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관련해서 구매한 책들 중 두번째로 쓰는 독후감이다. 이번 책은 우리나라에서 타로마스터로 유명하신 정회도 님이 쓴 책이다. 다른 책들에 비해 정서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것은 나도 한국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이겠지.
전체적으로 몰입해서 쉽게 읽기 좋은 책이었고, 실용적인 조언들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신경써서 집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어떤 저자가 본인 책을 날림으로 적겠냐마는, 그래도 저자의 성실함과 진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타로마스터이면서 강의도 하는 분이라,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담하면서 사례도 많아서 독자입장에서는 재미있게 읽었다.
세상에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예를 들면, 내가 태어난 곳, 나의 부모님, (특히 유년시절의) 성장환경, 시대, 국가, 등등. 조금 더 자라서는 주어진 환경 외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지만, 마찬가지로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 뿐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것들을 다 운이라고 칭한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나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고, 우리들끼리는 우스개소리로 운칠기삼이라고 하는거다.
가끔씩 별 것도 아닌 일에 많이 상심할 때가 있다. 가끔씩 그냥 누군가를 만나고 왔을 뿐인데, 특별히 나쁜 일도 없었는데 더 지치는 날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대체 내가 뭐가 문제일까, 하고 스스로를 조금 원망하거나 하면서 스스로를 더 지치게 만들곤 했다. 그런데 저자도, "이렇게 한 번 크게 어긋난 상담을 하고 집에 오는 날은 거의 기절할 만큼 지친 상태로 쓰러진다. 그 여파가 2-3일은 갈 정도다. 신기한 것은 상극인 사람은 만나러 갈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긴다." 라고 적고 있다. 일단, 나만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가 되었고, 다음으로는, 그래서 결국 내가 뭘 잘못하거나 내가 뭐가 부족해서 그런 경험을 하는게 아니고, 세상에는 그런 관계도 있는거구나 하면서 더 안도감이 들었다. 이런 인연이나 타인의 에너지, 나와 타인의 에너지 상성 같은 것은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타인의 에너지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특정 사람 집단은 또 특유의 에너지나 분위기를 만들어서, 그런 곳에 가면 기분이 좋을 때가 있다. "나는 노량진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걸 좋아한다. 음식이 맛있고 저렴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목표를 가지고 치열하게 공부하는 이들의 기운이 느껴져서 좋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에서는 좋은 에너지를 받기도 하고, 소위 명문대를 가라고 하는 이유도 좋은 에너지가 모인 곳이라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이 있겠지만. 그리고 이어서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풍수지리같이 거창하게 가지 않아도, 내가 늘 사용하는 공간을 기분좋게 꾸미는 것만으로도 나의 평소 에너지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늘 일하는 방의 벽에 그림이라도 붙여서 분위기 전환을 좀 해볼까 싶기도 했다. 일단 이 방을 쓰는 내가 기분이 좋으면 일도 더 잘 될테니까.
그 외에도 일상에서 본인의 운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본인의 운 흐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것들에도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을 해주고 있다.
나도 스스로의 변화에 있어서는 꽤 예민한 편이라, 내 주변의 분위기 변화에 대해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전체적으로 처지는 기간이 있으면 (누구나 그렇듯이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일단 해야할 일을 하면서 에너지가 상승할 때를 기다린다. 내 에너지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때에는,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지만, 느낄 수 있다. 아. 이제 에너지가 상승하고, 내가 바깥으로 에너지를 꺼내고 좀더 활동적으로 지내야할 때가 되는구나. 그래서 몸이 아프거나 하면 좀 화가 나는데, 이 에너지의 오르고 내림을 느끼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위기를 넘길 수는 있어도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조건들이 다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용기다.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이 위기임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둘째, 판단이다. 내가 처한 위기를 분석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실천이다. 지혜로운 판단을 했다면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실행력과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넷째, 운이다. 결실을 맺으려면 운이 함께 따라줘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아왔으므로, 죽을만큼 난처한 위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위기라고 할만한 것들이 있기는 했다. 굳이 따지자면 걸려서 '죽을' 위기는 아니었어도 위기상황에서 아무 대처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때부터 하강곡선을 탔을 것 같은 위기였다. (물론 그 이후에 언젠가 또 위기를 극복하고 상향곡선을 탈 수도 있었겠지만) 그럴 때에 용기와 적절한 판단력과 실천을 통해서 상황을 타개했고, 운도 어느정도 따라주어 (+귀인들과 함께) 잘 마무리되곤 했던 것 같다.
위기 상황이 생겨도, 내가 일단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쏟아 (용기+판단+실천), 나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일 거라고 생각한다.
운과 관련한 책들에서 하나같이 이야기하듯이, 우리는 먼저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보고, 이해하며, 스스로를 먼저 챙겨야 한다. 그리고 나의 태도와 주변을 말끔하게 정돈하고, 귀인을 알아보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피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 좋다.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나면 운을 기다려야겠지. 운은 내 뜻대로 오거나 가지 않지만, 왔을 때에는 한 번에 알아보고 잘 잡는 것, 까지가 나의 운을 끌어올려 잘 될 운명으로 가는 방법인가 보다.
『운의 알고리즘』
정회도 지음
소울소사이어티
2021.04.
이처럼 세상의 많은 일들은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운을 알지 못하면 살면서 일어나는 수많은 부조리한 일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한 번 어긋난 상담을 하고 집에 오는 날은 거의 기절할 만큼 지친 상태로 쓰러진다. 그 여파가 2-3일은 갈 정도다. 신기한 것은 상극인 사람은 만나러 갈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긴다.
겉모습이 뭐가 중요할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겉모습이 내면을 지배하기도 한다. 겉모습에 따라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거니와 무엇보다 스스로 뿜어내는 에너지가 달라진다.
나는 노량진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걸 좋아한다. 음식이 맛있고 저렴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목표를 가지고 치열하게 공부하는 이들의 기운이 느껴져서 좋다.
내가 머무는 공간과 ‘나‘라는 공간에 운이 들어올 수 있는지 천천히 둘러보자.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공간을 정리하고, 맑고 밝게 만들어보자. 운이 들어오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한 명의 사람이 누군가를 잘되게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나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것은 쉽다.
운이 나쁜 것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박복한 사람, 하나는 재수 없는 사람이다. 이 둘이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차이가 있다. 박복한 사람은 자기 혼자 운이 나쁜 것이고, 재수 없는 사람은 옆에 있는 나의 운까지 나쁘게 한다. 박복한 사람은 피해야 하고, 재수 없는 사람은 도망쳐야 한다.
사람의 운명을 다루는 일은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나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기에 나는 타로카드 뿐만 아니라 사주명리, 점성학, 관상, 해몽, 영성, 그리고 심리학, 역사, 종교 등 인문학을 꾸준히 공부했다.
행운을 잡는 것도 복이고 불운을 피하는 것도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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