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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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평


저자 도나토 카리시는 범죄학과 행동과학의 전문가로 연쇄살인범에 대한 논문을 쓴 바 있습니다. 10년간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오다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한 이 소설로 데뷔하여 이탈리아에서 20만 부, 프랑스에서 15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유럽 문학계에 돌풍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 등 4개의 문학상을 수상하여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이야기는 한 편지로 시작됩니다. 교도소장이 한 남자를 잡았는데 그가 신원을 밝히지도 않고 문제도 없어보이지만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있는 것들을 지워나가는 것이 이상해 검사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이 소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범죄 소설이 그렇듯 첫 장면은 언제나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이 소설에서의 다른 점은 온전한 시체가 아니라 왼쪽팔만이 발견됩니다. 데비, 에닉, 세이바인, 멀리사, 캐럴라인까지 고급 사립중학교의 여학생 실종사건의 당사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원을 알 수 없는 또 다른 팔 하나가 더 발견됩니다. 이 이야기는 게블러 박사를 비롯한 경찰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는 전환되어 한 40대 남자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또 다른 사건에서 활약하는 밀라 수사관은 남자 아이를 구출하러 갔다가 여자 아이도 함께 구해오게 됩니다. 밀라는 게블러 박사의 수사에 참여하게 되고 여섯번째 팔의 신원을 밝히고자 합니다.

이런 표면적인 줄거리만 보면 여느 수사물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게블러 박사와 밀라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1권에서는 '속삭이는 자'의 정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범인을 비롯한 더 넓은 의미에서 쓰이려는 것일까 추측을 하게 만들더라구요.

아내를 잃은 게블러 박사와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밀라의 이야기가 2권에서는 더 자세히 다뤄질지 궁금합니다. 범죄자의 심리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부분이 본격적인 수사를 하는 형사들의 부분에 비해 두드러지는 소설이구요. 아이들을 납치했을 때 추측할 수 있는 범인상과는 다르다는 면에서 이 소설의 독특함 점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소아성애자를 좇다가 급변하여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1권에서는 현재의 범인보다는 과거의 범인의 이야기를 통해 이 범죄에 대한 힌트를 주게 되고 누가 범인인지 드러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밀라라는 인물이 범상치 않기 때문에 과연 그 어두운 면을 이 범인은 꿰뚫어보고 그것을 건드리는 이야기가 될지 아니면 누구에게도 그 부분을 감춘 채 이 사건에 관한 것만을 다루게 될지 전개를 추측할 수 없습니다.

사건을 진행하는 과정이 모든 것을 배제한 채 수사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게블러 박사와 밀라 수사관의 시점을 넘나드며 그들의 내면과 사생활을 다룬다는 점에서 또 다른 형태의 인간상을 보여줍니다. 그런 면에서 역시 저자가 인간의 심리를 연구한 학자기 때문에 탁월한 것 같습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소설답게 깊이도 있고 흥미도 있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책 정보

IL SUGGERITORE by Donato Carrisi (2009) 
속삭이는 자 1 
지은이 도나토 카리시
옮긴이 이승재
발행처 (주)시공사
2011년 3월 28일 초판 1쇄 인쇄
2011년 4월 8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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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서평

이 소설은 한번 본 것을 절대로 잊지 못하는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가 실종되고 1년 후 죽게 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기본 형태는 피해자가 있는 수사물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온다 리쿠의 스타일답게 정통 수사물을 기대하신 분이라면 상당히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띠지를 통해 자신의 문학 세계를 '집대성'했다는 표현을 작가가 썼습니다. 온다 리쿠는 어느 작가보다도 더 독특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는데 주목할만한 부분은 그런 세계관이 존재해도 각각의 소설 속에서 각기 다른 색채로 보여진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구분하자면 전통, 초능력, 다수의 등장인물들, 상상할 수 없는 큰 스케일 정도일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공포와 적절히 조화시켜 풀어냅니다.

이번 이야기도 역시 그런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평범한 회사에 다니던 조용한 중년 남성이 실종됩니다. 그 후로 1년이 지나 전혀 연고가 없는 마을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살인인지 자살인지, 사고인지 전혀 밝혀내지 못하고 한 여성은 이 '이치가와 고로'의 뒷조사를 하게 됩니다.

