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에 아이랑 예배 드리고 왔다,
비가 와서 그런가 공예배에 지각하는 사람들도 많더니, 유년부 예배는 유난히
어수선했다.
더욱이 여름 성경 학교 찬양과 율동을 배우느라 예배를 드리는건지, 노는건지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하나님은 우리 친구들의 예배를 기쁘게 받으셨을 것이다.
연휴인지 몰랐다.
그래서 알라딘이 어제부터 이렇게 조용했나보다.
폭우라고 남편은 비상걸려서 출근했다. 연휴는 고사하고 주일 같지도 않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남편은 건물 떠내려가나 지키러 가고, 나는 내 아이랑 살
궁리를 마련해야 한다.
산하기관에 있는 남편도 이런데 ....나태한 공무원이라고 우리 부부도 욕하지만,
밖에 있던 사람도 자기 집으로 들어가는 상황에 거꾸로 집 버리고 현장으로 나가
야 하는 이들이 공무원이다. 불쌍타.
우리집 책장이 베란다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 집에서 더 이상 책장은 안 사려고
했는데...어젯밤에는 남편이 책장 하나 더 사야 하는거 아니야 한다. 정리 무지하
게 안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는건 책이 굴러다니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에고....심난하게 어질러져 있다. 이 방의 책장은 거의 다 내 책과 약간의 남편
책이 꽂혀 있다. 울남편은 책 안 좋아한다. 아마 아이의 독서량이 아빠의 평생
독서량을 추월한지 오래일 것이다.
윗줄의 두 줄로 꽂히기 시작한 저 안쪽은 시집들이 꽂힌 곳인데 공부 끝난 남편
책을 일단 꽂아 놓았고...집에서 키우는 왕사 사육통이 저렇게 떠억 한 칸 차지했
다. 저 녀석의 습도와 온도 조절을 위해 바닥에 놓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젤리통
은 왕사 먹이다
밑의 두 줄이 안 보이네...이렇게 이어진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모습을 그대로 올린다. (알라딘 폐인이 된 첫번째 증거)
이 현황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반성하련다.
조만간 깨끗이 정리하고 다시 사진 올릴 것이다.(움하하하...이제 별 짓 다한다)
이 방에 컴이 있다. 제일 작은 방인데...그래서 잘 안 쓰는 방인데 요즘 컴을 켤
때마다 웬 머리카락이 이렇게 많은지 하면서 혼자 궁시렁거렸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이 방에 요즘 너무 오래 있었던 탓이다(폐인의 증거 두 번째)

거실 소파 옆의 책장이다. 왼쪽은 내 책, 오른쪽은 아이 것.
맨 윗쪽에 페퍼에서 말했던 아이의 어중간하게 큰 품증이 그대로 얹혀 있고,
아까 작은방에서 남편 책으로 얼굴 가려진 시집들 중에서 절대로 그렇게 홀대하
고 싶지 않은 시집들만 구출해 여기에 꽂았다. 차별 대우 좀 했다.
전집은 단 한질도 안 사주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전집은 다 주워왔거
나 물려받은 것인데...우리집 아이가 집안의 첫 아이인 관계로 물려받은 것도 오
래된 구닥다리뿐이다. 저기 보이는 노란색 계몽사 백과는 1991년도 것이다. 저건
아버님이 분리수거할 때 주워놓으셨던 것을 가져왔다. 한 권 없다. ^^;;

거실 맞은편 책장...이것을 사면서 책장을 더 이상은 안 사기로 결심한 것인데...
위의 두 칸은 내 칸, 아래 세 칸은 아들 것. 아이는 자기가 사랑하는 만화책들을
저렇게 꽂았다. WHY시리즈와 마법천자문 등등...


아이 방의 책장이다. 내 책장과 책상을 하나 떼어 주었다.
아까 말했듯이 전집 분위기의 책들은 다 주워온 것...번호가 많이 비어있다.
밑의 과학앨범은 1988년도 것이다.

아이 방 베란다로 나간 책장. 다 내 책이다. 맨 위에 삼중당, 글방문고 책들..
고등학교 때 시험 끝날 때마다 동네서점으로 달려가 사와서는 정말 달게 읽었던
책이다. 그래서인지 못 버리겠다 ㅠㅠ
보시다시피 더 꽂을 데가 없는데 10여권 정도가 마루에 널부러져 있다.
책장을 하나 더 사면 앞베란다로 나가야 한다. 햇빛에 탈색될 것 같긴 한데...
모르겠다.
어젯밤 저쪽 방에서 자려고 누운 아이가 컴 앞에 앉아 있는 내게 이렇게 물었다.
"엄마, 맛있는 책 해?"
"엉? 뭔 책?"
"맛있는 책 하냐구?"
"아~앙...달콤한 책이야, 이눔아" (이거이 폐인 증거 세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