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단원별 기출문제집 - 빈출 이론+최신7개년 기출문제+무료 모바일 모의고사 2023 에듀윌 사회복지사
손용근 지음 / 에듀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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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현재 사회복지사는 1급과 2급으로 나눈다. 2급 사회복지사는 1급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 열공한다. 공부의 과정 중 다양한 교재가 있지만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교재는 단연코 자격증 수험서의 명가다운 면모를 갖췄다. 2023년 사회복지사 1급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에게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단원별 기출문제집> 출간 소식은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향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이 있기에 본서는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책은 깔끔하게 세 파트로 구분된다.

첫 번째 파트는 과락 탈출 키워드다.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은 과락이 존재한다. 책은 1급 시험 8개 과목에서 가장 출제 빈도가 높은 주제의 키워드를 아낌없이 제시한다. 총점이 아무리 높아도 과락에서 걸리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과락 방지가 그만큼 중요한 이슈다.

과락 탈출을 위해 최근 7년간 빈도수가 높은 키워드에 대한 학습 부분은 저자가 실로 진액을 짰다. 에듀윌에서 출간한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을 위한 교재가 두 권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 책 한 권이 겁 없이 시험에 도전해 볼 수 있을만한 근거 있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내용의 군더더기를 찾아볼 수 없는 핵심 요약만을 실었다.

두 번째 파트는 단원별 기출문제다. 8과목의 단원별 최근 7년의 기출문제다. 빈도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고 언제든 또 출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험 공화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빈도에 대한 부연 설명은 사족이다. 7개년의 출제 빈도를 리포트해 줌과 동시에 "어느 부분을 더 공부하십시오!"라고 강조하는 저자의 이 친절함의 극치! 내 책을 가지고 공부하는 독자를 기필코 합격에 이르도록 안내하겠다는 저자의 의지가 막막한 수험생들에게 한줄기 빛과 같다.

세 번째 파트는 최근 20회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문제를 수록했다. 고기도 먹어 본 ㄴ이 먹는다고 했다. 확언컨대 내년 시험에 도전하는 수험생은 2022년 20회 문제를 접해보았는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풀어보고 자신의 현재 실력과 위치를 적나라하게 살필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다.

 

 

교재의 구성이 매우 짜임새 있어서 놀랐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책의 백미는 첫 번째 파트인 것 같다. 어디까지나 사견이다. 독자마다 관점이 다르기에 다른 파트가 더 좋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말하고 싶은 점은 본서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인 간결성이다. 8과목은 방대하다. 시험 날짜가 다가오고, 급박한 상황 속에서 전체적인 이론서를 다시 들춰보며 개념을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들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이런 상황에서 답은 하나다. 최근 출제 빈도가 높은 내용에 대한 요약의 필요성! 공부 잘하는 친구의 노트 필기가 그 학급의 가보와 같이 회람되는 경험을 해보았기에 독자는 안다. 압축 요약된 교재 한 권 방대한 벽돌 이론서 열 권 부럽지 않다는 것을...

사회복지사 2급은 자격증을 획득하는 과정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 반면 1급은 시험을 통해 주어진다. 문제는 1급 시험이 녹녹치 않다는 점이다. 우습게 보면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1년에 한 번만 시행하고 합격률이 40%가 채 안 된다고 하니 10명 중 3~4명만 붙는 시험이다. 그렇기에 열심히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에도 사회복지사로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적은 금액이지만 경제적 수입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인생 2막을 전문적인 업무에 종사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니 이처럼 보람된 직업이 어디에 있는가?

사회복지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그렇기에 흥미롭다. 절대 타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비효율적인 학문이며 분야다. 타인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질 때 사회복지학이 가진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인간이 인간을 돕는 아름다운 학문!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우리 사회에서 향후 10년간 일자리 수요의 증가와 함께 가장 각광받는 직업이 될 것이다. 더불어 사회복지사로서 전문성을 의미하는 1급 자격자의 수요 또한 증가하리라 본다. 우리가 2급에 만족하지 말고 1급에 도전해야 할 합당한 이유다.

