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 유대인 5000년 지혜의 근원 & 파워의 원천
샤이니아 지음, 홍순도 옮김 / 서교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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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의 <잠언>과 함께 유대인 지혜의 경전이라 불리는 책, <탈무드>. 유대인 5천 년의 역사 속 표표히 흐르고 있는 지혜의 물줄기는 실로 그 원천이 깊다. 탈무드는 매우 방대한 책이다. 책은 인간사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한 다양한 교훈과 금빛 조언으로 수놓아졌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탈무드를 읽히고 가르친다. 그만큼 유대인들에게 탈무드의 권위는 '토라'로 불리는 모세 5경 다음으로 높다.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명사들의 대부분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이제 새롭지 않다. 천재적 인물의 다수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그들에게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유대교 신앙에 대한 경외와 탈무드 가르침에 대한 수용이다.

이 책은 방대한 탈무드 원전 속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내용들을 뽑아서 현대인들의 삶에 적확하게 대비시킨다. 인간관계와 가정, 육체와 도덕, 사회생활에 이르는 주요 테마는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존재들이 배우고 깨달아야만 하는 금과옥조다.

책은 마치 이솝우화와 같이 짤막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지루하지 않고 매우 재미있으며 동시에 머리를 때리는 교훈이 농축되어 있다.

탈무드의 핵심은 "내가 행하기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요구하지 마라!"라는 것이다. 황금률이다.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대접하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우리 사회가 갖는 불행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요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에 있다. 정작 나는 하기 싫으면서 남에게 그 일을 하라고 강요하며 등 떠미는 사회는 불행하다.

이는 곧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성경의 가르침으로 확장된다. 이웃을 나의 몸처럼 아끼고 돌보는 마음이 있다면 결코 내가 하기 싫은 궂은일을 떠넘기고 강요하지는 못한다. 이처럼 간단한 깨달음이 삶의 지평 속에 풀어지지 못하기에 나와 내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극단적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병폐가 사회에 만연하다.



육체 생활에 대한 교훈을 말하는 장에서 독특한 통찰을 발견한다. 조금씩 자살한다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유대인들은 사람이 조금씩 자살할 수 있다고 여겼다. '매사에 지나치게 고민하거나 후회하여 생기를 잃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을 잃어버려 마침내는 인생을 망쳐 버리는 것'을 사람이 조금씩 자살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쩜 이렇게 인간의 면모를 깊이 꿰뚫어 볼 수 있었을까 그 깊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구약 성경의 지혜서인 잠언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 유대인들은 근심과 걱정, 후회, 부정적 감정 속에 빠져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자신의 생명을 조금씩 갉아먹는 점진적 자살임을 알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 그에 발맞추지 못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의 삶은 온갖 걱정과 근심, 부정적 감정에 함몰되어간다. 1년 후를 걱정하며 10년 후의 삶을 미리부터 겁낸다. 삶의 즐거움은 어느새 소멸된다. 탈무드는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유대인들은 영원히 살지 못함에도 영원히 살 것만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가 인간임을 정확하게 인식했다. 100년 후에는 우리 모두 이 세상에 없는 존재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이 새롭게 환기된다.

유대교 랍비들은 말에 관한 교훈도 전한다. 한번 내뱉은 말은 활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다고 했다. 말을 자제함에 있어서의 중요성이다. 항상 신중하게 생각하며 말하는 것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의 전형이다. 탈무드에는 까불거리는 혀가 온몸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교훈이 가득하다. 내게 깊이 각인된 교훈이다.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대화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생각 없이 쏟아내었던 수다쟁이 시절이 떠올라 얼굴이 달아올랐다. 과묵함의 가치와 여백의 미학을 모르던 시절 대화의 빈 공간을 참을 수 없었기에 쉴 새 없이 재잘거렸다. 그만큼 미성숙했다는 증거다.

지혜가 여기 있으니 와서 지혜를 배우라! 책이 이와 같이 우리에게 손짓한다. 훌륭한 스승이 부재한 시대. 훌륭한 책 한 권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음을 믿는다. 그리고 탈무드가 바로 이처럼 현대인들에게 좋은 스승이 되어 줄 수도 있다. 첨언하자면 기독교 신앙의 유무와 상관없이 탈무드를 구약 성경 잠언과 함께 펼쳐놓고 읽어보기를 권한다. 지혜가 꿀처럼 떨어지는 신세계를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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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핵심요약집 - 핵심키워드만 모아 20일 합격! 2023 에듀윌 사회복지사
손용근 외 지음 / 에듀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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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윌에서 사회복지사 1급 시험 준비를 위한 또 하나의 교재를 출간했다.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교재는 총 3가지의 커리큘럼을 갖는다. 첫 번째는 통합 이론서, 두 번째는 단원별 기출문제집, 마지막으로 오늘 리뷰하는 핵심요약집이다.

