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손웅정의 삶의 철학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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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근래들어 최고의 책으로 꼽습니다! 말만 무성한 세대 속에서 삶으로 자신의 말을 증명하는 저자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은 책입니다! 책의 가르침, 겸손히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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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손웅정의 삶의 철학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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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일한 취미 중 하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 시청이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특별히 토트넘 핫스퍼라는 세계적인 프로 축구 클럽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 손흥민 선수의 경기는 밤잠을 설쳐가면서도 반드시 시청한다.

얼마 전 매우 흥미로운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월드클래스 축구 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의 자서전 겸 에세이다. 손흥민 선수 팬으로서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임을 직감했다. 책을 통해 반세기에 한 명 나올법한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을 키워낸 뒤에는 전직 프로 축구 선수이자 스승인 아버지 손웅정의 어마 무시한 역할이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

손웅정 씨는 젊은 시절 지금의 K리그 프로 축구 선수로서 국가대표 B군으로 차출될 정도로 촉망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아킬레스건 부상이라는 치명적이고 불운한 운명으로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런 그가 성찰, 집념, 기본, 철학, 기회, 감사와 겸손, 행복의 7가지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가난한 어린 시절과 짧았던 선수 시절 이야기, 두 아들 흥윤이와 흥민이를 축구 선수로 키워 낸 이야기들을 담담한 필치로 기록한다.

 

책은 저자가 자녀 교육 신념과 철학, 굳건한 인생관, 기본을 강조하는 훈련 원칙과 겸손과 감사를 잊지 않는 인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가치는 몇 가지의 단어로 요약된다. 기본, 단순함, 행복, 겸손, 자기 삶의 주도권, 질서, 감사 등이다. 축구보다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저자의 가르침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축구 선수 손흥민을 탄생시켰다.

본인이 자신은 무학자라고 밝히며 자신의 맹탕 같은 글에서 작은 건더기라도 건져갔으면 한다는 겸손의 마음을 서문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독자는 책을 읽으며 그가 결코 무식한 운동선수가 아님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와 멋진 문장은 아니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담박한(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 글귀 하나하나가 전부 명문이다. 그가 책에서 말한 '인파출명 저파비'(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라는 중국 속담 속에 그의 지극한 겸손의 마음과 겸양의 태도를 발견한다.

뚝배기와 같은 사람이다. 오랜 시간 끓여야 나오는 진국과 같은 삶의 지혜와 진리가 그의 내면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의 무학을 어마무시한 양의 독서로 상쇄시켰다.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엄격하게 채찍질했고 그 안에서 질서 잡힌 삶과 단순 심플한 삶이 가지는 간결함의 힘을 신뢰했다. 오직 축구와 독서에 미친 사람!

지독한 연습 벌레이며 다독 다상량의 독서가다. 스스로가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인생의 지혜를 발견했다.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체득한 지혜는 고스란히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몸과 마음에 이식되었다.

 

 

지금도 나는 '초심, 초심'을 강조한다. 자만하지 말라. 축구선수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교만이다.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넘게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종종 잊는다. p158

 

축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그렇기에 책의 내용은 비단 축구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축구 선수라는 단어에 각자의 위치를 대입시켜서 읽으면 저자가 말하는 의미가 무섭게 증폭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인생의 모든 길을 돌다리 두드리듯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건넌다.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도 호랑이는 죽을힘을 다한다고 한다. 매사에 장난은 없다. 오늘 이 일을 하다가 죽겠다는 심정으로 행했고 아들들에게 가르쳤다.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손흥민 선수가 여러 가지 상을 받아오면 "축하한다. 고생했다!"라고 진심으로 격려한 후 "상장과 상패는 분리수거하고 들어오거라!"라고 말했다. 상을 받는 일은 기쁜 일이지만 그 기쁨은 잠시면 사라지는 것이다.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 순간의 우쭐함과 기쁨에 도취되지 말라는 매서운 경고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전율했다. 정말 무섭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밖에는...

손흥민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집이 절간과 같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극강의 미니멀 라이프다. 잡다한 사물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도록 모든 일상을 단순, 심플로 정리했다.

 

네가 골을 넣었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네가 할 일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p161

 

저자는 손축구아카데미에서 어린 선수들을 훈련한다. 볼 컨트롤하는 훈련을 포함해서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이 10년이다. 기본기에 기술 훈련까지 도합 15년! 고개가 숙여진다. 독하다. 그리고 이런 굳건한 인생관과 교육 철학, 신념으로 무장한 지도자가 지금 영국과 유럽 축구판을 씹어먹고 있는 손흥민이라는 괴물을 탄생시켰다.