등장인물은 단순히 이 여성을 통한 수사로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체를 발견한 전직 교사인 할아버지와 쌍둥이 자매인 두 할머니, 이치가와의 동료에 의한 회사 생활의 단편, 이치가와가 나타났던 커피 가게와 모닥불을 필때 누군가 등장한다는 소녀의 이야기와 어느 날 훌쩍 사라지는 양조장 가문의 경영자, 어릴 때 헤어진 이치가와의 동생, 이 마을의 유지인 집안과 탑을 관리하는 이야기, 전직 경찰과 기차역 직원의 이야기가 마치 전혀 상관없는 듯 화자를 바꿔가며 이어집니다.

이 각각의 사람들이 보고 겪은 일들이 하나로 엮어져서 마지막에 왜 그런 상황이 언급되었고 그런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방식은 이 피해자가 어떤 행동을 했고 감추어진 비밀을 통해서 왜 죽었는지를 추리할 수 있도록 느끼게 하는 점에서 추리 소설 같은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온다 리쿠의 서술 방식에 익숙한 분들에겐 단순한 '범인찾기용 소설'로 끝나지 않을 예상을 하고 읽게 되지요.

이치가와가 한번 본 것을 절대 잊지 않는 능력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단순히 그가 '기억한다'는 점에서 그 능력이 이야기에 사용된 것이 아닌 면이 바로 '온다리쿠식' 장점 같습니다. 흔히 이런 능력이 있는 캐릭터를 내세운다면 1차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사나 범죄에 관한 부분이겠지요. 그러나 이 능력은 거기까지가 아니라는 점이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밌는 요소입니다.

바꿔 이야기하자면 그가 이러한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 한 사람의 인생이 지니는 역할을 더욱 중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온다 리쿠는 애착이 가는 등장인물은 없다고 어느 인터뷰를 통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역시 이 소설도 그런 취향이 두드러집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작가의 세계관을 설명하고 보여주기 위한 각자의 역할을 합니다.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위험은 소수만이 부담하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서 소문을 이용해 사람들의 시선을 막을 수 있었던 현명함은 또한 감탄이 되더라구요. 3개의 탑이 있는 마을, 그러나 언젠가부터 신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도는 탑, 그리고 지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탑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 소설을 보기 전에 유추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시체가 발견되고 그 사람의 죽음을 추리하기 위해 그의 발자국을 뒤좇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요소가 증거물이 되고 트릭을 밝히는 요소가 되는 것이 아니듯 이 소설은 그 어떤 현실보다도 더 현실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추리 소설 자체가 너무 작위적이라고 느끼셨던 분에겐 이 소설이 너무 재밌을 것 같고, 정통 추리물을 좋아하는 분에겐 이 소설이 너무 허무맹랑할 것 같습니다.

제게는 작위적인 부분을 반대하며 이런 시도해줬던 면에서, 그리고 기발한 생각을 해냈고 이런 끈질긴 서술을 해냈다는 것에, 마지막으로 신이 될꺼라는 이치가와가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낸 그 점에서 별 다섯 개를 매겨봅니다. 음모론은 언제나 아무도 모르게 살해되거나 입막음 당하는 큰 세력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런 비밀도 세상엔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마을 사람들이 공포감없이 편안히 일상을 살아가게 해주는 한 집안의 이야기 말입니다.


"그때의 내게 어제까지의 세계는 이미 다른 세계의 사건이었다." (p. 483)

 


책 정보


Kinou no Sekai by Riku Onda (2008) 
어제의 세계 
지은이 온다 리쿠 
펴낸곳 미래엔 컬처그룹 (북폴리오) 
초판 1쇄 발행 2009년 5월 10일
초판 2쇄 발행 2009년 5월 18일
옮긴이 권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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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 반장 카르페디엠 13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김은진 옮김 / 양철북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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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

시게마츠 기요시의 또 다른 소설 '말더듬이 선생님'에서는 중, 고등학생들의 왕따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이 '휘파람 반장'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소설은 소설가가 된 작가가 자신의 초등학교 4학년때 친구 마코토를 회상하면서 마흔살이 가까울 그녀와 재회하길 고대하며 이 글을 쓴다고 밝힙니다.

주인공 츠요시는 아버지 친구의 아이가 전학 온다는 소식에 '마코토'란 이름 덕분에 남자 아이로 예상하고 고대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마코토는 어지간한 남자 아이보다 더 용감한 여자 아이였습니다. 전학 첫날부터 상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첫인사에서 당당히 반장이 되고 싶다고 인사하는 독특한 아이입니다.

