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반에 성경 구절 암송이 있는데...한 주에 12가지 구절 중 하나씩만 외워가면 되거든요. 그것을 저는 12구절 다 몽땅 외워 갔습니다. 그냥 저 혼자서요. 저 혼자만의 약속이거든요.
암기는...제 웬수인대요. 영어랑 안 친한 것도 영단어 암기가 싫어서였고, 역사 과목은 연도 암기에서 걸렸고, 그나마 화학의 주기율표나 공식을 외웠던 것은 화학 선생님을 무지 좋아했더랬죠. 그거 빼놓고 암기가 있는 부분은 다 제 취약점입니다. 그래서 전 국어 과목을 제일 좋아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ㅋㅋ
기독교인이라면 거의 대부분 갖고 계실지도 몰라요. 성경 암송 구절 카드 60이라고...그거 사놓고 언제나 앞부분에서 외우다 말다 했지요.
며칠을 12구절 갖고 입으로 암송하고 다시 들여다 보고 그렇게 했는데...옆에서 놀고 있던 아이는 토씨가 틀린 부분을 지적하더이다.
"너, 어떻게 알아?"
"엄마가 맨날 외우니깐 알지!"
@.@
어른들 말씀이 다 옳습니다. 늙어서 공부하려니 젊은 것의 머리를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제게는 끈기가 있고 목적이 있으니...비록 아들내미는 귓등으로 듣고 몇 구절을 안다 하더라도, 12구절을 다 외운 것은 바로 저입니다.
어제는 12구절 카드 주고 엄마가 맞게 암송하나 체크하라고 했습니다.
"그냥 엄마가 보면서 하면 안 돼?"
"안 돼! 왜냐면... 엄마가 12구절 다 외웠다고 지금 네게 잘난척하고 싶거든^^"
ㅋㅋㅋ 아들은 알까요...엄마가 왜 이렇게 열심히 암송하고 맞나, 틀리나 보라고 하는지...지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