근래 들어 읽은 책 중 밑줄로 도배를 하게 만든 책. 책 한 권 전체가 저자의 명문 어록이다. 너무나 올곧고 정도를 걷는 바른 사람, 손웅정! 저자가 바라보는 삶의 가치관, 인생관이 존경스럽다. 축구를 바탕으로 한 인생철학이 담긴 매우 훌륭한 저작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책을 잘 추천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본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정말 정말 강력 추천이다! 보화로 가득하다. 밥 한 끼 안 사 먹고 이 책을 사본다면야 이보다 수지맞는 장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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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 - 1년에 5,000만 원 버는 수익 확장 노하우, 블로그 주제 선정부터, 기획, 효율적인 글쓰기 키워드 분석으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월급 외 수익을 만드는 12가지 머니 파이프라인
김동석 지음 / 한빛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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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조기 은퇴 파이어족, N잡 열풍, '부캐'시대와 같은 용어들이 흔하다. 한 직장에서 은퇴까지 묵묵함으로 견디었던 우리의 부모님 세대와는 다른 시대가 요즘이다. 본업에서 얻는 수익과는 별개로 벌어들이는 수입 채널의 다양화를 꿈꾼다.

그중 하나가 바로 N잡의 대명사인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채널이 블로그다. 오늘 리뷰하는 책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N잡 실현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긴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평범한 직장인이면서 육아 관련 파워블로거인 저자가 8년여의 시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배우게 된 블로그 수익화 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책은 크게 3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블로그를 이해하기 위한 개요로서 최적화 개념과 원칙, 네이버 알고리즘, 블로그 지수에 관해 다룬다. 블로그의 생태계를 먼저 확인하고 시작하라는 의미다. 2장에서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인 "블로그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한 실전 노하우가 수록되어 있다. 3장에서는 자신의 블로그를 브랜딩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블로그를 통해 곁가지를 치는 다양한 수익 창출에 관한 내용이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위해서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주제 삼총사'를 정하는 일이다. 내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한 컨셉이다. 메인 주제, 일상 주제, 연재(취미) 주제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혹자는 블로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 한 가지 주제로 한 우물을 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전문성을 위해서 한 가지 주제만을 포스팅할 수 있는 지적 방대함과 전문적인 능력, 이야기의 소재거리가 화수분처럼 샘솟는다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장기간 한 가지 주제만을 포스팅하기에는 무리다. 저자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네이버 운영정책을 가지고 답한다. '나를 표현하고 이웃과 소통하며 온라인 에티켓을 준수하는 블로그 활동'이면 주제의 전문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블로그 운영은 장거리 마라톤이다. 그렇기에 소재의 고갈을 막고 롱런하기 위해서는 주제 삼총사를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네이버의 검색 엔진은 VIEW 영역으로 정보를 보여준다. VIEW 영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어떤 포스팅이 그 글을 쓴 사람의 개인적 경험이나 의견이 포함되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예외는 없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 경험에 바탕을 두고 글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팁이었다.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남의 이야기를 짜깁기해서도 안되고, 대부분의 내용을 인용하는 식의 방법도 성장하는 블로그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해악적 요소다.

블로그의 성장을 위한 지수는 기록하고 소통하면서 생기는 점수다. 즉 네이버 블로그는 자신의 순수 창작물을 발행함과 동시에 이웃들의 발행물을 읽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활동을 통해 블로그 지수를 부여한다. 나 또한 이 부분이 참 안되었던 사람이다.

주야장천 글만 쓰고 이웃과는 전혀 소통하지 않는 독불장군 일방통행식 블로그 운영은 블로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 물론 "나는 내 개인적인 일기장 같은 용도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이니까 남이 보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아!"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블로그를 성장시키고 그것으로 인해서 N잡을 이루고 싶은 사람이라면 진솔한 기록과 진정성 있는 이웃 소통은 필수다. 본서를 읽으며 얼마 전 대대적으로 이웃을 정리했다. 글을 읽지도 않고 공감을 누르는 다수의 이웃들을 삭제했다.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이웃들을 나의 관계망 안으로 모셔왔고, 조금씩 찾아가서 공감도 누르고 댓글도 쓰는 등 관계의 폭을 넓혀가려고 노력 중이다.

본서를 통해 발견한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언젠가부터 나의 서평 포스트 일부가 검색엔진에서 계속 누락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답을 이 책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에서 찾았다. 그것은 바로 포스트 내용 중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단어들이 있다는 것이었고, 내가 그러한 단어들을 가끔씩 사용했음을 알았다.

