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소설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추리작가들의 추리소설에 대한 특히 본격물에 대한 애정은 각별한 데가 있다. 이 작품 역시 작가의 본격추리소설에 대한 열정이 배어있는 작품이다. <혼징 살인사건>의 고전적 구성이나 <나비부인 살인사건>에서 일본인들의 부족한 합리성을 보완하기 위해 좀더 생각하고 이치를 따지는 소설형태인 추리소설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출판사 사장의 대사에서는 영미의 황금시대 그것도 제일황금기에 가까운 추리소설의 낭만과 논리에 대한 순진할 정도의 절대적 믿음이 느껴진다.수록된 두 작품에서는 영미의 고전 작가들의 향기가 느껴지는데, <혼징 살인사건>은 그 기괴하고 불가능한 설정이 딕슨카와 유사하고 <나비부인 살인사건>은 알리바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크로프츠의 영향이 보인다. 그리고 두 작품의 전반적인 구성의 특징은 추리소설을 작가와 독자의 지적 게임으로 인식한 엘러리 퀸의 작풍과 유사하다.<혼징 살인사건>은 처녀작답게 패기와 도전정신이 엿보이는데, 트릭에서 너무 기교가 지나치고 범인의 동기나 인물묘사에서는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라는 <나비부인 살인사건>은 <혼징 살인사건>에 비해서는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고 견실한 모습을 보이는데, 역시 영미 고전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풍은 여전하다. 두 작품 모두 걸작이기는 하나 아무래도 <나비부인 살인사건>이 조금 더 낫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