그리고 1급 자격 획득 과정의 능력 있는 조력자, 효과적인 안내자가 되어 줄 교재는 에듀윌에서 출간된 사회복지사 1급 수험서들이다. 그 가운데에는 시험 직전 실타래처럼 꼬인 머릿속의 개념을 한 번에 교통정리해 줄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단원별 기출문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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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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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명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성경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자료다. 그만큼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 정신사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다. 현대에 들어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의 사상적 배경은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다채롭고 폭넓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그만큼 신화적 요소는 현대 문화 안밖에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보편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대다수 현대인들에게는 낯설다. 주요 인물과 몇 편의 유명한 단편적 이야기들만이 머릿속에 파편화되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방대함은 이야기의 통일성을 허용치 않는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내러티브가 하나의 큰 맥을 형성함은 분명하다. 즉 이야기 구조 속 이해의 경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독자의 심상 속에 유리조각처럼 흩어져있는 작은 단편들이 하나의 줄기로 큰 흐름을 형성한다.

'이디스 해밀턴'이라는 세계적인 신화학자가 심혈을 기울여 뿔뿔이 흩어져 연관성 없게 느껴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조각을 한판에 모았다.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오비디우스, 에우리피데스, 베르길리우스, 헤로도토스, 플라톤에 이르는 수많은 고대 원전에서 그야말로 진액을 뽑아 한 권에 담았다. 시중에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 저작 중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특별한 이유다.

세계관의 시작은 우주의 기원과 최초의 신들인 '티탄 족'의 탄생이다. 흥미로운 점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우주관이다. 그들은 신이 우주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우주가 신들의 모태임을 말한다. 하늘과 대지는 티탄 족이라는 옛 신을 낳았고, 이들을 계승한 것이 제우스를 필두로 한 올림포스의 열두 신과 그 하위 신이다.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 헤라, 아레스, 아테나, 아폴론, 아프로디테, 헤르메스, 아르테미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몰라도 익숙한 이름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영향이다. 영화와 TV는 물론 광고와 제품의 이미지 속 올림포스 신들의 이름이 현대의 소비문화 속에 투영되었다. 느낌이 강렬하기에 효과적이다.

세계관의 공간적 배경과 구분은 올림포스의 대다수 신들이 거하는 천상의 공간과 인간이 거하는 지상, 포세이돈 신이 관장하는 바다, 하데스 신의 통치를 받는 죽음의 지하 세계로 나뉜다. 오래전 <북유럽 신화>를 읽으며 신화를 배우는 데 있어 시공간적 배경에 대한 선이해의 중요성을 느꼈다. 스토리의 나열이 중첩되는 경우가 있기에 독자가 명확한 배경의 이해를 정립시키지 않을 때 반인반우의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미로에 갇힐 수도 있다.

 

 

신화적 배경 속에서 올림포스의 열두 신과 하위 신, 요정인 님프, 영웅, 인간, 각종 괴물들이 공존한다. 신들은 인간 세계에 관여하고 천상과 지상, 지하 세계를 오가는 영웅들이 존재한다. 4차원적 배경 속 이야기의 무대는 자연철학의 다양한 요소로 세계를 이해했던 그리스인의 관점이 단선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탐욕과 욕망의 아이콘 제우스, 그의 아내로서 시기와 질투의 끝판왕인 헤라를 비롯한 신화 속 신들은 인간사에 끊임없이 개입한다. 세계관의 중심 추가 다신(多神) 속 인간 중심이었기에 신들의 모습 자체가 그야말로 인간적이다. 신과 인간의 결합 속 탄생한 영웅의 모습 속에서는 신인(神人)의 초월성과 한계성을 동시에 발견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신화 이전과 이후 문학과의 연계, 종교에 끼친 영향이다. 판도라 이야기와 제우스의 홍수 심판은 기독교의 창세기 내러티브를 연상케하며 그 밖에 신화 속 성경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더불어 죽은 자들의 세계를 넘나드는 영웅들의 모습은 사후 공간의 존재를 보여 준다. 가톨릭적 연옥 개념의 이미지화를 통해 신화가 중세 종교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게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서양 문명의 이해뿐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세계를 읽는 눈과 인간을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 심연에 뿌리박혀 있는 인간의 본성과 다양함으로 표출되는 시대의 메시지가 신화라는 거대한 담론으로 수렴된다.

