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심리 처방전
김은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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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당연한 책임과 희생은 없다.

의무감, 당위성, 책임감. 이것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시대와 문화적인 가치가 만들어낸 개념이다. 때로는 기능적일 수도 있지만 내가 부담을 느낀다면 기능적인 게 아니다. 세상에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없으니까.

pp.30~35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인지부조화 이론을 제안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지적으로 부조화가 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리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태도나 가치를 변화시키려 한다. 즉 선택한 것이 무엇이든 그 선택을 되돌릴 수 없다면 우리는 그 선택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의 단점을 부각시켜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

p.73

어떤 형태로든 삶은 이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잘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은 변화한다. 그리고 나도 변화한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자.

p.81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라는 생각은 대표적인 비합리적 신념이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신념은 나도 모르게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를 덜 아끼고 나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부모에게 짜증이 날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다. 이를 부정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pp.98~99

'반드시 ~해야 한다' '당연히 ~해야만 한다'라는 당위적 생각을 많이 가질수록 심리적 장애를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다. 그러니 '만약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조금 ~할 수도 있다'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당위적인 의미의 말을 선호와 소망으로 바꿈으로써 '이를 충족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라는 것을 깨우치도록 하자.

pp.142~143

타인과의 관계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때로는 서운한 마음이 들거나 나를 함부로 대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시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일 뿐이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런 관계가 좋은 관계다.

건강한 관계를 위한 평행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의 경계 안으로 침투하기보다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삶은 사람 간 심리적 거리가 필요하며, 그 거리가 적절하게 유지될 때 관계도 이어진다.

pp.206~208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자기 감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무의식의 저 어디쯤으로 밀어내버린다. 내 감정을 수용하기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으면서 현재에 살지 않고, 과거 어디쯤에서 지배받고 있는 것이다.

pp.227~228

김은미, <오십의 심리 처방전> 中

+) 이 책은 인생에서 오십 즈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오십 무렵에야말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재정비할 때라는 걸 이야기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세상에서도 너그러운 태도로 경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오십이 되기까지 살아왔던 날들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과 그 순간의 자신을 인정해주는 태도도 중요하다. 세상이 내 마음과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수용하며 오십 이후의 삶에는 넉넉한 마음가짐을 지닐 것을 권한다.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무조건적인 희생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 배려의 힘을 키우며 자기 삶을 통제할 힘 또한 기르라는 것.

마음으로 보고 들으며 작은 변화의 시도를 해보라는 것. 행복한 감정을 만끽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면서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이 책은 오십 즈음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오십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심리학에 바탕을 둔 여러 지혜를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살면서 깨달은 인생의 여러 면모를 수용하며 오십을 기점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볼 때, 스스로를 위한 선택과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결정력이 있어야 함을 말해준다.

짤막한 단상 형식의 글로 구성되어 이해하기 쉽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또 심리학적 근거가 다양한 사례 속에 녹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꼭 오십이라는 나이대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읽어도 괜찮을 듯하다. 저자가 언급한 경청의 자세는 타인을 대할 때도, 자신을 대할 때도 중요하다는 걸 가르쳐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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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앉기를 권함 - 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스즈키 슌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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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여러분이 깨달음을 얻기 전에 이미 깨달음은 이 자리에 있습니다. 깨달음이 드러나기에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은 언제나 여기에 있고, 이를 알아차리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깨달음이 언젠가 닿거나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pp.35~36

여러분의 마음이 맑을 때 그 맑음에 집착하지 말고, 맑지 않을 때 그로부터 도망치려 하지 마세요. 그로부터 벗어나려 애쓸 때 여러분은 맑음에 집착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불성은 소자아가 아니며, 여러분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고 언제나 그 행동을 수용하는 대자아입니다. 무슨 짓을 하든 불성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하, 좋구나. 거기서 잘못된 건 하나도 없다." 깨달음은 언제나 그 본성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pp.56~57

사람들은 실제로는 겪고 있지 않은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어떤 문제를 두려워하거나, 자기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면 여러분은 실제로는 없는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여러분은 참선 수행을 할 때 아무런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자신 안에 밝은 빛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안팎으로 밝은 빛을요. 빛이 비칠 때는 아무런 문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pp.98~99

"모든 날이 좋은 날"은 그가 실제로 살아가는 매일이 '유'와 '무'를 포함하며, 그가 '있다'의 개념과 '없다'의 개념에 만족한다는 의미입니다. 뭔가가 있어도 좋고, 아무것도 없어도 좋습니다.

