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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양을 먹이라 - 어린이 신앙 교육을 담당하는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ㅣ 잉글랜드 P&R 3
찰스 H. 스펄전 지음, 김효남 옮김 / 지평서원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개신교 주일학교의 학생 수 감소가 예사롭지 않다. 코로나를 거치며 급감하는 폭이 더 가파르다. 이 상태로 가면 2030년에는 한국 교회 주일학교의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른다.
재잘재잘 쉴 새 없이 떠드는 어린이들을 매주일 교회에서 만난다. 다름 아닌 교회 주일학교 학생들이다. 어린이들의 얼굴을 보며 동시에 머릿속에서는 주일학교 급감의 어두운 뉴스가 오버랩된다.
위기와 고난의 순간, 다양한 프로그램과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적 방법론 속에는 해답이 없다. 교회학교 위기 극복의 유일한 해법은 back to basic!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뿐.
기본으로 돌아갈 때 그 안에 답이 있다. 그 정답을 따뜻하면서도 명쾌한 어조로 들려주는 탁월한 저작을 만난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과 더불어 마지막 청교도라 불리는 설교의 황태자 '찰스 스펄전' 목사님의 저작 <내 어린양을 먹이라 / 찰스 스펄전 지음 / 지평서원 펴냄>이다.

이 책은 찰스 스펄전 목사님의 교회 주일학교 교사, 부모들을 위한 설교로 탄생했다. 저자의 평생의 목회 관심은 신자의 회심이었다. 목회의 꽃이 신자의 회심이어야 한다는 사실이 생소한 이 시대에 저자는 특별히 어린 영혼들의 회심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죄에 대한 명확한 자각과 믿음과 은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어린 시절 바른 성경 말씀과 건강한 교리를 통해 성령의 은혜가 주어질 때 한 영혼의 본성이 바뀌며 평생 하나님 안에서 바른 신자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렇다면 어린 영혼들에게 이것을 가르쳐야 할 것 아닌가? 책을 통해 주일학교 목회자와 교사들에게 주어진 주요한 사명 두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어린 영혼들의 회심과 구원이며 둘째는 그들이 참된 신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책은 8개의 챕터로 나뉜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우리에게 맡겨진 교회 주일학교 어린 영혼들이 갖는 무게감과 소중한 가치를 예수 그리스도의 삶 안에서 배우도록 이끈다.
어린이의 회심과 구원이 갖는 의미는 성인의 그것과 비교할 때 결코 가볍지 않다. 어린이들이 내게로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어린 영혼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이 어떠한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저자는 복음, 즉 십자가의 대속교리를 가르치라고 당부한다. 속죄의 필요성은 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선행된다. 아이들의 눈치를 보며 죄에 대한 이야기를 회피하거나 무마시키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으며 이는 아이의 영혼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설교의 황제가 들려주는 4장부터 7장까지의 내용은 성경에 등장하는 본받을 만한 인물들의 이야기다. 다윗, 디모데, 사무엘, 오바댜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 어린 시절 성경을 배우고 알았던 믿음의 사람들이다. 특별히 오바댜의 이야기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악녀 이세벨의 살기 속에서도 믿음의 줄타기를 행했던 조용한 성정의 사람 오바댜의 꺾이지 않는 신앙은 어린 시절부터 하나님을 경외한 삶으로부터 형성되었다.
마지막 8장은 수넴 여인의 죽은 아들을 살린 엘리사의 이야기다. 너무 익숙한 이야기가 떨리는 정동으로 다가온다.
"같이 살든지 같이 죽든지!"
수넴 여인의 죽은 아들의 싸늘한 몸에 자신의 몸을 포개며 온기를 전하는 엘리사의 모습 속 같이 죽어 싸늘이 식어가든지 아니면 같이 살아서 따뜻한 온기를 되찾든지의 일사각오 정신이 배어있다.

어린 영혼들은 회심을 경험할 수 없고, 구원과 속죄의 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크나큰 오해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은 복음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누군가는 척박한 황무지를 기경해야하며 씨앗을 뿌려야 한다. 어린이라는 밭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책임과 사명이 주일학교 목회자들과 교사들에게 주어졌다. 스펄전 목사님은 교회 주일학교 교사들의 사명은 하늘의 생명을 죽은 영혼에 전달하는 하나님의 도구로서 쓰임 받는 고귀한 일임을 강조한다.
어린 시절은 은혜가 가장 탁월하게 나타나는 시기로서 영적 골든타임이다. 한국 교회 주일학교 위기론의 한 가운데에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성을 찾을 수 있는 너무나 귀한 저작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린다. 주일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어린 루터, 어린 칼빈, 어린 츠빙글리가 어디에선가 준비되고 있다. 이 일에 도구가 되는 영광이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