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한 시간 와놓고 어찌나 습도가 높은지...축 처집니다. 미루고 있던 헌책방 나들이를 했습니다.
헌책방은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2단지를 더 지나가면 나옵니다. 딱 걷기 좋은 거리지요. 배도 살살 아프고 컨디션이 별로여서인지 축축 늘어져 걷다가, 기분만이라도 업 해보자 해서 팔을 흔들며 걸었더니 저절로 유쾌해졌습니다^^
상가 지하 1층에 있는 헌책방...오늘은 유난히 곰팡이 냄새가 심하게 나는 계단을 내려가면...

헌책방 입구입니다. 밖에도 이렇게 마구 쌓아놓았죠. 이건 아저씨가 아직 가격표도 안 붙여 놓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내부 사진은 한 장도 못 찍었습니다. 오래간만의 헌책방 나들이인지라 1시간 반을 구경했기에...디카 꺼내 찍기가 좀 뭐 했습니다. 사실 이것 찍은 것도 이 페퍼질 때문입니다 ^^;;
제가 오늘 간 이 곳은 일산에 있는 북창고(인터넷에서는 북어게인으로 홈피도 있습니다. 매장은 두 군데 있지요 )인데 서가 사이의 폭이 넓은 편이라...옛날의 헌책방 같은 분위기는 아닙니다. 사당동으로 이사갔지만 본래 학여울 역에 있던 북창고는 넓은 매장으로 헌책방계의 교보문고로 통했지요.
보통 몇 번을 생각해서 마음에 드는 한 권, 두 권만 사고 오는게 헌책방 나들이였는데...올해부터는 제게 상 주고 싶을 때 갑니다. 그래서 상한선을 잡고 그 금액만큼 사옵니다. 오늘은 상한선을 2만원으로 잡고 나갔습니다.

아이가 고른 <명탐정 뚱딴지>는 출판사가 파랑새어린이라서 오케이했구요, <빙하에서 살아남기>는 3천원, <짜장 짬뽕 탕수육>은 2천원 .....우하하하, <마시멜로 이야기>가 있더군요. 3천원 ...그래서 7권에 1만 8천원 주었습니다.
제가 고르는 책들은 맨 뒤편에 있고 아이 책들은 헌책방 앞쪽에 있었던지라 아이는 "엄마 2권 골랐어? 그럼 나도 한 권 더 골라야지", "3권 골랐어? 나도 하나 더 고른다" 하면서 다람쥐마냥 왔다갔다 했습니다.
전호인 님의 페퍼에서 보았던 팝페라 임형주 엄마의 이야기가 생각난지라, 오늘은 되도록이면 아이에게 No 하지 않으려고 맘껏 고르라고 했는데...결국 2권은 제가 컷트했습니다.
뿌듯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