어쨌든 그에게는 매일이 좋은 날입니다.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있다'도 좋고 '없다'도 좋습니다.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p.142

계율을 지키는 올바른 정신은 그 계율을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를 확신하지 않는 겁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처가 바라는 말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이는 문자 그대로 계율을 지키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불성과 불심을 갖추며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p.167

깨달음은 어떤 특별한 단계가 아니며, 어디에든 존재합니다. 여러분이 어디를 향하든, 깨달음은 그곳에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할 때, 그게 깨달음입니다. 이 점은 우리의 참선 수행과 일상생활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수행은 일상생활의 일부이고, 우리는 일상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p.184

스즈키 슌류, <그저 앉기를 권함> 中

+) 이 책의 저자는 선불교를 연구하고 따르는 스님이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선불교 사상과 명상 및 좌선 수행법을 서양인들에게 전파한 인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좌선 수행을 통해 진정한 자기 찾기의 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저 앉기를 바라고, 그저 앉기를 권하는 것이 기본이고 핵심이다.

불교의 가르침인 '알아차림' 또한 이 책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을 하든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때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의미 있다고 말한다.

'있다 없다, 좋다 싫다, 옳다 그르다' 등의 이분화된 잣대는 좌선 수행에 방해가 되는 생각이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으며, 옳아도 좋고 옳지 않아도 좋다. 매일을 좋은 날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깨달음이란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저자가 그저 앉으라고 권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깨달음은 본성을 의식하는 것으로 우리는 좌식 수행을 통해 우리 자신과 만날 수 있다. 우리의 본성을 우리가 알아차리는 것. 그때 우리는 우리답게 살아갈 수 있다.

저자는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한 수행이 아니라, 좌선과 명상을 통해 우리가 알아차리는 순간을 발견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기를 바란다.

이 책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수행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그저 앉는 것만으로도, 그저 앉는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진짜 나를 만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일상의 매 순간에 집중하는 것, 오직 그 순간에 앉는 것, 그 몰입이 좌선 수행이고 명상 수행이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의 순간을 수행할 때 우리는 우리 내면의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

단순하지만 단호한 지혜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종교를 떠나 자기 내면의 자아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 나답게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감정 소비가 심한 현대인에게, 어떤 관계에서도 애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저 앉기를 권하는 저자의 조언이 위로와 공감이 되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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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점 북두당
우쓰기 겐타로 지음, 이유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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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인간이라는 종족은 산다는 것을 괜히 복잡하게 생각한다. 배불리 먹고 실컷 자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동물은 충분히 만족스러워 한다.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잡아먹힐 걱정없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은가.

꿈 따위는 애초에 가지지 않는 편이 낫다.

재수 없게 불행을 마주쳤다면 그냥 체념하고 몸을 맡기면 된다. 그저 거기까지가 운명이었던 거다.

p.13

"헛소리 마. 놈들이 우리와 동등하다고? 이놈이나 저놈이나 어차피 위기가 닥치면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들이라고."

"가엾게도, 널 소중히 여겨주는 인간을 만나지 못한 채 살아온 거구나. ...... 역시 너는 마녀랑 함께 살아야 해. 너 같은 녀석일수록 그 사람이 필요해."

"수고양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어미라는 건 말이야, 새끼가 한 마리만 안 보여도 아주아주 괴로워지는 법이거든."

pp.62~63

마음의 여유가 없는 자들의 시야에 우리 고양이가 갑자기 불쑥 뛰어들면, 인간들은 그것을 방해물로 여기는 듯했다.