먼저 통합 이론서로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을 위한 8과목의 기본 이론과 개념을 학습한다. 이후 단원별로 이전에 출제되었던 출제 빈도가 높은 기출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핵심요약집을 통해 시험 직전 개념을 최종 정리하는 순서로 시험에 대비토록 했다.

얼마 전 단원별 기출문제집을 볼 수 있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기출문제집을 통해 에듀윌 출판사가 사회복지사 수험집 발간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느꼈다. 이번 핵심요약집 역시 시간이 없는 수험생들이 시험 직전까지 붙들고 정리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수험서다.

구성은 우선 1급 시험 8과목의 주요 핵심을 간략하게 간추렸다. 과목수가 많기에 내용이 방대해서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할지 막막할 수가 있다. 하지만 본서는 각 과목과 단원에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개념을 노트 정리하듯 요약해서 실었다. 공부시간이 부족하거나 시험일이 가깝게 다가왔을 때 묵직한 통합 이론서보다는 이렇게 간략히 정리된 핵심요약집이 가진 장점이 극대화된다.

메인 페이지는 하나의 테마에 3개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과목에 등장하는 '심리 사회이론' 이라는 주제를 공부한다. 우선 이 주제가 최근 6개년 동안 얼마나 자주 출제되었는지에 대한 출제 리포트를 제시함으로써 학습자에게 이 주제를 공부하고 숙지해야 할 필요성을 던진다.

이어서 나오는 키워드 공략 포인트는 해당 주제가 어떤 방법으로 출제될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다. 마치 1타 강사의 쪽집게 첨언을 듣는 것만 같다. 더불어 <2023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핵심요약집>이 가진 가장 매력적인 구성 중 하나는 바로 '정답 잡는 오답노트'다.

수능 시험을 준비할 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것이 바로 오답노트 준비의 중요성이다. 문제 풀이를 하다가 틀린 문제를 반드시 오답노트로 정리해 놓으라는 것! 그래야지만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왔을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에듀윌은 바로 이러한 오답노트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해당 주제가 몇 회차 시험에 나왔고 어떤 식의 틀린 선지로 제시되었는가를 알려줌으로써 정답 찾기의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메인 페이지를 지나 세 번째 단계로 가면 필수 문제 점검 코너를 만난다. 기출회가 적혀있는 1~2개의 필수 점검 문제는 출제 빈도의 중요성을 생각해서 반드시 익혀야 하는 문제로서 실렸다. 이렇게 과목당 중요 테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하여 하나의 주제를 머릿속에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책의 백미는 교재 앞부분에 부록과 같이 붙어있는 작은 노트다. 키워드에만 집중할 때 자칫 놓칠 수 있는 개념과 개념의 흐름, 관계를 한눈에 파악하고 연결시킬 수 있도록 만든 '핵심 개념 구조화 노트'다. 이 부분을 보며 감탄했다. 왜 에듀윌이 수험서 출판 시장의 강자인지를 발견한다.

하나의 메인 테마와 그것을 설명하고 보충하는 개념들을 마치 말린 굴비를 한 줄에 엮은 듯 도식화하여 보여준다. 이 소책자야말로 시험장에 들어가서 시험지를 받기 전 마지막으로 훑어볼 수 있는 최적의 자료다. 이것이야말로 다년간의 현장 출판 경험이 만들어 낸 탁월한 기획임과 동시에 철저히 학습자 본위의 깨알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인간을 돕는 학문으로서의 매력이 사회복지학이 가진 가장 큰 메리트고 장점이다. 현대 산업사회가 철저히 기계화되고 자동화되어 가지만 분명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사회복지 업무이며 현장에서 그 일을 수행하는 사회복지사다.

