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우스 로마사 1 - 1000년 로마의 시작 리비우스 로마사 1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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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 리비우스' 는 로마의 위대한 3대 역사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러한 그가 평생의 역작으로 남긴 리비우스 로마사는 수 많은 로마의 역사를 다룬 저작들 가운데서 역사성과 사실성, 그 문학성에 있어서 단연 두각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그의 일생에 142권이라는 어마무시한 방대한 분량의 집필을 이루어 내었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이 소실되고 현재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그 재미와 문학적 가치에 있어서 탁월함을 인정받은 1-5, 21-45권까지 총 35권이다.  

보통 역사서라고 하면 매우 딱딱하고 지루하며 수 많은 연대와 어려운 지명, 인명들이 등장하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사실들의 나열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오해 아닌 오해는 우리 나라 역사 교육의 맹점 속에서 양육되어진 세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본서는 이러한 독자들의 오해를 한번에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는데 그것은 책을 펼쳐 드는 순간 마치 빠져 나올 수 없는 재미와 몰입감을 통해 마법의 미로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동시에 독자는 한편의 역사 서사시와 같은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로마의 유구한 역사를 탄탄한 문학적 구성과 화려한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저자의 천재성을 엿보게 된다. 본서는 역사서 본연의 임무인 사실성과 객관성 그러면서도 결코 독자들의 한눈 파는 것을 불허하는 이야기 전개의 긴박성과 치밀함, 흥미의 요소까지 매우 균형감있게 다룸으로서 역사서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다양한 조건에 있어 동일한 로마의 역사를 그린 여타의 저작들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서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저자인 티투스 리비우스가 로마라는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는 점에 있다. 역사서가 보통 그 후대 사람들의 관점으로 서술되는 것이 보통이라면 본서는 로마라는 당대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직접 그 시대를 살아내며 보고 들은바를 기술한 사관의 현재성에 있다는 점은 본서가 가지는 다른 여타의 로마사-예를들어 '하이켈하임 로마사'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같은-저작들과는 다른 독특함인 동시에 장점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항상 문학적 가치와 재미, 그리고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감있는 저작들을 즐겨 출판하고 있는 현대지성을 통해 1-5권까지의 내용이 수록된 '리비우스 로마사 1'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은 역사와 문학, 인문 고전을 즐겨찾는 독자들에게 마른 하늘에 단비와 같은 매우 귀한 은혜이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본서는 우선 어떻게 로마라는 나라가 세워졌는지에 관한 서술로 시작된다. 어느 나라이건 한 나라가 세워지는 그 건국 배경은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역사적 사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나라를 보더라도 고조선의 단군 신화와 같은 건국에 관한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듯이 로마라는 역사의 가장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주체의 건국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새롭다.
 
실제적인 로마의 건국 시조라고 불릴 수 있는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늑대젖을 먹고 자랐다는 이야기등은 마치 고조선의 건국 신화 속에서 환웅이 곰이 사람으로 변한 웅녀와 결혼해서 단군을 낳았다는 것과 같은 신화와 우화적인 레토릭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로물루스를 통한 로마의 건국은 곧 왕정의 시대를 열었고, 244년에 걸쳐 왕에 의해 다스려지는 초기 로마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러면서 본서의 1권을 통해 미모와 정숙한 여인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루크레티아'에 대한 로마 왕 타르퀴니우스의 아들 섹스투스의 능욕 사건은 로마 왕정의 마지막을 고하는 사건의 단초가 되며 뒤이어 왕정을 마무리하고, 권력을 공유하는 두 명의 집정관과 지금의 의회의 기능을 담당한 원로원이 역사의 무대에 전면으로 등장하는 공화정의 막을 여는 계기가 된다.
 
