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 콘서트 (개정증보판) - 우리가 살면서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천문학 이야기
이광식 지음 / 더숲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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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청평의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하늘에 쏟아질 듯 박혀 있는 별들의 모습에 감탄을 마지못했던 오랜 기억이 떠오른다. 요즘도 그렇고 당시도 산업화에 따른 공해로 인해 도시의 밤 하늘에서는 별빛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기에 서울 근교로 나갔을 때 마주한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별빛의 향연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런데 나의 기억 속에는 당시 나보다 몇살 더 많았던 형들의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다. "너 지금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는 저 별빛이 저 별에서 언제 출발한 건지 알아?" 이해할 수 없는 물음 앞에 돌아오는 대답은 실제로 믿기지 않는 거짓말같은 이야기였다. 우리의 육안으로 바라보고 있는 별빛이 우리에게 도달하기 위해서 적어도 1000년 전에 저 별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즉 서기 900~1000년, 한반도는 통일신라 시대였고, 그 때 당시에 출발한 별빛이 지금의 우리에게 도달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린 내게 우주에 대한 일종의 경외심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광대하고 광활한 우주에 대한 경외심과 관심은 그 후 일상의 삶에 치여 밤 하늘 한번 쳐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와 함께 사라져버린 지 오래이다. 이러한 가운데 만나게 된 본서는 내게 그 어린 시절 작은 마음 안에 심겨진 우주에 대한 신비와 잊혀진 관심들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천문학'하면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학문이며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영역임은 분명하다. 이 책은 소수의 전문적인 천문학자들의 고유 영역으로 베일에 싸여있는 분야라고 볼 수 있는 천문학을 나와 같은 범인들에게 그 놀랍고 화려한 천문학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쓰여진 교양 천문학 도서라고 보면 된다.

저자는 본서를 통해 천문학의 기원, 역사, 평생을 바쳐 우주를 연구했던 수 많은 천문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시대 순으로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지구가 온 우주의 중심이라고 여겼던 고대 사람들의 세계관인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뒤엎는 지동설의 주창자 코페르니쿠스, 그 이후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 아인슈타인, 허블 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굵직한 이름의 천문학자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조금 덜 알려져 있지만 그들의 천문학적 업적은 위에 거론한 인물들에 버금갈 정도로 탁월한 연구결과를 얻어냈던 많은 천문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천문학의 역사를 한눈에 훝어볼 수 있도록 돕는다.

교양 천문학 도서답게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수준으로 읽다보면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지구와 우주에 대한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지적 유산들을 얻어갈 수 있는 유익함이 있다.

광활하고 광대한 태양계와 은하계에 대한 설명을 읽고 있노라면 한정된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하고 가늠할 수 없는 우주의 크기에 숨이 막힐 것 같다. 138억년 전 태어난 이 우주의 나이는 계산하는 것 조차 버거운 숫자의 나열이며 우리에게 아침마다 따뜻한 햇살을 선사하는 우리의 태양은 우리 은하의 4천억개 별들 중 하나인 보통의 별이라는 사실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태양계 속에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지구가 속해 있으며 이러한 태양계를 품고 있는 은하계만도 온 우주에 2천억개가 넘는다고 하니 더 이상 우주에 대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이렇듯 우주의 광대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이렇게 광활한 우주 속에 우리 지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티끌과 같은 행성이며 그 행성 속에서 70억 인구가 오밀조밀 모여 티격태격하며 하루하루를 살다가는 것이니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반추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에 우주의 연대를 우주의 탄생부터 우주의 종말까지 연대기순으로 나열한 연대기표가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연대기를 작성해놓았기에 완독을 하며 이 부분은 그냥 스킵할까도 생각했지만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그 작은 글씨들을 전부 읽어내려가며 깊은 상념에 젖는다.
138억년 전 극도의 온도와 밀도를 가진 '원시의 알'이라 불리는 입자가 소위 말하는 빅뱅, 대폭발을 일으킴으로서 우주의 공간과 시간이 형성되었다. 그 이후 우주와 인류의 역사는 수레바퀴와 같이 끊임없이 굴러가며 현재에 이르렀고, 10의 108승년 후(솔직히 계산하는 것 조차 버겁다)에 우주는 그 생명을 다하고 광막한 공간 속으로 사라져버리며 동시에 시간종료.