신화 속에서 인간의 실존적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다. 탐욕과 욕망, 소통과 화해를 통해 세대의 문제를 직면한다. 시대의 자식들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동료 인간을 헤아리고, 나의 연약함을 직시토록 만드는 것!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집어 들어야 할 충분한 이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우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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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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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아이히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친위대 장교다. 나치가 600만 유대인을 학살할 당시 조직적인 학살 계획에 동참한 장본인이다. 그는 전 유럽의 유대인과 집시들을 동부지역 '죽음의 수용소'로 이송하는 체계적인 이동 수단과 방법을 고안하고 실행한 업무의 책임자였다.

독일의 패전 후 전범 재판을 피해 아르헨티나로 도주하여 그곳에서 가명을 사용하며 전혀 다른 인물로 산다. 1960년 5월, 아이히만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에 의해 납치되고 예루살렘으로 압송된다. 이후 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되는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재판 전 과정을 지켜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남긴 기록물이다.

히틀러가 집권한 나치 독일은 아리아인의 우수성을 내세우며 전 유럽에서의 유대인 절멸을 계획한다. 초기에는 추방, 수용의 다소 온건한 정책을 펼쳤지만 온전한 소개(疏開)가 뜻대로 되지 않자 '최종 해결책'이라는 이름의 홀로코스트를 시행하기에 이른다.

나치의 준 군사조직이었던 돌격대에 의해 시작된 유대인 린치가 조직적인 학살로 번져갔다. 군인들이 직접 총으로 사살하는 방식의 야만성이 가해자들에게도 정신적 충격으로 전해지자 이동식 가스차량이 등장했다. 이후 좀 더 많은 유대인을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악명 높은 죽음의 수용소들이 지어졌다.

문제는 전 유럽에 산개한 유대인들을 한데 모아 유럽 동부지역에 있는 수용소로 이송하는 방법이었다. 아이히만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서유럽과 발칸, 중부 유럽의 유대인들을 동부 지역의 수용소까지 이송할 열차 운송의 기틀을 마련한다. 효율적(?)인 이송 수단 덕분에 수많은 유대인과 집시들이 동부 지역 죽음의 수용소로 가게 되었고, 가스실에서 집단적으로 최후를 맞이했다.

책에서 느끼는 하나의 감정은 숫자에 대한 무감각이다. 21년 12월 기준 서울 인구가 약 950만 명이다. 서울 인구의 약 1/3이 미치광이 정치인 한 명의 결정으로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말이 600만 명이지 상상이 되는가? 활자화된 숫자가 역사상 전무후무한 제노사이드 현장이 뿜어내는 피비린내의 충격을 완충시킨다는 사실 자체에 소름 돋았다. 하지만 숫자로 만나는 유대인 홀로코스트는 역사 속 타자인 우리에게는 마취감으로 다가온다.

