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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우스 플라워 - 온실의 꽃과 아홉 가지 화초의 비밀
마고 버윈 지음, 이정아 옮김 / 살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핫하우스 플라워'. 제목만 읽으면 마치 꽃에 관련된 설명서나 에세이 정도쯤 될 것 같은데
줄리아 로버츠가 읽고는 바로 영화 출연을 결심했다는 소설입니다.
2011년 개봉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혼을 하고 광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릴라는 우연히 열대식물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걸 파는 엑슬리를 사랑하게 됩니다. 한편 일을 하다가 싫은 일을 겪고는
뛰쳐나오다가 엑슬리가 준 책자에서 봤던 '나비단풍'을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이상한 세탁소 같은 곳인데 열대우림처럼 습하고 이끼가 바닥엔 잔뜩 깔려있는
이상한 곳을 발견하게 됩니다. 거기서 만난 이상한 아저씨를 만나는데, 아르망이라는
이상한 아저씨 덕분에 그녀의 인생이 급변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아르망에게 빚을 갚기 위해 멕시코 유카탄 반도로 떠나게 됩니다.
아홉 가지 욕망의 화초를 가진 자는 누구라도 완벽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화초의 사랑을 받아야하는데
릴라는 유일하게 나비단풍의 뿌리를 내린 사람으로 아르망은 그녀에게 꼭 아홉가지
화초를 모으자고, 그리고 누구도 보지 못했다는 이름이 없는 전설의 열번째 화초를
찾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떠나게 됩니다.
첫 눈에 반한다는 글록시니아, 불멸의 화초라는 멕시코 소철, 음악과 재물의 상징인 카카오,
다산과 출산의 밤나팔꽃, 여성의 성을 상징하는 신세밀라, 생명력을 가진 은방울꽃,
마법의 화초이지만 위험한 맨드레이크, 자유를 상징하는 치커리와 흥미진진한 모험의 다투라.
그렇게 각각의 의미를 갖고 있는 아홉가지 화초.
늘 투덜거리고, 발끈하는 릴라. 힘든 밀림을 거쳐 홀로 아르망의 집으로 가야합니다.
그러면서 화초를 발견하게 되고, 또 꼭 필요한 화초를 발견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험하고 무서운 멕시코의 생활을 그려냅니다.
일본 만화라던지 외국계 판타지물을 접하신 분이라면 흔히 나왔던 소재의 화초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전혀 몰라도 들어봤을 은방울꽃도 있구요~
완전한 도시의 상징이랄 수 있는 뉴욕에다가 전혀 자연과 관계없을 것 같은 광고라는
직업에 게다가 이혼을 한 경력까지 있는 주인공 릴라는 전형적인 도시 여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멕시코 밀림의 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은 비단 도시 여자
이기 때문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똑같은 모습일 것 같습니다.
사슴과 만나고, 뱀과 만나고 전갈을 피하고.. 그런 삶을 어디 상상이나 하겠습니까..
나무에 도움을 받고 우연히 발견한 것이 아니라 그녀를 불렀다는 화초들의 모습이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성격의 사람에게 조금 판타지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소설 자체는 주로 로맨스 소설 계열이라는 느낌이 드는 면이 많기 때문에
그런 쪽을 좋아하시는 여자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소설일 것 같은데
영화는 어떤 느낌으로 그려낼지 잘 모르겠네요. 줄리아 로버츠니까 일단
신뢰가 가구요. 이런 글을 어떻게 영상화 시킬지도 참 기대되네요.
'글'이 주는 상상력의 무한함도 아름답지만, 영상화 시켜서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또 다른 차원의 매력이 있을테니까요.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은 성장 소설입니다. 도시의 피폐함을 통해서 상처입고
고통 당했던 30대의 한 여성이 자연의 따스함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경험하게 되고 그래서 언제나 참을성 없이 순간의 판단 덕분에 행복하지
않았던 사람이 사랑을 얻고, 침착함을 얻고, 참을성을 얻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얻었다는 점에서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벌레도 뱀도 전갈도 무섭지만 이런 밀림에 가서 나무가 주는 가르침을 받아보고
싶고 너무 밝아 잠을 이루기조차 힘든 달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모든 층에게 어필할 수 없다는 점
냉정하게 본다면 로맨스 소설로 그칠 수 있다는 점
꼭 화초를 9개 모아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논리에 지고 싶지 않은 개인적 의미로...
놓고 봤을 때 누구에게나 선물할 수 있는 책은 아닐 것 같아서 별은 3개만 매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