귀족 중심 두 명의 집정관, 원로원, 그 이후 평민 세력의 대변인으로 등장하는 호민관, 국가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임시직인 독재관, 귀족의 권력 집중을 견제하는 기능을 가졌던 집정관급 정무관등의 새로운 직제들이 등장하면서 로마 공화정 역사의 수레바퀴는 계속적으로 굴러가게 된다. 초기 로마의 역사는 왕정에 이어 계속되는 주변 민족들의 침략에 맞서게 되는 전쟁과 정복, 귀족과 평민의 내부적인 계급간 갈등과 투쟁의 역사로 점철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 본서가 2700여년의 시간적 간극을 뛰어넘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키워드는 로마의 건국과 왕정, 공화정 속에서 귀족과 평민간의 갈등, 외세와의 전쟁과 정복으로 표현된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어왔던 지배층과 피지배층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갈등과 대화, 그리고 마침내 협의를 이끌어내었던 당시 로마의 모습은 현대 정치판에 있어서 일종의 데쟈뷰이며 산 교훈일 수 있다. 로마는 귀족의 책임과 평민의 의무를 동일하게 요구했고, 때로는 그것이 성실하게 준수되지 않았기에 갈등했으며 그러한 갈등은 전쟁이라는 외부로터의 위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화합과 통합의 장으로 승화될 수 있었다. 다시말해 국가 내부의 갈등은 외부의 위기로 인해 돌파되어졌고, 로마 사회를 하나되게 만드는 일종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러한 외부의 압력이 눈녹듯이 사라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공정한 토지분배와 개혁과 같은 평민과 귀족간의 권리 싸움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모든 일련의 역사적 사건은 끊임없이 본서의 마지막 5권을 향해 치닫는다.
    
발음하기도 쉽지 않은 헬라적 어감의 수 많은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을 전부 기억할 수도 없고, 인지할 수 없지만 독자들은 그러한 부차적 문제에 눈을 고정하기 보다는 저자인 리비우스가 본서를 통해 말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역사적 본의를 찾으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리라. , 앞에서 말했듯이 딱딱하고 건조한 사건과 인물, 연대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충분히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통해 단지 독자는 숲에서 나무만을 바라보는 세부적이고 협의적 관점이 아닌 광대하게 우거진 울창한 역사의 숲을 광의적이고 통전적인 맥락과 관점에서 관찰할 수 있는 특권만을 감사하게 취하면 그만인 것이다.
 
리비우스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며 시사하는 바는 바로 이와 같다. 권력 투쟁과 암투, 갈등, 그리고 전쟁과 정복으로 점철된 인간사의 축소판을 다름아닌 바로 이 로마사에서 발견하라는 것. 그리고 독자는 이러한 역사의 한 장을 주의깊게 살피며 그것을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삶의 현장 속에서 올바른 삶이라는 형상으로 풀어내고 살아내고자 노력할 때 역사서가 가지는 본래의 가치와 기능,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이리라.
 
어느 시대건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대가 가장 최신이며 가장 발달된 첨단의 문명을 누리며 살아가는 '새 시대'임을 자부한다. 그러나 역사는 그 이전 역사의 재탕일 뿐 해 아래 새것은 없다! 리비우스 로마사는 바로 이와 같이 때로 진부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팩트를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도록 독자를 역사의 한복판으로 초대한다. 그렇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안달이 날 정도로 '리비우스 로마사 2' 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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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디를 행운에 맡기지 마라 - ‘대통령의 통역사’가 들려주는 품격 있는 소통의 기술
최정화 지음 / 리더스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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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로서 다년간 현장에서 세계 최고 정상들의 통역을 담당했던 저자가 배우고 느꼈던 인간 관계에서의 소통의 기술을 담담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독자는 저자가 들려주는 품격 있는 대화와 소통이 무엇이고 그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소통과는 어떠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 본서에서 어떻게 말할 것이고, 어떻게 경청할 것이며 어떻게 나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향기로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별히 각국 정상들의 통역사로서 세계를 이끌고 움직이는 그야말로 세계의 리더들이 가지는 품격있는 대화와 소통의 기술들을 옆에서 바라보며 왜 그들이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들인지에 대해서 우리네 범인들과 그릇부터 다른 그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혼자하는 대화가 아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다양한 경청의 소통,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적절한 유머의 기술,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뜻하고 소소한 관심은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품격있는 대화와 소통의 비법임을 발견한다.