 

 

숫자의 피상성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대학살의 환장 파티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아이히만이라는 인물 자체가 갖는 의외의 이미지다. 600만 명의 숨통을 좀 더 효과적으로 끊기 위한 사명에 열정을 발휘했던 사람치고는 너무나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아이히만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사건의 충격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이웃집 평범한 아저씨의 모습, 누가 그를 600만의 생명을 죽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며 그가 유대 민족에 대한 증오와 도착적 가학성을 가진 사람이 아님을 발견했다. 그는 너무나 평범했다. 여기에서 아렌트의 그 유명한 명제 '악의 평범성' 개념이 탄생한다. 자신은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군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유대인 학살에 대한 어떠한 반성이나 죄책도 보이지 않았던 아이히만의 유일한 유죄 이유는 '사유의 불능성'이다. 즉 생각하지 않았기에 유죄다!

나치가 만들어 놓은 언어 규칙의 미로 속에 갇혀 모든 주체적 사유의 끈을 놓았다. 사유의 불능이 인간의 실존성을 결여했다고 말한다. 600만 명이라는 믿기지 않는 숫자의 생명이 생각하기를 포기한 한 사람의 결정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옳고 그름을 판별하고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의 부재 속 어떠한 범죄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 모든 독일 국민들이 유죄인 곳에서는 아무도 유죄가 아니라는 사실, 아이히만이 왜 괴물인지를 대변하는 말들이다. 사고의 주체성과 객관성을 포기할 때 인간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가? 생각하지 않을 때 인간은 괴물이 된다. 사유의 불능이 무서운 이유다. 내가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가에 대한 자기 성찰과 반성이 부재할 때 부모와 자식, 배우자를 내 손으로 죽인다.

인간 누구에게나 상존하기에 악은 평범하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타인에 대한 고통을 인지할 수 없는 도덕성의 결여, 말과 사고를 허용치 않는 무사유가 인간 내면의 모든 악을 합친 것보다 크다는 두려운 교훈으로 끝난다. 생각하기를 포기할 때 우리 또한 제2, 제3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 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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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문장력이다 -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찾아낸 실전 글쓰기 비법 40
후지요시 유타카.오가와 마리코 지음, 양지영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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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글 잘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비법서 한 권이 있다.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글쓰기 묘수 40개를 걸렀다. 그야말로 진액만 뽑았다. 책쓰기, 논문과 보고서 작성, 일기와 SNS 글쓰기 등 실용적 글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결국 '문장'이다. 단어가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한 편의 글이 되기에 매력 있는 글쓰기는 문장의 품질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은 문장력이다>의 두드러지는 장점은 여느 글쓰기 가이드북과는 달리 메시지 자체가 매우 함축적임과 동시에 간결하다. 글쓰기 전문가인 두 명의 공저자는 글쓰기 방법론을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40개의 비책이 단도직입적이다. 이해가 쉬어 실제 글쓰기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가장 잘 팔리는 책 100권에서 뽑아낸 노른자와 같은 지침 중 제일 와닿았던 항목은 문장 기술 1위로 뽑힌 '문장의 간결성'이다. 잘 읽히는 글은 군더더기 없는 글이다. 쓸데없는 말들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가지치기 하듯 쳐낸다.

짧게 쳐낸 글은 리듬감이 좋아지고 긴박감이 생긴단다. 매우 공감했다. 한 예로 존경하는 김훈 작가님의 글이 이렇다. 문장의 호흡이 짧기에 문장 사이마다 긴장감이 서려있다. 그의 글은 광풍의 파도와 같이 휘몰아치다가도 어느새 수줍은 듯 새색시마냥 다소곳하다.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문장의 간결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또한 글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릎을 친다. 과감한 압축과 빈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 여백의 미학이 문장과 글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글쓴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설명한다. 잘게 부숴 독자의 입에 떠먹여준다. 독자는 유아가 아니다. 과하게 친절하기에 글이 지저분해진다. 빈 공간에 무언가를 채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강박을 버릴 때 가독성 좋은 깔끔한 글이 탄생한다.

