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오줌싸개였다!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 여름 이야기 ㅣ 구름골 사계절 2
박경진 지음 / 미세기 / 2006년 7월

미세기에서 이런 재미난 이야기책이 나오다니...구름골 사계절시리즈중에 여름이야기입니다..

겉표지를 넘겨보면 속표지에 정겨운 시골풍경이 하나가득 그려져 있답니다..

소등타고 가는 아이며, 빨랫줄에 빨래너는 엄마, 염소끌고 가시는 어르신...참을 날라오신 아주머니...어릴때 시골에서 자랐다면 이런풍경이 낮설지 않겠지요...

이책을 지으신 박경진님은 서양화를 공부하셨다는데 이책의 삽화는 너무나 한국적으로 느껴집니다..새벽의 어슴프레 밝아오는 청보라빛도 아주 잘 나타나구요..참 제가 아이들이랑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팥죽할멈과 호랑이] [대머리 사막] 등을 쓰고 그리셨다네요...

시끄러운 닭울음소리에 새벽잠이 깬 방실이는 (에햄! 여기서 방실이는 어른들이 아는 그 모가수가 아님니당ㅋㅋ) 요가 축축한걸 느끼고 정말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별의별 변명거리를 다 생각해보지만 시계바늘만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지요...거기에 소리맞추어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도망갈 궁리를 합니다.

이책을 보면볼수록 시골의 새벽녘 빛깔을 이리도 잘 표현했을까하는 느낌을 받습니다..그 어슴프레한 새벽에 몰래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서는 방실이는 동네 구석구석에서 만나는 고양이와 돼지들,까마귀들과 또 새벽부터 고추밭에서 고추따시던 돌이엄마까지 만나면서 영아네 집으로 달음질쳐 갑니다..모두들 자기보고 오줌싸개라고 놀리는 것 같았지요..

새벽댓바람부터 남의 집을 기웃거려도 이상치 않은 곳이 바로 시골이랍니다..늦잠꾸러기가 일찍이도 놀러왔다고 영아는 반깁니다.

불안한 마음의 방실이는 영아네 방구석에서 시계만 바라보았지요..이럴때 엄마는 무엇이든지 잘 찾아내십니다..한달음에 방실이를 찾아내시는 엄마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는 방실이는 너무나 겁을 집어먹었지요.

당산나무아래....

엄마는 방실이에게 이렇게 말하십니다.

"엄마는 방실이가 오쭘싸개라도 좋아. 하지만 방실이가 도망친 걸 알고 엄마는 슬펐어. 도망칠 때마다 점점 용기를 잃어버려서 겁쟁이로 변해 버릴 텐데......누가 방실이를 겁쟁이라고 놀리면 어쩌지?"

엄마의 이런 말씀에 우리의 방실이는 발끈! 자기는  겁쟁이가 아니라고 다시는 도망치지 않는다고 잘못했다고 말합니다..이런 귀여운 아이를 누가 더 혼낼 수 있겠습니까? 넉살좋은 방실이는 이제부터 웃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지요...

오줌싸개 우리 어른들도 실지론 어릴때 다 한번씩 달았던 별명아니었나요? 맞다구요? ㅎㅎㅎ

오늘도 우리아이가 이렇게 자라고 있답니다...행복한 아이로 자라나는 비결 바로 엄마에게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