가까운 미래에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 도전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 마음 속에 간직한 자격시험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제적인 응원군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에듀윌 사회복지사 1급 통합 이론서와 단원별 기출문제집, 핵심요약집, 3종 세트를 가지고 공부한다면 합격률 40%가 안된다는 다소 어려운 사회복지사 1급 시험도 거뜬히 치러낼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는 것은 책을 펼쳐들었을 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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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강해 세계기독교고전 22
알렉산더 화이트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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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주권과 그분의 말씀에 대한 말할 수 없는 사랑을 간직한 개혁신학이 꼽는 6개의 신조와 신앙고백이 있다. 그중 하나가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이다. 소교리문답은 어린이들과 초심자들의 교리 교육을 위해 성경의 핵심을 107개의 질문으로 압축한 문답집이다.

오랜만에 CH북스의 세계 기독교 고전 시리즈가 나왔다. 19세기와 20세기를 살다간 스코틀랜드의 목회자 '알렉산더 화이트'가 집필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강해>다.

몇 해 전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토마스 왓슨'의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해설>을 읽었다. 해설과 강해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하며 옛 책을 소환한다. 왓슨은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통해 직접 요리문답 작성에 참여한 집필자다. 그렇기에 내용면에서 더 집약적이고 자세하며 분량 또한 상당하다.

반면 이 책은 저자의 설명보다는 지금껏 살다간 저명한 청교도들과 개혁교회 신학자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소교리문답으로 표현되는 성경적 질문에 답한다. 내용 또한 왓슨은 38문까지만 다룬 반면 화이트는 십계명과 주기도문의 107문까지 모두 기록했다.

신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법한 제1문은 사람의 으뜸가는 목적을 밝힘으로써 인간의 참된 정체성을 드러낸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이 이 땅에 보내진 인간 삶의 근본 목적이라는 것!

이 책을 펼친 당신의 존재 목적이 바로 이와같다는 존재의 실존 이유가 독자를 지긋이 압박한다. 고통스럽기보다는 기분 좋은 압박감이다. 인간 감정이 터질 듯 고양된 19세기 유럽의 시대 상황 속에서 신적 본위로 신자의 어긋난 삶의 추를 재정렬하도록 이끈 소교리 문답의 위상이 빛난다.

소교리문답을 보면 한 가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책이 일정한 주제의 형식 속에서 앞뒤 내용과 연결성을 갖는다는 점이다. 질문하고 답하는 가운데 성경이 말하는 핵심 진리를 간략하게 추려 녹였다. 인간의 목적과 성경의 필요성에 이어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설명하는 신론이 등장한다.



제4문을 통해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라는 물음에 이른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존재'는 오직 하나님께만 사용할 수 있다. 피조물들은 참된 존재가 아니라 존재의 그림자들이고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 오직 하나님만이 존재하신다."(굿윈) p29


실존의 실상을 말한다. 실존의 실상은 오직 하나님이며 인간의 실존은 허상이다. 하나님의 공유적 속성과 비공유적 속성을 통해 인간의 현 위치를 자각토록 만든다. 시쳇말로 '현타'다. 묵직한 둔기로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 소교리문답에서 인간 실존의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답을 발견할 줄이야!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철인들과 현자들이 그렇게나 애써 찾았던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이 소교리 문답, 아니 성경 속에 있다. 소교리문답 1문을 통해 인간은 이 세상에 아무 의미 없이 '툭' 던져진 존재가 아님을 발견한다. 참된 인간 실존에 대한 문제와 고민은 4문을 통해 결국 하나님으로 수렴된다.

실존의 실상인 하나님이라는 거울을 통해서만 비로소 인간 실존은 실상이 된다. 그 안에서 자신과 타인의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참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세상은 각종 고문 도구가 즐비한 곳이 아니라 그분이 나를 행복하게 살다오라고 보내신 살만한 곳이라는 세계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점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성경과 함께 오늘 리뷰하는 책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강해>에 나온다.

혹자는 말한다. "교리는 고리타분하고 건조하며 딱딱하기에 필요 없다. 교리를 공부하는 대신 성경 공부를 해야 한다!"라고...

"나는 배운 신자가 아닙니다!"라는 인증 발언이며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말이다. 성경의 핵심을 간추려 뽑아놓은 것이 교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교리를 공부하는 것은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다.

신자가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지침 중에 교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 첫걸음으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 문답은 매우 좋다. 그리고 알렉산더 화이트의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 강해>는 다양한 청교도와 개혁교회 신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진리의 정수를 담았기에 더없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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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행성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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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이다. <행성>은 <고양이>,<문명>에 이어지는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명성만 듣다가 처음으로 그의 책을 만난다.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스토리텔링의 대가답게 처음부터 흡입력이 대단하다.