반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 인간들은 나에게 먼저 다가왔다.

마음의 여유를 잃은 인간이란 얼마나 딱한 존재인가. 반대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인간은 또 얼마나 손해를 보며 살아가는가.

그들은 마음 속 어딘가에 틈을 만드어, 그 틈을 '여유'라고 부른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 그 마음의 여유를. 그렇다면 그들은 우리 고양이에게서 무엇을 바라고, 또 무엇을 얻고 있는 걸까.

pp.108~111

"아직 그럴 때가 아니야."

기타호시가 말한 그게 바로 정답이다.

지금은 그저 무엇이든 상관없이 이야기를 떠올리고 써보고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즐거울 시기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연출하고, 결말을 짓는 일. 그 작업이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시기인 것이다.

pp.136~137

우리 고양이는 인간처럼 비열하지 않다. 배신하지 않는다. 일부러 거리를 두긴 해도, 한번 생긴 신뢰를 함부로 저버리는 일 따위는 결코 하지 않는다.

p.199

어떤 이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곧 치유다. 마음의 상처를 글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바깥으로 끌어내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며 천천히 받아들이는 과정. 그렇게 먼저 자신을 치유하고,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가 닿게 된다. 그리하여 글쓰기는 마음의 안녕과 평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된다.

굳이 고통스러운 길을 골라 걷는 어리석은 삶. ...... 그럼에도 창작에 대한 나의 평가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pp.279~280

우쓰기 겐타로, <고양이 서점 북두당> 中

+) 이 소설에는 아홉 번의 생을 사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이 고양이는 여덟 번의 생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데, 지난 삶 중 그에게 의미 있던 때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날들이다.

일본 판타지 소설 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의 검은 고양이가 환생해 고서점 북두당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삶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고양이는 인간들을 이중적으로 기억한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인간일수록, 전쟁과 기아 등 참혹한 상황에서 정신적 여유가 없는 인간일수록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것.

하지만 어느 시대건 마음의 여유가 있는 인간일수록,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에도 심리적 여유가 있는 인간일수록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것.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 사회 모습을 보는 장면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소중한 것을 지키고 또 지켜가는 힘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었다.

소설은 고양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 한 축이라면, 이야기를 상실한 시대에서 이야기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다른 한 축이 된다.

고양이 서점 북두당의 주인은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일명 마녀로 불린다. 그리고 북두당에 가끔씩 들르는 어린 소녀 마도카는 작가를 꿈꾸다가 글쓰기를 멈춘다.

두 사람의 만남과 그들 각자의 고뇌가 이 소설의 다른 한 축이 된다. 작가는 인간의 삶에서 이야기의 가치가 얼마나 뿌리 깊고 뜻 깊은 것인지 이야기로 증명하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판타지 소설이지만 가볍지 않고 생각할 만한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고양이의 시선으로 이끌어가는 소설인 만큼 재미있고 귀여운 장면도 많았다.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정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고,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소설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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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노화 - 피로와 노화를 멈추는 염증 디톡스
박병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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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항노화는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노화는 유전적 요인과 세포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리 과정이며, 이를 근본적으로 되돌리는 것은 현재 과학기술로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러한 한계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노화의 근본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노화가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강조하는 탈노화의 핵심이다. 탈노화는 노화를 멈추거나 되돌리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노화로 인한 몸의 변화를 이해하고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접근 방식이다.

탈노화는 노화 자체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삶의 질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적 개념이다.

pp.36~36

  • 탈노화의 3가지 핵심 전략

염증 조절하기 /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 면역 기능 최적화하기

pp.42~43

  • 건강을 위협하는 5가지 만성 염증 요인

신체활동 부족 / 식단 변화 / 미생물 불균형 / 화학물질 노출 / 인공조명 노출

pp.80~83

미토에게 '일'은 ATP를 만드는 것이고, '휴식'은 자가 복구와 재정비의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미토는 손상된 DNA와 단백질을 스스로 수리하고, 기능이 저하된 미토콘드리아는 미토 파지(손상된 미토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자가포식 과정)를 통해 제거된다.