기술된 내용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지만 특별히 나는 본서에서 몇가지 이야기들이 깊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선 현대인들에게 보편화 되어 있는 스마트폰과 SNS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도록 기술된 저자의 가르침은 우리가 두고 두고 마음에 새겨 볼 필요가 있다. SNS 사이버상에서 만나게 되는 수 많은 관계보다는 실제로 목소리를 듣고, 시간을 내어 만나는 것이 진정한 인간 대 인간의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진리이다.

물론 타국이나 타지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예외라고 하더라도 본서의 저자가 말하는 것은 실제로 시간을 내고 노력을 기울이면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조차도 SNS라는 온라인 공간 안에 가둬놓고 관계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현대인들의 진정한 소통부재의 현상을 꼬집는다. '인터렉티브 고독' 즉 SNS라는 상호적인 관계망안에 서로가 연결되어 있지만 혼자서 하는 SNS는 실상 아무하고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혼자만의 상태임을 지적하는 의미로서 이와 같은 거짓된 친밀함은 품격있는 소통은 커녕 현대인의 존재적 외로움과 고독을 더 부채질 할 뿐이라는 것은 정말로 공감가는 내용이다.

또 한가지는 먼저 연락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사람들은 자존심이든 뭐든 내가 먼저 연락하고 내가 먼저 인사하기를 꺼린다는 점이다. 먼저 상대방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나보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직위가 높든 낮든지간에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는 것은 바로 품격있는 소통의 첫걸음이며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사실은 정말로 중요하고 잘 알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천하지 못하는 약점이라는 사실에 대해 내 삶을 비춰보며 동의하게 된다.

소통과 대화에 관한 주제로 가득찬 책이라고 섵불리 판단할 수 없는 이유는 한권의 책 속에 품격있는 대화와 소통의 기술 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진정성 있는 관계에 대한 귀한 통찰이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국제회의 통역사로서 저자가 십수년간 세계 정상들의 곁에서 보고 들은 그야말로 향기를 내뿜는 품격있는 대화와 소통의 참된 모습을 통해 나의 대화와 소통의 민낯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 배려, 진심어린 마음으로 전해지는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계속 찾고 싶고, 함께 있고 싶으며 지속적인 만남을 가능케하는 인격의 향기, 언향(言香)을 통해 발산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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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 쉴 틈 없는 회사의 시간과 숨 돌릴 나만의 시간 사이에서
박인경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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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감성 에세이집이다. 소위 말하는 읽다보면 감성돋는다는 표현이 제격인 책이다. 저자는 치열함과 분주함, 그렇지만 동시에 존재적 외로움이 공존하는 서울이라는 공간 속에서 '직장인' 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아이들과 동료들과 부대끼며 하루 하루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을 살아내는 저자의 진솔하고 담백한 삶의 스토리가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 속에 편안함으로 스케치되고 있다.

힘겨웠던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땅거미가 내려앉아가는 도심의 감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보랏빛 책의 겉표지가 본서의 느낌을 대변한다. 또한 책의 곳곳에 수록된 싱그러운 일상과 고즈넉한 풍경의 사진들은 본서가 말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친근감있게 부각시킨다. 누구나 겪고 있는 그리고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고민들을 함께 고민해보고, 그리고 한번쯤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상의 한가운데서 내 주변의 풍경들을 바라보며 심호흡 한번 해볼 수 있는 삶의 여유를 가져보라고... 

출근, 일, 퇴근, 주말이라는 4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 본서를 통해 저자는 삶의 터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일깨우며 날마다 자신의 밥벌이를 위한 그렇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닌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자신만의 여정을 담담하게 써 내려갔기에 독자는 결코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한편의 일기장 한권을 옅보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본서에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나 삶의 터전을 향해 출근하는 본인을 전사로 표현한다. 삶이라는 전쟁 속에서 오늘도 승리해야하고, 버텨내야하는 그래서 무사히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와야하는 이름없는 전사로서의 삶. 저자는 바로 이러한 서울이라는 익명의 공간 속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 힘겹게 때로는 몸에 부칠 정도의 빡빡함의 시간들을 살아내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직장인들의 텅빈 가슴을 따뜻한 필치로 위로해준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의 꿈과 진로, 이 일을 앞으로 얼마나 더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어느새 아이들의 웃음과 미소에 저절로 다시금 마음의 허리띠를 동여메는 저자의 모습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공감가는 대목이다.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가족의 웃음을 위해서 또 다시 밝아오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삶이라는 전쟁터 한가운데로 당당히 나아가야 하는 우리네 삶.