한 광신주의자로부터 시작된 사건이 단초가 되어 내전이 발발했고, 인류 문명은 순식간에 와해된다. 문명이 사라진 세상은 설치류인 쥐들의 세상으로 뒤덮였다. 주인공은 화자로서 인간이 아닌 암고양이 '바스테트'다. 이마에 제3의 눈이라는 기계장치를 이식했고, 이를 통해 인간과 소통하며 인간의 지식을 배우고 흡수할 수 있는 일종의 초능력을 지닌 비범한 고양이다.

온 세상이 쥐 떼로 뒤덮인 가운데 바스테트 일행은 자신들의 고향 프랑스를 떠나 배를 타고 항해하여 미국 뉴욕에 이른다. 전작 <고양이>와 <문명>의 이야기가 끝나고 <행성>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전작과 연속성이 있지만 굳이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만큼 작가의 스토리 구성력이 환상적이리만치 탁월하다.

35일의 항해 끝에 도착한 뉴욕 또한 쥐 떼로 덮여있다. 남은 인간들은 뉴욕의 높은 빌딩에 갇혀 쥐 군단의 공격을 방어하며 연명한다. 바스테트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뉴욕 빌딩의 인간 공동체에 합류하게 되고 이후 시시각각 조여오는 쥐 군단의 공격에 맞서 위기에 빠진 인류 문명의 회생을 위해 다양한 노력과 모험을 시도하게 되는데...

고양이 바스테트가 가진 제3의 눈은 고대 이집트의 '호루스의 눈'을 연상케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알 수 있는 전지적 지혜의 전시안을 가진 바스테트는 그가 가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통해 인류의 모든 지혜에 접속한다.

책의 곳곳에서는 바스테트가 위기의 순간을 맞아 지구와의 소통, 자연과의 합일, 우주와의 교류를 행하는 장면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바스테트는 육체에 갇혀있지 않고 물질을 초월할 수 있는 순수한 정신을 통해 인류를 위기의 순간에서 구해내는 구세주로서 묘사된다.



저자는 촌각을 다투는 쥐 군단의 위협 속에서도 자신들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이익을 위해 이전투구하는 살아남은 인간 집단의 모습을 통해 인간 문명의 패악성과 내면적 취약성을 비꼼과 동시에 종간 소통을 말한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동물과 동물의 소통과 평등, 모든 차별의 종식이다. 신이라는 절대자가 없어도 인간은 스스로가 가진 무한 잠재력과 가능성으로 충분히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 완벽한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

책의 메시지는 범아일여, 범신론적 세계관의 극치다. 만물 안에 깃든 신성, 자연과의 합일을 통해 인간이 곧 우주이며 신이라는 인간 잠재력의 극대화를 외치며 내면 안에 잠든 신성을 깨운다. "절대적인 신적 존재는 없다. 당신이 곧 신이다!"

이렇듯 살아남은 항서류와 설치류의 대결구도 속 책의 이면에 숨겨진 저자의 메시지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독자 포인트다. 온 땅을 뒤덮은 쥐 군단은 병든 인간 본성의 상징이며 결과물이다. 세계의 절멸이라는 직접적 도화선이 된 내전은 어느 광신주의자의 어린이 학살로 시작되었다. 참된 정신이 마비된 광적 행위가 인간을 파멸로 몰았다. 결과는 뼈아프다.

저자는 아나키스트이며 무신론자로서 인간 이성의 빼어남과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허구의 신을 마음껏 희화화하며 인간의 절대성과 무한 잠재력을 신뢰한다. 반면 참된 이성을 망각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동시에 일갈한다. 자신들의 욕심과 이기적인 탐욕의 결과가 빚어낸 끔찍한 현상을 목도케하는 장치로 쥐를 사용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작중 인간들은 쥐고기를 단백질 공급원으로 취식한다. 자신들이 만들어 낸 '죄로서의 쥐'를 먹는 인류에 대한 풍자이며 문학적 메타포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베르나르를 연호하고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지 이유를 알 것만 같다. 흥미 있는 킬링타임용 소설로만 정의하기에는 책이 너무 아깝고 집필에 들어갔을 저자의 노력이 허망하다. 요 며칠 재미있게 잘 쓰인 종교 철학서 한 권을 만난 것 같다.

