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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년 - YB의 워프트 투어 이야기
윤도현 사진, 윤도현.이현주 글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10년도 더 전에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워크맨을 듣던 시대에
저는 윤도현 밴드의 노래를 많이도 들었습니다. 학원 마치고 오는 길에
그 서글펐던 시절과 함께했던 노래들.
누구나 한번쯤은 밴드를 해보고 싶고, 전설에 남을 뮤지션이 되어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을만큼 Rock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주는 큰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40살 전후로 음악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
꾸준히 해오는 것을 보면 정말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처음 이 책이
단순히 '윤도현'이라는 유명세의 이름만을 가지고 펼쳐낸 그 흔한
여행책자 같은 것은 아닐까 했었는데 소개를 자세히 읽어보니
'미국 워프트 투어'에 초대받아 간 것을 기록한 글이었습니다.
활자중독자에게는 여행책자보다는 글이 빼곡한 소설책이 더 마음에 들지만
화려한 색감들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사진들은 활자중독자들에게도 새 세상
으로 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르인 것 같습니다.
노래를 빼면 얘기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가 노래가 없는 글과 사진으로
나왔지만 즐겁게 읽었습니다. 좀 더 자세하고 많은 것들을 담아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무겁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대중적일 수 있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들만이 아니라 15명의 인원과 함께 악기와 장비들, 의상 등등 어마어마한
짐을 가지고 떠난 것, 공항에서의 일화들, 물건을 잃어버리고 도둑맞은
이야기들은 당시에는 아찔하겠지만 지나면 즐겁고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겠지요.
그것이 못내 질투가 날만큼 부럽더라구요. 여행의 그러한 예정되어 있지 않은 묘미!
첫 식사와 고추가루 이야기도 아마 장기 여행을 떠나본 사람이라면 정말
공감하고 안타까워할 이야기였습니다. 어쩜 그리 다 똑같을까요!
이 힘든 여정에서도 운동을 하고 아이를 위해 선물을 사는 남자의 모습과
아버지의 모습이 또 색달라보였구요. 자칫 철없음과 프로정신의 외줄타기를
아슬아슬하게 하는 장비사는 멤버! 이야기도 그랬구요~
공연의 노하우를 익혀가고 다른 밴드들을 알게되고, 함께 즐기는 관객들과도
소통을 하고! 공연이란 것이 - 비록 음악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 고스란히
담아낸 귀중한 사진과 글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이렇게 함께 즐기고 전 세계 밴드가 모여서 연주함으로
서로를 알게되고 자리잡아가는 좋은 페스티벌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여정이 다큐로 제작된다고 하는데 꼭 볼 수 있었
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