어떻게 미토에 휴식을 줄 수 있을까?

'입을 쉬게 하는 것', 즉 단식이다. 일정 시간 동안 음식 섭취를 줄이면 미토는 에너지 생산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회복 시간을 가질 수 있다.

pp.101~102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설탕과 혈당 스파이크가 미토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노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원인이라는 점이다.

pp.114~115

건강의 집

2층(첨단 노화 치료)

노화 세포 제거(세롤리틱스)

줄기세포 치료

미토콘드리아 기능 강화

고압산소치료

NDA+ 활성 및 회복

유전자 치료

m TOR 억제 치료

혈장 교환술

1층(건강의 기초)

만성 염증 조절

호르몬 균형

심장 및 혈관 기능 강화

수면의 질 개선

혈당과 인슐린 조절

LDL /ApoB(콜레스테롤 대사)

신장 기능 및 혈액 응고 관리

p.156

혈액은 우리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유용한 건강 지표다.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준, 대사 기능, 면역 상태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건강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검사 방법이 간단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p.190

  • 소, 단, 지, 케를 알면 식단이 답이 된다

- 소식 : 하루 중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식습관

- 간헐적 단식 :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나머지 시간에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방식

(하루 16시간 금식 & 나머지 8시간 동안 식사 / 저녁을 늦지 않게 먹고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12~13시간만 공복 유지하기)

- 지중해식 식단 : 과일, 채소, 견과류, 콩류, 통곡물, 올리브오일 등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하는 식사법

- 케토제닉 식단 :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식사법(저탄고지 식단)

pp.206~211

  • 고령자를 위한 운동 가이드

유산소운동 : 가벼운 걷기 / 근력운동 : 턱걸이 한 개부터 시작하기 / 균형운동 : 플랭크 3분 30초 버티기 / 유연성운동 : 주 3회 스트레칭하기

pp.232~235

박병순, <염증 노화> 中

+) 저자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재생 의학을 연구하는 의사이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염증이 노화의 주범이라고 언급하며, 탈노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만성 염증이 우리의 몸과 뼈, 뇌를 무너뜨리고 대사와 심혈관의 변화, 근골격계의 변화, 인지 능력과 뇌기능 저하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염증 노화를 막는 열쇠가 바로 세포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발전소인 '미토'라고 주장한다. 미토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당을 경계하고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노화 세포를 제거해 건강을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끝으로 염증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또 피로와 노화를 줄일 수 있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법에 대해 제안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토가 무엇인지 배웠고, 미토 중심의 접근법이 피로와 노화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간헐적 단식과 꾸준한 운동이 염증을 제거해 혈액을 맑게 해준다. 더불어 당 섭취를 줄이면 우리는 건강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는 식사법이나 아예 도전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 섭취를 줄이고 단식하는 시간을 확보하며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건강한 노후를 위해 당장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천천히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간다면 노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혈액 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 등 많은 질환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혈액 검사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배운 셈이다.

이 책은 주로 염증이 심할 때 우리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미토를 무너뜨리면 어떤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의 노화 원인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책의 후반부에서 제시한 건강한 식사법과 운동법의 필요성을 더 잘 수용할 수 있었다.

염증이 우리 몸을 어떻게 정복하고 있는지, 노화가 무엇인지, 탈노화가 무엇인지, 미토를 활용한 탈노화 방법,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법 등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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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의 비행일지 -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다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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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출근할 때는 잊지 말고 마음을 꺼내어 이불 속에 꼭꼭 숨겨두고 나오세요. 애초부터 마음이라는 게 없었던 사람처럼. 그래야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수 있어요.

마음을 꺼내두고 오는 일은 잠시 맡겨두는 일이다. 맡겨둔다는 의미가 반드시 되찾으러 간다는 약속과 같다면, 그것은 마음을 지우는 일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다.

pp.15~16

"고맙다는 말. 아무래도 이 말이었던 것 같아."