일하고 싶지만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러한 불평은 분명 배부른 자의 사치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음에 감사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또 다시 달려갈 새힘을 구하며 발을 내딛는 것이리라.

그러나 저자가 본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삶의 빡빡함과 숨통을 조이는 직장 생활의 비애가 아니다. 본서가 독자들에게 베푸는 가장 큰 선물은 오히려 그 반대이다.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선물을 감사하며 즐기라는 것!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이라는 선물이 식상해져간다면 본서는 그러한 매너리즘을 부수기에 충분하다. 나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시간을 더 열심히 살아내야하고, 더 열심히 주변을 돌아봐야하며 더 열렬히 내 주변의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것.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 한권의 힘이 이 작은 책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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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책 쓰기의 힘 - 성공한 사람들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진짜 자기계발
이혁백 지음 / 레드베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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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문화 트렌드는 이제 종이로 된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책에 대해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 되도록 만듦과 동시에 막연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이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손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들려 있고 사람들은 그 작은 화면을 눈이 빠지게 응시하며 자기만의 사이버 공간을 즐긴다.

이러한 최첨단의 정보통신 문화로 대변되는 현대의 상황 속에서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한발짝 더 나아가서 책을 쓴다는 개념 자체가 매우 생소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책 쓰기의 당위성과 유용성, 책 쓰기를 통한 새로운 인생의 펼쳐짐을 역설하는 책 한권을 만난다.

책 쓰기 전도사라 불릴 수 있는 저자는 서울지방 경찰청과 국무총리 경호팀등을 거친 소위 안정적인 전직 경찰공무원 출신이다. 이러한 그가 자신의 안정감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전업 작가 겸 출판 기획사 대표로서의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책 쓰기를 통해서였다.

자신의 삶의 경험과 자신만이 가진 스토리를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풀어냄으로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저자가 강조하는 책 쓰기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저자는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본서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끊임없이 책 쓰기의 유용성을 강조한다. 또한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 하루에 1시간만 투자하고, 책을 쓰기 위해서 자신의 삶의 우선순위를 재편하기를 요구한다. 이것은 어쩌면 책을 쓰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눈코뜰새 없이 자신의 삶을 미친듯이 드라이브해가는 현대인들의 피폐해져가는 일상의 모습 속에 잠간의 여유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본서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1, 2, 4장은 왜! 평범한 우리도 책을 써야하는가? 그리고 책을 쓰면 무슨 변화가 있고 실제적으로 얻는 유익은 무엇인가? 왜! 책 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와 같은 개론적인 부분이다. 그러면서 3장을 통해서는 그럼 책을 어떻게 쓸 것인가와 같은 실제적인 책 쓰기 노하우가 담겨있다.

자기계발과 더불어 책 쓰기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책 쓰기는 국문학을 전공한 전업 작가, 법조인이나 의료인, 대학 교수등과 같은 전문직종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선입견이 과감하게 깨뜨려지고 있다. 그러면서 이제 책 쓰기는 위의 특정인들만이 아닌 일반 직장인, 주부, 학생등과 같은 우리네 주변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소위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죽기 전 자신의 이름 석자가 찍힌 책 한권을 남기고 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본서는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니드를 정확히 읽고, 미래의 작가들을 돕기 위해서 저자가 자신이 먼저 걸어간 길의 경험과 노하우를 허심탄회하게 전해준다. 블로그나 SNS에 이미 짧막한 자신만의 단상들을 적어내려가는 사람들은 이미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격려가 신선하다. 나는 평범하기에 나의 인생은 별로 극적인 것이 없기에 쓸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소리친다.

일단 하루 1시간이라는 시간을 내어 종이 위에 아니면 노트북의 화면 위에 연필이든 키보드 자판이든 무엇인가를 끄적이기 시작할 때 순백의 공간이 75억 인구 중 유일무이한 스토리로 채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그 사람의 제 2의 인생 서막이 열리는 감격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개인적으로 저자가 본서를 통해 전하는 가장 인상깊은 한구절이 머릿속을 맴돈다. 

