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고 앉아있네 6 - 김대수의 사랑에 빠진 뇌 스낵 사이언스 Snack Science 시리즈 6
원종우.김대수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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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우·김대수 지음, 과학하고 앉아 있네 6(김대수의 사랑에 빠진 뇌), 동아시아



1. 우주만큼 광대하고 복잡한 뇌. 사랑 없이도 얼마든지 생식과 번식활동을 하는 동물들, 남성과 여성의 뇌구조, 인간의 정(精), 특정한 뇌의 회로를 자극하면 분노를 잠재우고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 뇌의 놀라운 적응력과 유연성 등의 주제에 대해 흥미롭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인류사에 있어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인 ‘사랑이란 무엇인가’와 최근에 각광받는 뇌 과학에 대한 유쾌한 대담.




* 메모

-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 의문, 도대체 자연이 뭘까? 115-116쪽 요약
1) 자연은 숨는 걸 좋아한다.
2) 자연에는 로고스라는 어떤 원리가 있다.
3) 모든 것은 변한다 : 예. 같은 강물에 두 번 빠질 수 없다.

4) 음양의 법칙: 뭐든지 양극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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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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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소설, 김승욱 옮김, 스토너, 알에이치코리아



1. 1891년생 윌리엄 스토너의 일대기 소설. 미주리주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종신 교수가 되어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결혼생활과 교수생활이라는 두 레일 위를 달리는 스토너의 삶은 고속전철보다 완행열차에 가깝다. 좌석에 편안히 기대어 차창 풍경을 바라보며 “욕망과 공부”의 욕구를 충족했던 ‘캐서린 드리스콜’과의 연애는 짧았다. 결혼생활의 실패와 딸과 멀어지는 과정, 연인과의 외부적 요인에 의한 갑작스런 이별, 학과 교수와의 불화 등 외면적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의 삶은 도드라지지 않아서 특별했고, 학자로서의 열정은 죽음의 순간까지 식지 않았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약간의 죄의식도 엿보이지만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할 일을 했다. 혁명이 반드시 광장에서 완성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그는 뒤란에서 가장으로, 아버지로, 교수로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래서 위대하다. 잔잔한 감동.


* 메모


- “우리 셋이 함께 있을 때 그 친구(데이브 매스터스)가 뭐라고 했냐면······ 대학이 소외된 자, 불구가 된 자들이 세상에서 도망칠 수 있는 피난처라는 얘기를 했어. 하지만 그건 워커 같은 친구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지. 데이브라면 워커를······ 세상으로 보았을 걸세. 그러니까 그 친구를 허락할 수가 없어. 만약 우리가 허락한다면, 우리도 세상과 똑같이 비현실적이고 그리고······. 우리에게 희망은 그 친구를 허락하지 않는 것뿐일세.” 235쪽


- 그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남들 눈에 틀림없이 실패작으로 보일 자신의 삶을 관조했다. 그는 우정을 원했다. 자신을 인류의 일원으로 붙잡아줄 친밀한 우정. 그에게는 두 친구가 있었지만 한 명은 그 존재가 알려지기도 전에 무의미한 죽음을 맞았고, 다른 한 명은 이제 저 멀리 산 자들의 세상으로 물러나서·······. 그는 혼자 있기를 원하면서도 결혼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된 열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열정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열정이 죽어버렸다. 그는 사랑을 원했으며, 실제로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 사랑을 포기하고, 가능성이라는 혼돈 속으로 보내버렸다. 캐서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캐서린.”
그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거의 평생 동안 무심한 교사였음을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387-3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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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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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식 여행기,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문학세계사


1.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전문 (황금빛 모서리, 문학과지성사)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2. 시인, 기자, 주 이란 한국 대사관 근무 등 계약직 공무원, 2017년 현재 국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대강의 이력만 보아도 그는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 이란의 역사와 문화를 기행문 형식으로 녹여 낸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예전에 경향신문에서 보았었다. 야즈드(선사 시대)-수사(고대)-페르세폴리스(고대)-시라즈(중세)-이스파한(근세)-커션(근대)-테헤란(현대)순으로 정리된 책으로 보니 반갑다.



이란을 옛 페르시아의 영광을 가진 곳이나 아들 부시 대통령이 낙인 찍은 ‘악의 축’으로만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이란은 아랍권 국가들에 비해 그나마 민주주의가 정립된 곳이며 여성들의 권익이나 사회참여도 활발하다. ‘세기’가 아닌 ‘밀레니엄’으로 역사를 더듬는 이란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흥미롭게 읽었다.





* 목차 및 메모


프롤로그 사막 가는 길: 바다를 건너는 낙타처럼, 사막을 건너는 고래처럼


1. 이란 가는 길 : ‘인샬라’와 ‘인저 이란’. 두 얼굴의 이란

이란은 ‘아랍이 되지 않은 유일한 중동’이다. 30쪽

- ‘터로프’와 ‘타기예’
‘터로프’(따뜻한 빈말, 그냥 해본 소리, 일본의 혼네)와 ‘타기예’(하얀 거짓말)는 낯선 충격을 주는 대표적인 이란 문화다. 38쪽 (중략) 그런가 하면 자주 약속을 어기거나 금세 들킬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꽤 많다고 느껴진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잠시 자신의 신앙을 부정해도 된다는 ‘타기예’에서 비롯된 습관이라고도 한다. 39쪽

2. 야즈드(Yazd): 살기 위해 발명한 물과 종교

3. 수사(Susa): 고대 페르시아의 ‘세계사 박물관’