물론 그 한참 전에 모든 인류와 생명체는 종말을 맞이하고, 영원할 것 같은 태양 또한 60억년 후에는 그 수명을 다한다. 영겁의 시간의 연속. 이러한 광활한 우주 속에서 존재 자체도 생각할 수 없는 인류는 오늘도 끊임없이 경쟁하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며 미워하고, 죽고 죽이는 야만의 시간들을 살아내고 있다. 남보다 더 가져야 하고 더 높이 올라가야하며 더 밟고 올라서야만 직성이 풀리는 탐욕과 욕심으로 똘똘 뭉친 인간 세상 속에서 우주를 사색할 때 독자는 단 하나의 감정으로 귀결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겸손의 마음이다.

우주와 조물주 절대자 앞에서의 겸손함, 그것은 하나라도 더 움켜쥐려고 아둥바둥 다투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매우 귀중한 삶의 태도이며 마음가짐이 아닐 수 없다. 억겁의 시간 속 100년도 못살고 우주의 티끌로 사라져버리는 덧없는 인생 속에서 나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며 이 짧은 인생의 한막을 살다가는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을 품고 사랑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은 우주가 우리에게 베푸는 귀한 가르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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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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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서는 기원전 551년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에서 태어난 고대 중국의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인간관계의 기본과 정치, 사회, 경제, 군사, 도덕, 문화와 관련된 제반 모든 분야에 관한 인과 예에 관한 그의 깊은 통찰이 엿보이는 담론을 집대성해놓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공자의 <논어>는 세월과 장소를 불문하고 모든 세대와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행동규범의 근간을 이루는 최고의 규범으로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본서는 동양 사유 체계의 기본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세월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수 많은 사람들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내용 구성을 잠시 살펴보면 20편의 그리 길지 않은 언문들이 마치 단편집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통 공자가 제자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제자들간의 대화, 공자와 당시 사람들과의 대화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논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많지만 실제로 책을 펴고 접해본 적은 드물다. 그 이유는 마치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기에 내용도 매우 어렵고 난해할 것이다라는 오해가 <논어>를 선뜻 집어들지 못하게 한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논어>를 만나고 그러한 걱정이 한낮 기우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용 자체가 누구나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격언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에게 사람으로서 마땅히 갖추고 있어야 할 인과 예의 근본을 가르쳐주기에 본서는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할 수 있는 매력이 다분하다.

공자가 <논어>를 통해서 강조하는 주된 메시지는 바로 인(仁)이다. 인은 바로 인간 관계의 핵심을 한단어로 압축시켜놓은 말로서 우리가 흔히 아는 군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의 근본이다. 임금과 신하의 관계,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 친구와 친구와의 관계 등 이 땅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며 원칙으로서 바른 관계와 언행을 위한 지침이다. 이는 곧 올바른 인의 실천은 예(禮)로서 표현되어지고 이루어진다.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학창시절 배운 유교의 사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렇다. <논어>는 바로 유가 사상의 근본이며 공자의 사상을 집대성한 유교의 철학과 사유체계의 바이블이라 칭할 수 있다.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이해하지)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이해하지)못함을 걱정해야 한다."p30
"젊은이들을 경외해야 할 것이니 어찌 그들의 내일이 지금 사람들을 따라오지 못하다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p175
"서(恕)로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강제하지 말라" p304
"여러 사람이 싫어하는 것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여러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p306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으면, 이야말로 가장 큰 허물이다" p306

책을 읽으며 본서에 나오는 수 많은 격언들 가운데 인상 깊었던 몇개의 경구를 적어보았다. 역지사지의 마음이 단 한구절에도 매우 명확하게 등장하며 젋음이들을 하대하지 않는 공자의 겸손함과 스스로를 끊임없이 반성하며 성찰했던 공자의 인품과 인격이 드러나는 글들이다. 이외에도 어느 하나 버릴 수 없는 주옥같은 격언들이 책장마다 가득하다.
임금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 스승에 대한 존경과 예우, 친구와 친구간의 신의, 힘없는 민초들에 대한 애민의 마음(다산 정약용이 생각났다)까지 이 한권에 공자의 모든 철학과 사상이 마치 한권의 요약본을 보는 듯 잘 집약되어 있기에 <논어>의 가치는 25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도 변함없이 귀하게 다가온다. 

공자가 살았던 당시는 중국의 춘추시대로서 다양한 나라들이 서로의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키고 설켜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 시끄럽고 어지러운 난세였다. 이러한 때에 태어난 공자는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이처럼 어지러운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인과 예의 근본을 사람들에게 가르침으로 세상을 화평케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공자의 사상은 현실 정치와는 동떨어져보였으며 실제로 공자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여 그 뜻을 펼칠 수 있었던 기회는 드물었다.