책에서 얻은 또 하나의 귀중한 통찰은 글쓰기에 있어 독특한 '관점'의 힘이다.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한 글은 독창적일 수밖에 없다. 사물이나 현상을 보는 태도와 방향이 관점이다. 특별히 소설이나 문학 작품을 읽고 쓴 서평 글에서 관점의 독특성이 빛을 발한다.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느낀 점을 기술한 글은 진부하다. 잘 읽히는 서평 글은 메시지를 자신만의 경험과 관점으로 재해석해 내는 단계까지 이른다. 작가의 집필 의도를 꿰뚫고 숨겨진 문학적 코드까지 찾아낸다면야 금상첨화다. 깊은 사유의 작업을 병행하는 독서 습관이 요구된다.

쉽지 않다. 그렇기에 좋은 문장과 글은 항상 적다.

 

 

이외에도 글 잘 쓰기 위한 깨알 조언이 빼곡하다.

접속어 사용의 지혜! 순접은 없어도 되면 과감하게 삭제하라! 역접은 적절히 사용할 때 좋다! 퇴고는 글을 쓴 후 며칠 지나서 하는 게 효과적이다. 글 쓴 직후의 퇴고는 집필 당시의 들뜬 감정이 살아있기에 안 좋다.

비유와 예시를 적절히 사용하라! 직유, 은유, 의인법만 잘 사용해도 내용을 함축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단락을 자주 바꾸라! 정말 공감했다. 단락 구분 없이 통으로 쓴 글은 독자에 대한 테러다! "내 글은 읽지 말고 패스해 주세요!"의 완곡한 표현이다. 나의 대표적 실수였기에 부끄러웠던 대목이다.

그 밖에 글의 형식 잡기, 같은 주어 생략하기, 은/는과 이/가 구분하기, 중복되는 단어 생략하기, 주어와 서술어 가깝게 위치시키기, 어휘력을 키워서 평범한 문장 거부하기 등이 있다.

 

 

나는 자칭 서평 나부랭이다. 기막힌 문장과 글 솜씨를 뽐내는 글쓰기 고수들이 즐비한 SNS 무림에서 여전히 재야를 맴돈다. 나도 정말 글을 잘 쓰고 싶다. 존경하는 작가님의 책을 탐독한다. 오늘도 글 꽤나 쓴다고 방귀 좀 뀌는 글쟁이들의 글을 읽으며 한 수 배운다. 동시에 겸허함 속 본서를 만난다.

독자들의 마음을 여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은 모든 글쟁이들의 바람이다. <결국은 문장력이다>는 이들에게 실제적 지침서가 된다. 저자들은 좋은 글의 제1 조건이 간결함이라고 했다.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하듯 본서 자체가 간결하다. 심플한 글쓰기 비법이 진액 그대로 녹아있다.

지루하지 않은 글, 읽고 싶은 글, 다음 내용이 기대되는 글을 쓰고 싶은가? 일본에서 출간 즉시 10만 부 돌파라는 경이적 기록이 대변하는 책, <결국은 문장력이다>를 만나야 할 충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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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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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는 20세기 철의 장막 소련 사회 속 상대적 약자들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저작이다. 솔제니친 그가 직접 죄수의 신분으로 유형을 살았던 이력이 있기에 노동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본 작품에는 작가의 비릿한 숨결이 녹아있다.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는 소련의 강제 노동 수용소 죄수다. 형량 25년이 기본인 이곳의 죄수들에게 미래는 없다. 형기를 마친다 한들 순순히 석방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렇기에 수용소 내부의 암울함이 저작의 페이지마다 깊이 서려있다.

슈호프와 그를 둘러싼 104반 식구들은 모두가 꺼리는 '사회주의 생활단지' 건설 현장에 투입된다. 살을 에는듯한 매서운 추위 속에서 종일 일해야 하는 중노동의 하루가 담담한 필치로 묘사된다. 어떻게든 노동을 피해보려고 갖은 술수와 잔꾀를 부려보는 인간부터 묵묵히 자신의 업을 짊어지는 인간, 수용소의 권력에 기생하여 동료 죄수의 고혈을 짜먹는 막사장이나 취사 당번들, 죄수들을 짐승으로 취급하는 냉혈한 간수들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군상이 한데 어우러진다.