이외에도 네이버 블로그를 성장시키기 위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가득하다. 자신의 시행착오를 독자들이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책을 통해 전해진다. 각자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이유가 개인적인 기록을 위한 공간 목적 그 이상이라면 본서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는 블로그 운영의 중요한 길라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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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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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써 만 2년을 향해간다. 여전히 세계는 아프다. 혼돈과 혼란의 아수라장 속 인간이라는 존재가 공통적으로 찾는 삶의 행태는 신(神) 존재에 대한 갈망이며 염원이다. "이 고통의 수렁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는 인간 심연의 외침이 지금 시대만큼 들끓은 적도 없다.

몇 년 전 <라틴어 수업>, <로마법 수업>이라는 인문학 도서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저자는 한국인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한동일 신부다. 이번에 출간된 저자의 신간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종교와 믿음, 신과 인간이라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주제의 담론이다.

전대미문의 전염병과 함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종교와 신을 신앙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다각도의 인문학적 해석의 틀로 관찰하고 기록한 내용이 사뭇 흥미롭다. 한때 가톨릭 사제였던 저자가 사제의 옷을 벗고 한 명의 종교인으로서 인간을 둘러싼 신과 믿음에 대한 단상을 담담한 필치로 남겼다.

저자는 종교의 참 모습과 종교 속 신을 믿는 인간의 태도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를 푼다.

 

L'abito non fa il monaco

라비토 논 파 일 모나코

수도복이 수도승을 만들지 않는다. p120

 

성직의 옷을 입었다고 성직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람의 태도를 말한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나 가르침이 내가 속한 사회 공동체와 이웃에게 나의 종교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성직이 어느새 나와 내 가족이 먹고살기 위해 성도들 코 묻은 돈이나 빨아먹는 밥벌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업이 되어버렸을 때 이미 종교는 타락한 것이며 그 사람의 소명은 더 이상 순수하지 않다.

 

저자는 옷의 의미를 간결하게 요약한다. 그러나 속뜻은 무겁다. 옷의 무게는 그 옷의 주인이 걸쳐야 할 삶에 진중함을 더한다. 옷에 걸맞은 삶을 살지 못하는 성직자들과 신자들의 삶이 자신의 종교를 현대판 아편의 일종으로 변질시킨다.

 

 

"너만이 연주하도록 신이 네게 준 악보는 어디 있는가?" p12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신이 준 악보를 가지고 인생이라는 음악을 연주해야 할 책임이 주어졌다. 우리 앞에는 80평생을 불협화음 속 악다구니하며 물고 뜯다가 신 앞에 설 것인가 아니면 아름다운 선율로 세상에 예쁘고 착한 음악을 들려주고 그리할 것인가의 선택이 놓였다. 저자는 이 악보를 신이 우리에게 준 '사명'이라고 말한다. 정말 멋진 말이다!

19편의 아름답고 유려한 라틴어 문구로 수놓은 명문이 매 챕터마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새벽이슬처럼 영롱하게 맺혀있다. 어느 것 하나 사유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문장 가운데 마음을 아리는 글귀가 눈에 띈다. 인간의 고통은 서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사라진 사회가 만들어 낸 구조적 문제일 것이라는 저자의 진단이다. 신을 신앙하지만 정작 신앙이 신념화되어 나와 이웃을 찌르고 아프게 한다.

저자는 존재의 태도가 천국과 지옥을 좌우함을 말한다. 인간이 인간을 돕는 순간 우리 삶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한걸음 더 다가간다. 책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코로나19의 맹위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모든 이들이 힘겨워한다. 아픔과 고통의 아우성이 하늘을 울린다. 저자는 부요하여 가난을 모르는 사람들이 현재 가난한 이들의 삶을 논할 때 외치는 정치적 구호와 종교가 말하는 이웃 사랑은 허황된 메아리이며 경험의 이중성을 내비친다고 일갈한다. 종교 공동체(교회)가 스스로 가난을 택할 때 귄위가 생긴다. 슬픔과 탄식이 우리네 삶을 잠식한 이 팬데믹의 시대 속 종교와 종교인들의 사명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치장한 은혜와 믿음, 사랑만을 강조한 설교는 넘쳐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종교가 독려하는 타자를 향한 진실된 삶의 태도는 없다.

책을 덮으며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휘감는다. 세상의 모든 아픔과 고통의 근원, 책임을 오롯이 종교에 전가시킬 수는 없지만 이웃의 베인 상처를 끌어안아야 하는 일정량의 책임이 종교에 주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높은 강단의 이론을 낮은 삶이라는 실제에 접목시키지 못할 때 생명은 없다. 오늘도 우리는 밥을 먹고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에서 정말 잘 '믿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신과 인간, 종교와 믿음의 오묘한 역학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저작. 올 가을 추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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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송하용 지음 / 한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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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에는 웃픈 농담이 하나 있다. 신대원 청빙 게시판에 유명 대형 교회 목회자 청빙 공고가 올라온다. 전도사들 세계에서는 삼성, LG, 현대와 같은 기업의 신입사원 모집 공고라고 여긴단다. 씁쓸한 농이다. 한국 교회의 담임 목사직 세습, 돈과 스캔들에 얼룩진 교회 강단, 명예와 공명심에 찌든 교회 정치판은 그야말로 진흙탕과 같이 추하다.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볼 수 있는 책 한 권을 만난다.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장로교 통합 교단 서울의 한 대형 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한 저자가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참된 교회와 목회자상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남겼다.