비록 그의 사상과 철학이 당시 난세를 극복하는 데에 사상적 토양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분명 그의 가르침은 공자를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모습과 모양으로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공자 사후 그의 가르침을 받았던 수 많은 제자들이 현실 정치의 무대에 들어갔으며 우리가 본 바와 같이 그의 가르침은 <논어>와 같은 역사적 저작으로 남아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위대한 인류의 정신적 유산으로 남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부
모가 자식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며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마치 인과 예가 하나도 남지 않고 실종된 듯한 이 천인공노할 세상 속에서 과연 실종된 인간 본성의 회복은 이루어질 것인가? 인간과 인간의 기본적인 관계가 아무렇지도 않게 깨어져 버리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은 정녕 요원해보인다. 그렇기에 시기와 탐욕으로 점철되어 어그러지고 결렬된 인간 관계 가운데 필요한 것은 바로 공자가 말하는 인과 예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서로를 부모와 형제처럼 사랑과 공경, 신의로서 대하며 여기는 근본적인 마음의 자세가 회복될 때 우리는 이 가치관 부재와 혼돈의 짐승같은 세상 속에서 다시 한번 인간다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논어>를 통해 고전의 숲에서 2500년 전 제자들을 앉혀놓고 자신의 가르침을 인자한 미소와 더불어 냉철한 통찰로 설파했던 공자 선생의 가르침을 직접 그의 목소리로 직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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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계급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4
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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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물질적 소유와 그 소유를 유지하며 그것을 남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인류가 이 땅에 살아온 모든 역사 속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삶의 형태이다. 본서는 유한계급, 즉 별도의 노동이 없이도 풍족한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한 사회의 상류계급에 관한 통찰이 매우 돋보이는 고전이다. 저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은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출생한 경제학자이며 사회비평가로서 본서를 통해 산업화로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한 당시 미국 상류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오염된 행태에 대해 짜릿한 풍자와 신랄한 비판의 메스를 가한다.

 저
자는 책을 통해 유한계급(leisure class)의 정의를 내리고, 이 유한계급의 탄생 배경을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문화는 4단계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선의와 연대의식의 고취로 인해 경쟁과 약탈이 없는 공생하는 문화, 즉 평화적 원시문화이며 두번째는 서로 상대 공동체의 것을 빼앗고, 파괴하며 탈취함으로서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약탈적 야만문화, 세번째는 약탈적 야만문화를 통해 일시적인 합병과 평화가 주어지는 유사-평화적 야만문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산업 기술의 발달이 주를 이루는 현대 산업문화라고 본다.

남의 것을 빼앗고 약탈함으로서 부를 축적하게 된 이들은 자신들이 다른 생산계급과는 달리 먹고사는 천박한 문제에 있어서 결코 구애받지 않는 풍요롭고 자유를 누리는 값싼 노동에서 면제된 계층임을 과시하기 위해서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과시적 소비, 대리적 여가, 금전적 경쟁과 같은 다양한 행태들을 보인다. 화려한 의상과 각종 장신구,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의 저택과 수많은 하인들을 거닐며 값비싼 음식을 먹고, 흥청망청 소비하고 써버리는 행위를 가장 멋진 미덕으로 여겼던 유한계급의 행태를 저자는 과시적 소비라고 표현한다.

또한 유한계급의 주인공이 혼자서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소비 행태에 한계를 느끼기에 이제는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 하인들까지 동원하여 흥청망청 소비하게 하고, 생산적인 업무가 아닌 자신들의 일상적인 소일거리를 보좌하는 수 많은 하인들을 대동함으로서 자신이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수많은 비 생산적인 하인들을 거느릴 수 있을 정도의 부를 가진 존재임을 과시하는 것, 이것을 대리적 여가로 칭한다.

그리고 금전적 경쟁의 정의를 통해서 유한계급은 자신과 필적할 만한 부유한 계급에게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과시하기 위해서 더 쓸모없는 것에 천문학적인 돈을 낭비하고 사용함으로서 자신의 경제적이고 금전적인 파워를 경쟁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20세기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석탄, 석유와 철강, 철도, 항만 등의 대규모 사회 간접자본에 뛰어든 사업가들은 그들의 영역에서 독점적 사업을 통해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대규모 경제적 이득을 바탕으로 부를 쌓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회의 유한계급을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그렇지 못한 사회 대다수의 생산계급과 구분되기 시작했다.
20세기초 미국의 산업화와 사회적 모순, 부조리에 대한 매서운 비판과 지적을 통해 독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의 현대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마주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899년에 초판이 발간 된 이후 120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베블런의 이 책은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그만큼 저자가 지금의 현대사회가 가진 경제 구조의 모순과 사회적, 계층적 부조리에 대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을 예언자적 식견과 통찰로서 풀어내고 있기에 그럴 것이다.