외발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고 높은 나무에 오르며 고무줄총도 잘다루며 왕따를 당하는 친구와 먼저 친구가 되고 그렇다고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친구가 되는 그야말로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츠요시는 괴롭힘을 당한다던가 성가신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 조용히 지나치는 평범한 아이지만 마코토와 만나고 친해지면서 점점 변해가게 됩니다. 아버지들끼리의 추억 이야기와 4학년생들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소소하게 이어집니다. 만남과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라던지 어른에 대한 감정들은 유려하게 풀어낸 느낌이 드는 이 소설이 정겹습니다.

연애 소설이라면 두 사람이 훗날 만나 결혼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평범한 결혼을 하고 평범한 중년이 되었습니다. 마코토도 어딘가에서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지도 모르지요. 

지나칠 정도로 교훈적이라 위화감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주제를 다뤄서 머리를 아프게 하지도 않는 점이 좋습니다. 어릴 때는 무조껀 어른스러운 책을 보고 싶어했었지만 나이가 드니 이런 소박한 이야기들이 감정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이 드네요. 아무래도 츠요시와 마코토의 우정이나 사랑에 추억이 담뿍 서려있기 때문이겠지요. 시게마츠 기요시의 또 다른 소설이 읽고 싶어집니다.

 


책 정보

Kuchibue Bancho by Shigematsu Kiyoshi (2007) 
휘파람 반장 
지은이 시게마츠 기요시 
펴낸곳 양철북 
1판 1쇄 인쇄 2009년 2월 25일
1판 1쇄 발행 2009년 3월 2일
옮긴이 김은진 


   p. 71

   "옛날에 아빠한테 들었어. 울고 싶을 때는 휘파람을 불라고. 그러면 저절로 눈물이 그친대."


   p. 149

   울고 싶을 땐 휘파람!

 

   ...

   나도 야구모자를 쓰고 휘파람을 따라 불었다. 입을 쭉 내밀고 소리가 더 크게 나오도록 열심히 불었더니 놀랍게도 펑펑 쏟아질 것 같았던 눈물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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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오브 솔러스 - 제임스 본드 단편 전집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이언 플레밍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007', '제임스 본드' 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워낙 유명한 영화 시리즈라서 원작 소설과 저자를 몰라도 영화 자체의 파급력이 엄청 나지요. 이번에 007 시리즈 원작이 새로 번역 출간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저자 이언 플레밍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제프리 디버가 쓴 '카르트 블랑슈'와 함께 이언 플레밍의 작품들도 번역되었네요.

주변에서 워낙 영화 007 시리즈 팬들이 많지만 저는 제대로 본 기억이 없습니다. 최근 시리즈가 개봉했던 당시 기억도 나긴 하는데 블록버스터랄까 '만능의 스파이 제임스 본드' 이야기는 제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원작 소설이 있는지 관심 조차 없었구요. 이번 출간 덕분에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보게 되었습니다.

모르는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할 때는 단편을 먼저 읽는 것을 선호해서 단편집을 보게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장편에서 작가의 저력이 드러나긴 하겠지만 단편의 결말을 얼마나 깔끔하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작가에 대한 감상이 달라지더라구요. 저만의 취향이라서 작가의 역량 문제완 또 다르다고 생각은 하지만요.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총 열두 편의 장편소설과 두 권의 단편집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두 권을 함께 엮은 것이 이 책이구요. 작가의 이력을 보니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등에서 교육을 받았고 로이터 뉴스에서 기자로 근무하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정보부에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첩보원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관련 직종 근무한 이력이 있다보니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살았던 경험 때문인지 이 책에서 수많은 나라가 등장합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캐나다, 바하마에서의 버뮤다에서의 이야기도 듣고, 이탈리아, 세이셸 섬(인도양), 영국, 독일, 미국까지 다양한 나라에서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물론 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도 나오구요.

영화를 떠올릴 때는 유능한 스파이인 제임스 본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소설 속에서 그는 그렇게 만능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보고 있다보면 너무 드라마틱한 인물에 초점이 맞춰지는게 아니라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게 됩니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단편도 수록되어 있는데 '인간애 지수'라는 단어로 번역을 했더라구요. 이언 플레밍은 이를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때 서로에게서 얻을 수 있는 '위안의 양'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화려하고 유능한 스파이의 활약담을 그린 이야기가 표제작이 될 법한데 의외로 이 단편 '퀀텀 오브 솔러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임스 본드는 지루한 총독과의 대화를 벗어나기 위해 던진 한 문장이 전혀 다른 옛 이야기가 되어 돌아온다는, 제임스 본드의 활약상과 어쩌면 전혀 상관없을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단편이 주는 충격은 꽤 큰 편입니다. 인생이란 누구도 모를 수도 있다는 그야말로 당연한 조언을 줍니다. 