역사와 자연 철학, 영지주의와 같은 고대종교와 불교, 힌두교, 기독교, 뉴에이지 세계관을 적절하게 혼합하고 패러디한 작가의 박학다식함과 문학적 상상력, 위트가 신선하다. 역시 세계적 글쟁이 다운 면모다. 책의 곳곳에 숨겨진 인문학적, 종교적 코드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그의 전작들이 궁금하고 후속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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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실무 엑셀 + 파워포인트 + 워드 & 한글 - 개념은 쉽게, 기능은 빠르게, 실무활용은 바로_현장밀착형 입문서 (모든 버전 사용 가능)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시리즈
전미진.이화진.신면철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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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간 실용서를 출판하고 있는 '한빛미디어'에서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실무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한글>을 출판했다. 기존 각 권으로도 출판된 바 있는 책들을 합본으로 모은 기획이다. 엑셀만을 설명하는 책을 본 적이 있다. 엑셀 초심자들이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순서대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이번에 파워포인트와 워드&한글까지 함께 수록된 합본을 만났다. 역시 책의 구성은 동일하다. 초심자들을 주요 독자층으로 타깃 했다. 엑셀을 알면 한글보다 엑셀이 더 편하다고들 말한다. 엑셀로 능숙하게 문서를 작성하고 표를 만들며 각종 복잡한 함수식을 이용해 데이터를 뽑아내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부럽다.

저자는 문서작성의 기본을 설명하고 이어 엑셀의 강점인 수식과 함수 활용법을 강의한다. 차트, 데이터베이스 관리까지 가면 조금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가능한 쉽게 설명하려고 했기에 차분하게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히는 데 무리가 없다.

파워포인트는 어떤가? 학교나 회사에서 멋진 PPT를 가지고 발표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파워포인트에 욕심이 난다. 사실 기본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한글을 어느 정도 다뤄 본 사람들은 한글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눈치(?)껏 조작해서 세련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조악스럽지도 않은 평범한 PPT 자료 정도는 만들어낸다. 나 또한 그렇다.

사실 이것은 엑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고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 않는가! 기왕이면 더 멋지고 가독성 좋은 문서를 만들어낼 때 유저의 능력이 빛을 발한다. 그렇기에 본서의 가치가 크다.



다양한 프레젠테이션 시각화 방법 및 꾸미기와 슬라이드를 정리하고 저장하기까지의 방법을 매우 자세하게 설명한다. PPT 초심들에게 있어서는 슬라이드 안에 텍스트를 넣는 작업보다 표와 차트, 오디오, 비디오 등의 멀티미디어를 삽입하는 기술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책은 이러한 문제들을 철저히 독자의 입장에서 헤아렸다. 엑셀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시 그림을 두고 작업의 프로토콜을 성실하게 설명한다. 저자의 잡은 손을 놓치지 말고 따라오라는 의미다.

마지막 챕터는 워드&한글이다. 한글은 이제 대중화된 문서 작성 툴이다. 그런 한글에 비해 워드는 사용하는 사람만 사용하는 것 같다. 나부터 그렇다. 한글 사용에 워낙 편하게 길들여져 있다 보니 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워드의 필요성을 잘 못 느낀다.

한글을 어느 정도 다루면 워드에 접근하는 것이 아주 어렵지는 않다. 워드&한글의 쓰임새와 사용법 또한 앞의 도구들과 동일하다.

책의 장점은 첫째는 수준을 철저하게 초심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점이다. 책의 제목과 같이 '회사에서 바로 통'할 수 있도록 매우 평이하게 구성했다. 이는 다양한 예제 그림과 상세한 순서를 곁들여 설명하는 부분에서 빛난다.

둘째는 문서작성 삼총사라 불리는 대표적 툴을 합본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교본을 찾을 필요가 없이 책상에 이 책 한 권만 올려져 있으면 된다.

셋째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나온 모든 버전을 망라해서 설명하기에 버전과는 상관없이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각 챕터마다 우선순위 기능을 설명함으로써 중요한 부분을 강조한다는 것과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핵심기능을 꼭 집어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사실 네 개의 도구들을 단기간에 마스터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내용이 제법 많다. 한 번에 외우기는 어렵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책을 펼쳐놓고 사전 찾듯 찾아가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이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요즘 엑셀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오래전 배웠던 엑셀의 기억을 되살리곤 하지만 막힐 때도 많다. 그때마다 본서를 펼친다. 답답한 난제 끝에 해답을 찾아보는 듯한 즐거움과 시원한 지적 쾌감을 느낀다. 문서작성의 시간이 진땀 빼는 고통과 짜증의 시간이 아닌 아름다운 결과물을 창작해 내는 환희의 순간이 되도록 만드는 마법!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실무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한글> 한 권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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