우리가 독자로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작가로서 나의 이름을 걸고 책 한권이라도 써 본적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언제까지 남이 쓴 책만 읽는 독자로서 만족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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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 세계기독교고전 27
앤드류 머리 지음, 원광연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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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머레이는 19세기 화란의 개혁주의 목회자로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사역한 19세기 대표적인 복음주의 설교자이다. 본서는 그의 대표작들 가운데 CH출판사에서 <하나님만 바라라>와 함께 두권을 합본으로 선보였던 책을 이번에 새롭게 분권하여 출간시켰다. 본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생각하는 겸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성경에 기반한 저자의 깊은 경건에서 우러나오는 진리의 가르침을 기술하고 있다.

책은 총 12chapter 125페이지의 아주 얇은 분량의 저작이다. 저자가 성경을 통해서 발견한 겸손의 진정한 의미는 신자들이 단지 말로만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내가 없어지고 죽어버리는 나 자신에 대한 철저한 부인과 함께 하나님만이 만유의 주인이 되신다는 의식의 전환과 고취, 그리고 그것이 삶으로 고스란히 드러나야함을 말한다. 그러면서 발견할 수 있는 신자의 겸손에 대한 중요한 insight는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은 반드시 나의 동료 이웃들과의 관계 속에서 표현되어지고 증명되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즉, 하나님 앞에서 진정으로 겸손한 신자는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필연적으로 겸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만이 진짜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귀한 통찰이다.

또 한가지 신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신적 겸손의 모범을 보이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 가장 겸손한 삶의 모습은 신자들이 닮아가야할 가장 중요한 신앙의 행태이다. 하나님의 어린양으로서의 지극히 순수한 겸손은 그것과는 대조되는 교만에 의한 죄로 인해 부패하고 타락한 인간의 구속을 위한 하나님의 구속사의 가장 핵심 요지이다. 하나님과 그분의 아들 예수께서 겸손하지 않으셨다면 어찌 인류 구원이라는 위대한 마스터 플랜이 실행될 수 있었겠는가?

마지막으로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겸손의 모습이다. 저자는 누군가가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신자로서 겸손한 사람인가를 확인할 때 그 사람이 일상 속에서 무심코 행하는 그의 언행을 통해서 쉽게 확인되어진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의미 없이 내던지는 일상의 모습이 바로 그 사람의 겸손을 측량하는 하나의 척도가 된다는 것.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에 박수를 보낸다. 진정으로 겸손한 신자의 삶은 그 삶 자체가 이미 겸손이라는 신앙적 덕목에 깊이 침잠해있기에 일부러 겸손한 척 가식적인 쇼를 하지 않아도 일상의 삶 자체에서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한 삶의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본서를 통해 겸손의 진정한 성경적 의미를 배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의 삶 속에서 나는 얼마나 겸손한 사람인가?를 자문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못견뎌하는 상황은 바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누군가가 나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을 때, 내가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그래서 더더욱 나를 드러내고 싶을 때...바로 이때가 본서가 말하는 진정한 겸손의 덕목을 삶의 지평 속에 풀어놓아야 할 때이다. 저자는 이렇게 누구도 나를 돌아보지 않고 고통과 고난, 소외와 무관심의 시간에 오직 나를 인정하고 나의 가치를 존중하며 격려하고 위로하는 하나님의 영광만을 구하는 신자의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태도는 신자의 삶이 정해진 선로를 탈선하지 않고 신앙의 여정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장치 가운데 하나이다.

나의 이름, 나의 명예, 나의 지위, 여기 저기 나 좀 알아 봐주기를 갈급해하고 남보다 조금 더 상석에 앉기 위해서 아우성 대는 자기 드러냄의 세상속에서 겸손의 덕목은 분명 매력 없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은 복음을 수용한 신자들에게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 자아 부인의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의 현장 속에서 신자가 바라보아야 할 가장 핵심적 가치는 바로 하나님의 보좌 우편을 버리시고 낮고 천한 인간의 몸으로 incarnation하신 하나님의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그 신적 겸손의 비밀을 내 삶 속에투영시키는 것 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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