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마츠 기요시의 또 다른 소설 '말더듬이 선생님'에서는 중, 고등학생들의 왕따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이 '휘파람 반장'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소설은 소설가가 된 작가가 자신의 초등학교 4학년때 친구 마코토를 회상하면서 마흔살이 가까울 그녀와 재회하길 고대하며 이 글을 쓴다고 밝힙니다.
주인공 츠요시는 아버지 친구의 아이가 전학 온다는 소식에 '마코토'란 이름 덕분에 남자 아이로 예상하고 고대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마코토는 어지간한 남자 아이보다 더 용감한 여자 아이였습니다. 전학 첫날부터 상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첫인사에서 당당히 반장이 되고 싶다고 인사하는 독특한 아이입니다.
외발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고 높은 나무에 오르며 고무줄총도 잘다루며 왕따를 당하는 친구와 먼저 친구가 되고 그렇다고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친구가 되는 그야말로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츠요시는 괴롭힘을 당한다던가 성가신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 조용히 지나치는 평범한 아이지만 마코토와 만나고 친해지면서 점점 변해가게 됩니다. 아버지들끼리의 추억 이야기와 4학년생들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소소하게 이어집니다. 만남과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라던지 어른에 대한 감정들은 유려하게 풀어낸 느낌이 드는 이 소설이 정겹습니다.
연애 소설이라면 두 사람이 훗날 만나 결혼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평범한 결혼을 하고 평범한 중년이 되었습니다. 마코토도 어딘가에서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지도 모르지요.
지나칠 정도로 교훈적이라 위화감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주제를 다뤄서 머리를 아프게 하지도 않는 점이 좋습니다. 어릴 때는 무조껀 어른스러운 책을 보고 싶어했었지만 나이가 드니 이런 소박한 이야기들이 감정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이 드네요. 아무래도 츠요시와 마코토의 우정이나 사랑에 추억이 담뿍 서려있기 때문이겠지요. 시게마츠 기요시의 또 다른 소설이 읽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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