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요리 동서 미스터리 북스 35
스탠리 엘린 지음, 황종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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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성찬으로 가득한 DMB라는 근사한 식당에서 특별하게 맛없는 요리였다. 나는 추리동호회 싸이트의 이 작품에 대한 호평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엘러리 퀸같은 본격물의 대가의 극찬은 더더욱 알 수없는 일이다. 수록된 작품들은 추리적 요소의 비중이 극히 미약하며 대개가 (나의 기준으로는)추리소설이 아니다. 란포의 음수와 비교하면 어이없을 정도로 추리적 요소를 무시하고 있다. 물론 작가의 번득이는 재치와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문장들은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추리소설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 본질인 논리적 쾌감을 외면한 마당에 그런 것들이 다 뭐란 말인가?

보수적 본격물애호가의 속좁은 불평이라 비난할 사람도 있겠으나, 나는 이책을 추리소설로 사서 추리소설로 읽고 추리소설로 평가할 뿐이다. 내가 이책에서 건진 것은 벽너머의 목격자 달랑 한편 뿐이다. 책 말미에 수록된 1949년 전문가를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미스터리 단편분야 1위를 차지했다는 토마스 버크의 오터모울씨의 손도 그다지 대단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이 작품의 결말은 당시에는 엄청난 충격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 마지막 한방을 노리는 작품의 특성상 추론부분도 미약하고 묘사도 정돈되지 못하고 산만하다는 느낌이다. 2,3위를 차지했다는 도난당한 편지와 붉은 머리 연맹을 이 작품과 비교할 때, 그 생명력과 현대적 관점에서의 가치의 우열은 (적어도 내 생각으로는)명백하다.

책표지의 '...본격 순수소설 형식의 이색 미스터리의 진수'라는 문구에 착각하지 마시라! '본격'이라는 형용사가 꾸며주는 명사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순수소설'이다. 본격순수소설이라... 차암나...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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