의 발흥과 16세기 초 종교개혁, 17~18세기 합리론과 경험론, 관념론, 공리주의까지 인간 이성과 지성에 기반한 철학적 사유가 꽃을 피우게 된다.

이후 19세기 실존주의와 실용주의등을 통해서 인간 실존과 무의식의 문제 등을 발견하기 시작했는데 17세기 이후 근현대 철학의 큰 주류는 중세시대 신(神) 중심 철학, 기독교 신앙 중심의 사상과 결별 후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 19세기 '종의 기원' 이라는 혁명적 이론의 등장을 거치며 과학기술과 인간 이성, 지성의 무한 신뢰라는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시대 조류를 형성하게 된다. 이제 인류의 사고안에는 신의 도움은 필요없고, 인간 이성과 지성의 탁월한 능력만으로도 유토피아적 세계를 건설할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 제 1, 2차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인류적 재앙을 통해 인간 이성과 지성의 총아였던 과학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살상무기들이 같은 인간을 그처럼 잔인하게 살해하는 도구들로 쓰여지는 장면을 눈 앞에서 목도한 인간들의 정신과 사고는 한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고, 인류의 정신세계는 그야말로 정신적 공항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인류는 다시 한번 인간 실존의 문제를 직시하게 되며 포스트모더니즘과 자유와 인간 가치 실현의 정의적 문제들로 이어지는 20세기 시대 정신의 흐름으로 연결되었고, 그 흐름은 이제 21세기 최첨단 과학 문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20세기 실존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에 대한 내용이 자꾸 나의 눈길을 책장 속에 멈추게 만든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저작을 통해서도 알려진 제 2차 세계대전 독일 나치 친위대 중령 아이히만의 이야기를 통해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주장한 아렌트의 경험이 마음 속을 떠나지 않는다. 너무나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남성이 600만 유대인 홀로코스트의 주범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그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기 위해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에게조차 질문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독일 패전후 신분을 숨기고 아르헨티나로 도피하여 생활하다가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의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혀 예루살렘 법정에 선 그가 계속 되뇌였던 말은 "나는 오로지 상관이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죄가 없다"라는 마치 앵무새와 같은 말의 반복이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악의 축으로서의 전체주의 국가가 한 사람의 사고기능과 영혼을 완전히 앗아감으로서 스스로 생각하거나 반추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렸다는 믿기 힘든 사실에 대한 보고를 통해 결코 괴물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괴물로 전락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사고할 때만이 짐승과 구별된다. 어디가서 얼마짜리 음식을 먹고, 얼마나 크고 넓은 아파트에서 살고, 얼마짜리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가의 여부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고의 끈을 놓치 않고 자신이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내가 지금 하는 이 행위가 나와 타인에게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 지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생각의 퍼즐들을 맞추어갈 수 있을 정도의 사고의 능력과 가치를 일상에서 실행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과 사고를 독려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며 본서의 저자는 그러한 철학의 역사를 한 눈에 기술했다.

생각하지 않을 때 인간은 짐승이 된다. 사고와 사유를 멈출 때 인간은 괴물이 된다. 너무나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와 같았던 아이히만이 600만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생명의 숨통을 멎게한 괴물이 되었듯이 이 책을 읽는 우리 또한 생각하지 않을 때 동일한 짐승과 괴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렇기에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명제이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직접 당하지 않았기에 샤머니즘적 사고체계 운운하며 망발을 책이랍시고 엮어 낸 생각하지 않는 짐승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아침이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의 끝자락에 우리를 생각의 역사 속으로 초대하여 그 심오한 지적 향연 속에서 위대한 철학자들을 소개하는 본서 <철학의 역사>를 만나게 될 때 더위에 지친 독자들의 지성은 한없이 고양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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