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는 곤충농장은 균사 사육만을 고집해서 사슴벌레 애벌레용 발효톱밥이 없단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졌다. 곤충아카데미 쇼핑몰...발효톱밥 5봉지 이상이면 한 봉지 더 주고 무료 배송이란다. 이렇게 좋을 수가!!!입금하자마자 그 다음날인 오늘 이렇게 배송되었다.
헌책방에서 돌아오면서 경비실에 맡겨진 발효톱밥을 들고 오는데....상자가 예상보다 컸다.
나 ; 이게 뭐래요?
경비 아저씨 ; 내가 어떻게 알아요?
나 : 아 참 @.@......발효톱밥인가 봐요.
경비 아저씨 : 뭐라구요? 톱이요?
나 ; 사슴벌레 키우거든요. 그래서 발효...
경비 아저씨 ; 사슴을 키운다고요!!!
나 : 사슴을 아파트에서 어떻게 키워요? 사슴벌레요!
경비 아저씨 : 아~사슴벌레. 나도 그거 키웠는데...그거 1년 안돼 죽던대.
나 ; 종류에 따라 달라요. 저희는 왕사라 2-3년 살아요. 하나 드릴까요?
경비 아저씨 : 아이구...됐어요.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오는데, 아이가 옆에서 계속 웃었다. 사슴을 키운다고 ? 하면서....
아까는 별로 안 웃겼는데.....지금 이 글을 쓰는데 왜 이케 웃기는지....혼자 깔깔대고 웃었다.
샤워한 후 머리도 제대로 안 말리고 곧바로 애벌레들을 한 마리씩 톱밥 채운 사육병에 넣어주었다. 사육병이 턱없이 부족하다. 패트병을 수소문해서 사육병도 만들어야 하나 보다.
일부만이라도 한 마리씩 독방 차려주니 마음이 훨씬 가볍다. 서로 상처낼까 봐 걱정이었는데....내게 매인 많은 것들...자꾸 마음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