물론 다른 단편들을 통해서 '제임스 본드'의 유능한 면과 아슬한 면들도 잘 드러나고 다양한 상황과 사건들이 포진되어 있어서 상당히 즐겁게 볼 수 있지만요. 표제작이 주는 충격은 다른 이야기들 이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소설 속의 제임스 본드는 상당히 꼼꼼한 사람입니다. 이야기의 서술 방식은 의식의 흐름을 기술하고 있어서 자칫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제임스 본드의 생각이 기술됩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이 사건에 앞선 그의 마음가짐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실존 인물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착각마저 주고 있어서 차분히 읽어내려가게 되네요. 물론 장소, 상황에 대한 블록버스터 영화급의 스케일이긴 하지만요.

때로는 아군인듯한 사람도 적이 될 수 있고 적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뜻밖에도 선입견과 다른 호인일 수도 있는 제임스 본드의 경험담이 그의 순간 판단력도 보여주구요. 이런 원작의 제임스 본드를 읽고 나니 장편 역시 궁금해지고 영화도 보고 싶어지네요. 단편의 다섯 가지 제목과 영화 시리즈 제목이 같다고 하네요.

 
 


책 정보

Quantum of Solace : The Complete James Bond Short Stories by Ian Fleming (1960, 2008) 
퀀텀 오브 솔러스 
지은이 이언 플레밍 
임프린트 문학에디션 뿔
발행처 (주)웅진씽크빅
초판 1쇄 2011년 6월 10일
옮긴이 박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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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서평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란 부제가 붙어있는 이 소설은 '에도 시대에서 타임 슬립을 한 사무라이의 현대 생활 적응기' 쯤 되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유명 각본가인 쿠도 칸쿠로는 '주부로소이다'라는 드라마에서 일본의 문호 나츠메 소세키의 혼이 한 아줌마에 빙의되어 현대 생활과 음식들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그렸던 것처럼 이 소설도 그렇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코믹한 요소로 사무라이가 현대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모습보다는 좀 더 현대적인 관점으로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혼 후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싱글맘 히로코는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도 없고 체력도 안되서 인스턴트 음식으로 급급해서 살아가던 와중 타임 슬립한 사무라이 기지마 야스베를 만나게 됩니다.

딱한 사정 덕분에 함께 살게 되는데 그는 히로코를 은인이라고 생각해서 집안일을 배워가며 도와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현대 음식들을 맛보게 되고 그 중 푸딩에 반하게 되어 케이크 등의 양과자도 만들어보게 됩니다. 꽤나 심취해서 잘 만들고 집안 일을 잘해내는 덕분에 히로코도 생활이 편해지고 아들 도모야도 변해갑니다.

그러던 중 친구가 몰래 케이크 콘테스트에 응모를 하게 되고 야스베가 1등을 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됩니다. 점점 유명세를 타게 되고 히로코, 도모야와도 멀어지게 됩니다. 히로코는 생활이 힘들어지지만 도모야는 더욱 힘들어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야스베와 함께 했던 생활이 얼마나 좋았던가를 생각해보게 되지만 야스베는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야스베를 찾아나선 도모야 덕분에 야스베는 깨닫게 되지만 함께 하기로 했던 약속과 달리 그는 자신의 시대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도모야도 의외로 잘 적응해가고 히로코도 한직으로 물러나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 일을 하면서 생활해나가게 됩니다. 야스베가 살았을 히로오를 거닐면서 한 가게에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에서 야스베의 흔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리학적인 접근인 타임 슬립 소재가 있는가하면 이런 로맨틱한 구조의 타임 슬립 소재도 종종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결론이 로맨틱한 면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히로코가 화자가 되어 조금 힘든 싱글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소설의 특징은 아무래도 '직업'에 대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야스베가 '고부신구미'라는 태평성대 시절에 편히 지내다가 현대에 와서 맛있는 음식을 알게되고 직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직업'의 소중함과 보람됨을 생각해보라는 작가의 의도는 아닐까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니 궁금해집니다.

 
 


책 정보

Chonmage Purin by Araki Gen (2010) 
촌마게 푸딩 
지은이 아라키 겐
펴낸곳 (주)좋은생각사람들
초판 1쇄 발행 2010년 12월 15일
초판 2쇄 발행 2010년 12월 20일 
옮긴이 오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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