한국 사회 또한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해방과 전후 군사 독재 정권을 거치며 일찌기 사회 기득권을 장악한 전체 0.1% 의 유한계급은 그들만의 거대한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고, 소위 말하는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이들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움직여가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평생 꿈도 꿀 수 없는 의식주의 혜택을 누리며 베블런이 말하는 과시적 소비와 대리적 여가, 금전적 경쟁을 갑질하듯이 해나가는 일들이 얼마나 비일비재한가? 그런데 웃픈 현실은 본서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러한 순수 유한계급의 행태들을 모방해서 실제적인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한계급의 병적 행태들을 따라하기 위해 열병난 소위 짝퉁 유한계급이 존재했다는 사실인데 이마저도 한국 사회안에 동일하게 존재하는 모습을 보니 실로 웃픈 현실이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무리한 은행 대출을 끼고 강남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고, 당장 매월 들어오는 수입은 뻔함에도 이웃이 차를 외제차로 바꾸었기에 나도 수억원의 외제차를 몰아야 기가 죽지 않는다며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의 절제함이 없는 과시적 소비, 금전적 경쟁은 이미 한국 사회에 만연한 질병이다. 특별히 미국 사회에서의 유한계급의 병적 행태들이 한국 사회에 아주 유효적절하게(?)잘 접목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 나는 한국 사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유교적 체면문화 속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유한계급의 과시적 소비와 금전적 경쟁과 같은 요소는 엄밀히 말하면 남에게 보여주기 식의 행태이기에 이것은 한국 문화 안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유교적 체면문화와 너무나 찰떡처럼 잘 맞아 떨어진다.

 마
지막으로 본서를 덮으며 베블런이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는 한가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본서의 해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베블런은 분명 자신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 책의 주제를 다루었고, 도덕적, 미학적, 심리적, 종교적 관점은 배제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독자인 나의 더 이상의 첨언은 주제넘는 일이지만 한가지 책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바는 베블런의 본 논문 주제로서 유한계급이 왜 인류 역사 가운데 등장했고, 그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단지 촌스러운 옷을 벗고 좀 더 세련된 옷으로 갈아 입은 체 여전히 사회 경제 구조 피라미드의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 나는 한 단어로 정의를 내린다.

그것은 바로 죄악으로 점철된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 때문이 아닐까? 죄악된 본성의 가장 핵심적 요소는 바로 욕심, 탐욕이다. 다른 이를 죽이고 남의 것을 빼앗아야만 하는 인간 근원의 죄악된 본능은 탐욕이라는 죄악을 배태시킨다. 하나를 가지면 두개를 갖고 싶은 인간의 만족하지 못하는 끊임없는 욕심과 탐욕은 약탈적 문화 속에서 독려되고 지지 받아왔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 구성원들에 의해 하나의 풍속과 문화, 가치로 인정되며 굳어져 버린 것이다. 결국 베블런이 말하고자 한 유한계급론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인간성의 타락과 탐욕의 문제로 귀결된다.