이반 데니소비치와 동료들의 하루가 영화의 원테이크와 같이 매우 직선적이다.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그들의 수용소에서의 일과가 매우 무미건조하다. 하지만 저자의 의도대로 시간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이 수용소 104반의 일원이 된 것 같은 문학적 환각을 경험케 된다. 위대한 작품만이 가진 저력이다.

빵 한 조각을 낡은 침대 매트리스를 뜯어 그 안에 숨기는 모습, 식당의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처절한 투쟁, 허연 양배춧국을 세상 어떠한 진수성찬보다 맛있게 먹는 죄수들의 허기짐과 게걸스러움, 귀리죽 한 그릇을 먹는 순간의 경건함과 그나마 좀 더 많아 보이는 죽 그릇을 차지하기 위해 눈치 게임을 벌이는 주인공의 두뇌 플레이.

우리가 경험하기 힘든 시궁창 같은 인간사의 저점을 찍는 경험이 이들의 일상이다. 만기 출소라는 희망 자체가 소멸된 삶의 코너에서 생을 이어가는 주인공 슈호프와 그의 동료들은 시간의 톱니바퀴 속 부속과 같다.

이반 데니소비치는 감옥과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내일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에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계획을 세운다든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한다든가 하는 버릇이 아주 없어지고 말았다. p53

 

생을 이어가기 위한 희망과 기대감이 없어진 사람들의 전형적 반응이다. 내일, 내년이라는 단어가 갖는 이질감이 이반 데니소비치에게는 낯설다. 미래가 없는 이들에게 미래를 말하는 것은 고문이다. 소설 전체에 짙게 깔려있는 질식할 것만 같은 암울함과 잿빛 중압감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을 죄어온다. 

 

 

솔제니친은 시대가 탄생시킨 이데올로기의 그늘 속에서 빈사 되어가는 연약한 인간 군상을 통해 당시 지배 권력의 허상과 부패, 국가 권력의 폭력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모두가 함구하고 있었던 진실을 서슬 퍼런 당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용기 있게 끄집어낸 것이다.

 

그러나 극도의 절제된 문체는 결코 이념적이거나 정치적이지 않으며 지극히 건조하다. 비정치적인 필치 자체의 중립성이 갖는 호소력이 짙다. 그렇기에 현실 문제의 비판과 고발이라는 문학의 숭고한 역할을 다한다. 더불어 스탈린 정권의 폭압과 그 압정의 제단 희생양이 되어버린 수많은 약자들에 대한 비애가 깊다.

 

그러나 나는 작가의 메시지를 또 다른 시각으로 해석했다. 국가 권력의 절대성 앞에 스러져간 상대적 약자들이 가진 삶의 의미를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덧입혔다. 삶이라는 보편적 외연의 확장!

쇠창살이 없을 뿐 지배와 피지배의 상하관계가 사회의 구조적 시스템을 이루는 현대 사회에서 다수의 사람들은 상대적 약자다. 25년의 형기만 없을 뿐 끝이 보이지 않는 우리네 일상의 반복성은 104반 죄수들이 느끼는 깊은 비애와 잇대어있다.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는 무형의 권력이 뿜어내는 잔인한 열기에 힘없는 사람들의 생기는 언제나 고사 위기에 놓인다.

죽지 않고는 끝나지 않을 현대인들의 무기한의 삶이 만기가 보장되지 않는 죄수들의 삶과 동일하다. 오늘도 삶의 터전이라는 수레바퀴 속에서 극강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쏟아내는 토사물을 온몸에 받아내야 하는 제2의 이반 데니소비치들의 삶이 애틋하다. 국가 권력과 사회 권력의 묘한 데자뷰를 볼 수 있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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