"다른 말도 아니고 그 당연한 말에 힘이 생긴다는 거야?"

"말로 상처를 받기 쉬운 환경에서는 당연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감동도 쉽게 받거든."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태도로 사람을 대했을 때, 다행히도 아직은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

pp.39~40

살아가면서 성장통이 찾아오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인지 스무 살 서류상으로 어른이 되던 때 첫 번째 성장통이 찾아왔었다면, 이제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드디어 진정한 어른이 되었다고 방심할 때 비슷하지만 다른 얼굴을 한 두 번째 성장통이 찾아온다. 예전에는 나를 채우기 위한 통증이었다면, 지금은 나를 비우기 위한 통증이라는 점이 커다란 타이랄까.

사람들과 조직 생활을 한다는 건 혼자 글을 쓰는 일과는 엄연히 달랐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 조금만 맞춰주세요'라는 태도 대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맞춰볼게요'라는 태도를 익힐 수밖에 없었다.

pp.73~74

수상한 점도 있었다.

그들은 틈만 나면 물을 요청했다.

"저기요. 물 주세요. 나도요. 여기도요."

오늘따라 기내식이 자극적이었던 걸까 아니면 일부러 나를 조롱하고 있는 걸까.

그때 주변에 있던 한국 승객이 내게 말했다.

"물이 귀한 나라라 그래요.

마실 수 있을 때 많이 마셔두려고."

마음을 얻어맞아 부은 탓인지 입고 있던 유니폼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p.99

사실 지금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잃어버린 줄도 모른다. 심지어는 그것이 내 곁에 있었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그러다 문득 필요할 때가 되어야만 이제 그 물건이 더는 내 곁에 없다는 걸 알아챈다.

잃어버린 걸 되찾을 생각이라면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p.103

흔히들 마음을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것에 너무 무뎌진 탓에 자신이 받는 입장이 되었을 때도 반응이 둔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때가 많다. 마음을 주는 것에만 익숙한 사람은 작은 마음에도 쉽게 감동할 때가 많다.

마음과 감정이 소모가 아닌 순환일 때, 비로소 사람도 조금 더 풍요로워진다고 믿는다.

p.116

오수영, <아무 날의 비행일지> 中

+) 저자는 작가를 꿈꾸는 항공사 승무원이다. 지금은 꿈꾸는 일이 현실이 된 듯 하나, 이 책 속 글을 썼을 때는 승무원으로 살며 틈틈이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조율하고 있는 저자의 마음이 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글을 쓰고 싶은 열정에 몸부림치며 오랜 시간을 지내온 저자가 승무원의 삶을 선택하기까지 꽤 힘들었으리라 짐작된다.

이 책은 승무원으로서 기내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마음을 지켜내고 꿈을 지켜내고 사람을 지켜내는 저자의 단상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인생에도 터뷸런스가 찾아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어떤 마음으로 버티는 것이 좋은지, 사람들을 상대하며 생기는 상처를 어떻게 다독이는지, 감정의 쓰레기통을 비우며 빈 마음을 채우는 따뜻한 말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 꿈, 사람으로 저자의 생각이 모이는 게 보인다. 직장인으로서 자기 삶을 성실하게 버텨가는 저자, 틈틈이 주어지는 시간에 혼자 글을 쓰는 저자,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사람에게 위안을 얻는 저자의 모습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사람이 무서워지는 직장인의 모습과 꿈을 잃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마음과 진심 어린 마음을 지키고 싶은 요즘 우리들을 단아한 문장으로 잘 담아낸 책이었다.

저자는 차분한 사람인만큼 인내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은 승무원을 그만두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꿈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어쩐지 그 꿈에도 계획을 세워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의 미래보다 그가 걸어가는 현재를 응원하고 싶다.

현실과 꿈 사이, 생업과 꿈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경계에서 조율하며 사는 사람의 모습이 담긴 이 책을 권한다.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경계선의 삶을 걷는지 미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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