베블런이 읽고 경제학자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책, 에드워드 벨라미의 소설<뒤를 돌아보기, 2000-1887>에서 동경하는 유토피아!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단언컨대 인간은 결코 죽었다 깨어나도 인간만의 힘으로는 완벽하고 완전한 유토피아, 이상향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것은 죄성으로 가득한 인간의 근원적 타락과 죄악으로 점철된 탐욕의 본성이 인간 내면에 근원적으로 항존하기에 결코 죄악된 인간은 나의 것을 희생하면서 다른 이들의 안락함과 풍족함을 도모할래야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을 통해 유한계급의 병적 행태를 고발하고 사회 경제적 구조의 부조리와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그나마 차악으로서 현대 산업 사회의 합리적이고 좀 더 건전한 일솜씨 본능(무익한 삶이나 과시적 소비를 불쾌하는 여기는 본능)이 유한계급을 능가해주길 바랬던 것이리라.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러한 베블런이 유한계급보다 한술 더 뜨는 공산주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물론 역자가 설명했듯이 베블런이 이후 스탈린의 대대적인 숙청과 냉전 시대를 못보고 갔기에 그랬을 것이라고 첨언해 준 것에 나 또한 웃으며 동의하게 된다. 아무튼 본서는 경제학자가 집필한 경제학 관련도서라고 볼 수 있지만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 매우 유용한 사회 인문학적 내용을 상세하게 담고 있기에 우리 사회 구조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자 원하는 독자에게는 필독도서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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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만 알려 주고 싶은, 무결점 글쓰기 - 나를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이은화 지음 / 피어오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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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한권의 책은 그냥 탄생하지 않는다. 좋은 책은 좋은 문장을 펼쳐가는 글쓰기라는 작업을 통해서 완성된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문장, 좋은 글쓰기는 화려한 미사여구와 현란한 기교의 어휘들로 치장된 난해하고 전문적인 그것을 가리키지 않는다. 좋은 글쓰기는 읽는 독자들에게 진정어린 마음이 느껴질 수 있도록 손쉽게 다가가는 글을 쓰는 것이다. 작가의 마음을 담아 순수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생각과 깨달음을 하얀 백지 위에 펼쳐 나갈 때 비로소 좋은 글쓰기를 통한 좋은 책 한권이 탄생되는 것이다.

 본서는 이러한 좋은 글쓰기, 즉 책의 제목과 같이 무결점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다년간의 글쓰기 현장에서 체득한 통찰을 매우 정직하고 순수한 필치로 적어내려간 담론을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기존의 수 많은 책쓰기 방법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전문적인 책쓰기 가이드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책쓰기'가 아닌 '글쓰기' 책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좋은 책 한권을 내기 위해서 좋은 글쓰기가 선행되어야 하기에 독자는 본서를 통해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충분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좋은 글쓰기를 향한 발돋움을 위해서 3가지의 핵심적인 주제어를 제시하는데 그것은 변화, 생명력, 지속성이다. 제 1장 변화 단원을 통해서는 지금 현재 독자인 당신의 글쓰기 상태와 위치를 점검하도록 독려하며 2장 생명력 단원을 통해서는 실제적으로 단어와 문장, 문단으로 대변되는 글쓰기의 실제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3장 지속성 단원에서는 작은 글들이 모여 비로소 한권의 책이 탄생되는 순간에 관한 기록들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글쓰기 방법론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글쓰기 예찬론의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글쓰기라는 주제를 매우 담담하게 삶과 연결시키는 저자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이를테면 글쓰기를 통해 나의 본 모습을 직면하게 된다라는 등의 구절은 나로 하여금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할 정도로 생각에 잠기게끔 만든다. 갑옷 속에 꽁꽁 숨겨져 있던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의 아픔, 상처, 기쁨, 환희와 같은 감정들은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결코 그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핵심감정들이다. 그러나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하얀 백지 위에 글을 써내려가는 동안 위와 같이 믿기지 않는 일들이 발생한다.

또한 글쓰기는 깊은 사유의 과정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을 통해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이 디지털 세대 속에서 다시 한 번 참된 글쓰기의 유익은 깊은 사고와 사유를 길어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한다.나를 찾아가는 깊은 사유의 여정! 나의 본 모습을 직면하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가 바로 글쓰기라면 쉽게 믿겨지는가?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다.

 작가는 아니지만 나 또한  가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내 마음 안의 고민과 고심의 흔적들을 블로그 비밀방에 한글자 한글자 끄적이며 속 깊은 생각들을 끄집어내곤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내게 말할 수 없이 큰 정서적 청량감을 선사한다는 사실을 다소 체험한 바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의 유익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다. 이렇듯 현재 나의 삶을 정직하게 진단함과 동시에 글쓰기를 통해 변화를 꾀하고, 남에게 읽혀짐으로서 꿈틀거리며 살아움직이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글들을 묶어 지속성 있는 한권의 책으로 탄생시킬 수 있도록 돕는 힘은 비로소 나의 삶을 백지 또는 새하얀 pc모니터의 공간 위에 풀어놓을 때만이 가능한 작업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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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책쓰기다 - 당신이 비즈니스를 열어주는 책쓰기
조영석 지음 / 라온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책쓰기 멘토 라온북의 대표인 조영석 CEO가 글을 써서 한권의 책으로 출판하기까지의 모든 조언을 담은 책 한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자신의 이름으로 책 한권을 출판하기 원하는 사람이든 아니면 출판을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 영역을 더욱 더 확대해가기 원하는 사람이든지간에 누구나 책 한권을 내기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가진 출판의 막연함과 막막함을 어느 정도 시원스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쓰기 솔루션 가이드북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저 본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번째는 책쓰기를 통해 자신의 사업 영역을 확장시켜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알림으로 각 분야에서 책쓰기를 통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작가들의 선례를 매우 실제적으로 싣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유명 작가들의 예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아! 나도 책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와 같은 기대와 도전의식을 고취시킨다.