4. 비문을 찾아서: 바위에 새긴 불멸에의 욕망

5. 페르세폴리스: 신이 보시기에 아름다워야 했던 왕중왕의 도시

6. 시라즈: 시와 장미와 와인의 왕국

7. 이스파한: 낙원을 구현한 세계의 절반

8. 커션: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가는 길

9. 테헤란 1 : 혁명의 낮과 밤

“혁명 전에는 밖에서 술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 기도했다면, 혁명 후에는 밖에서 기도하고 집에서 술 마신다.” 262쪽

10. 테헤란 2: 테헤란의 낮과 밤
11. 테헤란 3: 히잡과 스포츠
12. 이란의 절반, 이란의 여성: 여성을 찾아서
- 조선 단발령과 이란 히잡령

13. 노루즈와 라마단 : 이란 최대의 두 이벤트

- 노루즈(Nowruz) : 춘분(양력 3월 20일쯤) : ‘노’는 새롭다, ‘루즈’는 ‘날’이다. 342쪽 춘분은 봄과 생명의 귀환을 뜻한다. 황소자리가 사자자리에 밤하늘을 넘겨 주는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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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문학동네 시인선 84
김민정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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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문학동네



1. 대담하고 경쾌하다. 언어유희를 자주 활용한다. 근데 슬프다. 겉으로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도 속으로 삼키는 눈물이 웃음에 묻어 나온다. ‘씨발, 좆’ 같은 욕이나 비속어도 자주 등장한다. 내가 하고 싶었지만 체면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말이나 상상도 있다. 모든 이가 그런 시를 쓰거나 읽을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는 쓰고 읽는 시도 분명 있다. ‘아름답고 쓸모없기’에 자꾸만 손이 가는 시들.



-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8-9쪽 부분



지자난 겨울 경북 울진에서 돌을 주웠다/ 중략 / 속살을 발리고 난 대게 다리 두 개가/ V자 안테나처럼 돌의 양옆 모래 속에 꽂혀 있었다/중략 // 물을 채운 은빛 대야 속에 돌을 담그고/ 들여다보며 며칠을 지냈는가 하면/ 물을 버린 은빛 대야 속에 돌을 놔두고/ 들여다보며 며칠을 지내기도 했다// 중략 / 제모로 면도가 불필요해진 턱주가리처럼/ 밋밋한 남성성을 오래 쓰다듬게 해서/ 물이 나오게도 하는 돌이었다/ 한창때의 우리들이라면/ 없을 수 없는 물이잖아, 안 그래?// 물은 죽은 사람이 하고 있는 얼굴을 몰라서/ 해도 해도 영 개운해질 수가 없는 게 세수라며/ 돌 위에 세숫비누를 올려둔 건 너였다/ 김을 담은 플라스틱 밀폐용기 뚜껑 위에/ 김이 나갈까 돌을 얹어둔 건 나였다/ 돌의 쓰임을 두고 머리를 맞대던 순간이/ 그러고 보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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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예찬 프런티어21 14
알랭 바디우 지음, 조재룡 옮김 / 길(도서출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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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바디우(대담: 니콜라 트튀옹), 조재룡 옮김, 사랑예찬, 도서출판 길


1. 야구 경기에서 선수, 코치, 감독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는 상황을 벤치클리어링(bench-clearing)이라고 부른다. 글자 그대로 벤치를 비우고 더그아웃(dugout)과 불펜(bullpen)에 있던 선수들이 황소처럼 경기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고참 선수들은 흥분된 선수들을 가라앉히고 상황을 정리한 뒤 대개 5분 안에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물론 이후에 보복성 빈볼이나 퇴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여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사랑은 ‘둘이 등장하는 무대’에서 만남이라는 사건을 통해 ‘우연을 고정’하고 지속적인 ‘선언’(예를 들어 사랑한다는 말)을 통해 사랑의 ‘충실성’ ‘지속성’을 확보하자는 것



이런 주장이 나는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 상황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마운드는 쌍방이 등장하는 무대, 야구경기의 심판은 경기 중의 판정자 일뿐 벤치클리어링이나 사랑놀음에서 객관적인 판단자는 없다. 각자의 입장이 있으며, 그 둘의 입장이 환하게 비추는 서치라이트와 전광판 아래에서 맞붙는 번외 경기. 벤치클리어링을 통해 자기 팀 선수들의 결속력은 단단해지고 승리에 대한 욕망을 강해진다.



2. 그러고 보니 사랑은 야구를 참 닮았다. 연봉협상을 하듯 밀고 당기기, 포수나 심판처럼 마스크를 쓰고 다른 존재를 불러내기,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뻥뻥 야구장 밖으로 홈런을 날리는 타자처럼 사랑은 사람을 흥분시킨다. 빠른 직구만 고집하는 투수도 있지만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장착한 다른 유형의 투수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자유계약선수가 되어 대박을 꿈꾸는 발칙한 상상, 친구 대신 소개팅 나가 눈 맞았다는 대타 홈런, 번번이 실패하는 헛스윙 같은 만남, 불편한 왼손잡이가 우대받는 곳이 사랑의 그라운드다.




* 메모



미틱의 광고 문구 “사랑에 빠지지 않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전사자 제로” 전쟁이나, 우연도 만남도 존재하지 않는 “위험 제로” 사랑에서, 저는 보편적인 프로파간다의 그 수단들과 더불어 안전한 위협이라고 할, 사랑에 드리워진 첫 번째 위협을 봅니다. (중략) 사랑을 짓누르고 있는 두 번째 위협은 바로 사랑에서 모든 중요성을 박탈해버리는 것입니다.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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