대형 교회 담임 목사를 성공의 척도로 여기는 한국 교회 풍토 속에서 저자 또한 오로지 성공을 향해 8년의 시간을 달음박질했다. 이후 성도의 죽음 앞에서 가면을 쓴 채 가식적인 '애도쇼'를 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모순적 행태를 보며 자신 또한 현대판 바리새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역겨워 목사직의 옷을 벗었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패한 한국 교회 모습의 한 단면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부교역자들은 교회와 담임 목사의 종이며 기계 부속품과 같이 쓰다가 성능이 다해 내다 버리면 되는 존재처럼 취급된다. 인격적 대우는 고사하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사회의 일반 직장에서도 하지 않을 짓들이 교회에서 암묵적 동의하에 버젓이 벌어진다. 그런데도 이 땅의 수많은 젊은 사역자들은 오늘도 전임 전도사가 되고 목사가 되고 교구 목사가 되고 담임 목사가 되는 상승의 허영을 좀비처럼 좇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영혼이 담임 목사와 선임 목사들에게 '탈탈' 털려야 하는 말 못 할 아픔이 강이 되어 바다를 이룬다.

저자는 말한다. 목사는 사명을 좇을 때 행복하다. 사명이 아닌 아무개 대형 교회의 목사라는 타이틀과 그 직함 속에 따라오는 사택과 높은 사례비를 추구할 때 목사는 목사가 아닌 '먹사'가 된다. 저자의 날선 가르침이 사뭇 매섭다. 이야기하는 현실이 저자가 꾸며 낸 거짓이나 과장이 아니라 실제 한국 교회의 현장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한 명의 신자로서 읽는 내내 아팠다. 불편한 진실이 가져다주는 반박 불가의 팩트라서 더 그렇다.

 

 

목사직을 그만두고 편의점 알바를 했다. 면접을 보기 위해 이력서를 내민 저자에게 연세 지긋한 사장님이 "목사가 이런 일할 수 있겠어?"라고 반문하신다. 힘든 일 한 번도 안 해보고 매일 성도들에게 "우리 목사님! 주의 종님!"이라고 상전 대우만 받은 목사가 편의점에서 라면 찌꺼기 비우고, 바닥 청소하고 진상 손님 맞이하는 소위 3D 업무할 수 있겠냐는 뼈 때리는 질문이다.

저자도 독자인 나도 서글퍼졌다. 도대체 한국의 목사들이 불신자들에게 어떻게 비쳤으면 그들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서슴지 않게 나올까!

이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며 생계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살아냈다.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이 지금껏 사명이 아닌 야망을 위해 살아온 사람임을 깨닫는다.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왜 살아야 하고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지와 같은 실존과 부르심의 물음이 삶의 지평 속에서 만나 부딪쳤다. 신앙과 신학이 충돌해서 사방으로 파편처럼 흩어졌다. 목사가 아닌 일반 신자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찐' 사명을 찾는 작업이 이어졌다.

90년대와 2000년대를 정점으로 최고의 성장세를 구가했던 한국 개신교는 어느새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주일 학교가 없는 교회가 태반이다. 청년들의 출석률은 반 토막 난지 오래고 30~40대 청장년들도 교회를 외면한다. 저자는 한국 교회를 침몰하는 배와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라! 한국 교회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책의 곳곳에 녹아 있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안타까움으로 쓴소리를 마다 않는다.

저자는 인간의 전통과 관습, 제도의 틀 속 썩을 대로 썩어 문드러진 한국 교회 부패의 참상 앞에서 성경적 교회로의 회복과 회귀를 꿈꾸며 자신의 삶을 향한 하나님의 진짜 사명과 소명을 찾았다. 목사의 옷을 벗고 말이다.

한나절 만에 완독했다.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았고 전부 나의 이야기 같다. 용기가 없어 쓰지 못한 이야기를 저자가 대신 써준 것 같아서 읽는 내내 감사했다. 야망이 아닌 사명을 찾은 저자가 그 사명대로 잘 걸어가길 빈다. 돈과 명예와 권력, 쾌락을 사명처럼 여기며 목숨 거는 이 시대 오염된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이 작은 책이 영적 카운터펀치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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