이어지는 두번째 장에서는 그럼 어떻게 책을 쓰고 어떤 방법으로 책을 출판할 것인가와 같은 책쓰기에 관한 매우 실제적인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다. 작가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막상 책쓰기에 도전하려고 할 때 부딪치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그럼 나는 어떤 내용으로 지면을 채워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즉 책의 주제를 선정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대부분의 예비 작가들의 첫 발목을 붙잡다는 사실을 저자는 간파했다. 그래서 두번째 장에서 저자는 책의 내용인 소재, 주제를 어떻게 찾아내고 그 주제를 토대로 어떻게 책을 쓸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친절하게 제시한다. 책의 주제를 정하는 이 부분은 나 또한 매우 고민했던 부분이었는데 의외로 저자의 손쉬운 해답은 나의 고민과 고심을 한번에 무색케 만든다.

더불어 실제적인 책쓰기에 관한 정보들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예비 작가들에게 매우 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보통 신국판 250페이지 정도의 책 한권을 쓰기 위해서 11포인트의 글자크기로 A4 용지 100장을 쓰면 된다는 내용은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준다. 또한 책을 집필하고 출판사를 컨택해서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들은 저자가 현재 출판사 라온북의 대표로 있기에 매우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정보라고 볼 수 있다. 출판사가 재정을 부담해서 출판하는 기획출판과 작가가 본인의 재정을 사용해서 출판하는 자비출판(셀프출판)의 개념을 설명하고, 서로의 장단점과 특색을 비교함으로서 예비 작가로 하여금 책을 내는 과정 가운데 길을 잃지 않도록 친절한 안내자의 역할을 감당해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책의 출판과 함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책의 홍보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이 세상에 나왔다면 이제 해야할 일은 모두 끝난 것인가?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힘주어 강조하며 출판은 이제부터라고 덧붙인다. 즉, 나의 원고가 인쇄되어 한권의 책 모양을 입고 세상에 나왔다고 이제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두 다리 뻗고 그동안 밀린 잠이나 자야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

그것은 바로 하루에도 100여종의 신간이 서점의 신간 매대에 쏟아져 나오는 출판 전쟁으로 불리는 작금의 상황에서 나의 책이 수 많은 책들 가운데 적절하게 홍보되고 알려져서 소위 '잘 팔리는' 책이 되기 위해 작가는 끊임없는 홍보를 위한 전략과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신간이 출간되어 서점에 입고 된 이후 서점과 출판사는 한달여의 시간을 주목한다. 그리고 그 때까지의 판매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어떠한 책은 이제 곧 창고로 들어갈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에 대한 추이를 예상한다고 하니 이러한 살얼음판 같은 출판 현실 앞에 어떻게 책이 출간되었다고 이제 끝이다라고 생각하고 여유를 부릴 수 있겠는가? 물론 그냥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인생의 기념비적인 책을 출간하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는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서도...

그렇지만 자신의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상업적인 책쓰기를 목적하는 사람이라면 책의 판매를 위한 홍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 조영석 대표는 그 효과적인 책의 홍보를 위해 SNS 마케팅을 적극 추천한다. SNS의 파급력과 간과할 수 없는 기능을 책을 홍보하는 데에 마음껏 이용하라는 것! 이렇듯 본서는 왜 우리가 책을 써야하는 지에 대한 당위성부터 시작해서 실제로 책을 어떻게 쓸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적 측면, 그리고 애써서 쓴 원고를 어떻게 출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출판 프로세스, 출판된 책에 대한 홍보의 중요성과 방법까지 매우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구나가 자기의 이름 석자가 찍힌 책 한권을 갖길 소망한다. 그러나 소망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그 소망을 실행에 옮기는 이는 드물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매일 수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래도 여전히 책을 내는 사람은 그 소망함을 가진 사람의 수에 비해 적다. 언젠가는이라는 소망을 마음 한켠에 묻어두며 책을 덮으니 나 또한 아직까지는 내가 쓴 책 한권을 갖고 싶다는 소망함만을 가진 사람의 하나임을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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