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이제껏 기적이라든지 우연이라든지 하는 말을 한 번도 믿어 본 적이 없었다..

작가의 이말에 응 나도 그래 그게 어쩌면 건조하고 냉정한 나의 마음일 수도 있고....세월이 사랑따윈 믿지 않게 했는지도 몰라...

홍이...일본식 발음으론 베니...이이름은 어렸을쩍 할머니의 입에서 많이 듣던 낱말이다...왠지 다정다감한 단어로 다가오는 이름..

"한국의 친구,일본의 친구"라는 소설로 큰인기를 끄는 사사에씨는 본명을 숨기고 활동하는 작가이다..그의 소설이 바다건너 한국에도 널리 알려지자 출판사에서 초청사인회겸 인터뷰를 요청한다.

공항에서 출판사측 통역자인 홍이를 만난 순간 흘러간 7년전의 기억이 고스란히 떠오른다..갑작스런 재회는 준고(필명 사사에)가 기다려온 시간들이다..다시 홍이와 시작하기위해 서울을 찾지도 못하면서 오직 소설에만 자신의 마음을 담기에 애써왔던 세월인 것이다.

스물두살의 홍이와 스물세살의 준고..한국의 여자와 일본의 남자...역사에 아로 새겨진 것들은 이들의 사랑에 무색해 지지만 젊은사랑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자꾸만 그들의 사랑을 어긋나게 했다..

그들의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 듯 했다..가난하든 부유하든 한국사람이든 일본사람이든 남자이든 여자이든...하지만 시간이 그들을 그리 몰아부쳤을까 결국엔 서로의 나라까지 들먹이면서 서로 상처를 주는 이들...

 ["날 혼자 내버려 뒀잖아." 홍이는 늘 그렇게 말했다. 나를 혼자 내버려 두지마. 하고 화해를 할때면 반드시 그런 약속을 하게 했다.........항상 같은 침대에서 품에 안고 잠이 들었으며 함께 아침을 맞이했으니까. 홍이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나로서는 알 수 가 없었다.. 홍이가 말하는 혼자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그녀가 떠난 뒤였다.]

오직 자신만을 바라봐주길 원하며 자신의 말을 들어주길 원하고 자신과 함께있어주길 원하는 가여운 홍이와 오직 홍이와 둘이서만 나누고 싶은 시간을 쪼개어 생활해나가려 했던 준고는 그렇게 멀어져 갔다..

준고의 사랑은 특유의 일본남자의 것만이 아니다..우리모두에게도 그런면은 있지 않을까? 자신의 소중한 사랑을 지키려 애쓰며 자신의 몸도 시간도 개의치 않는 그런사랑을 하는 남자...

준고는 홍이가 떠나고나서야 알게 된다..그녀가 타국에서 겪어야했을 외로움..오직 준고만을 기다렸을 생활들...떠나고나서야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그녀가 왜그리 날마다 달렸는지 그들이 우연히 만났을 때부터 헤어지던 그날까지 쉬지 않고 달린 그녀의 마음을..

준고는 그의 사랑을 7년이나 뛰어넘어 이시간까지 키워오고 있었다..자신의 소설에 그녀에게 하고싶었던 말들을 모두 아로 새기어...그녀를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들...그녀에게 달려갈 수 있지만 참아왔던 시간들...

짧은 일정이지만 준고의 추억을 여행하는 책은 모두 채워지고 있다..

준고가 돌아가기전 회식자리에서 그의 생일을 7년만에 챙겨주는 순간(홍이는 그의 생일에 정말로 맛있는 오징어볶음을 해준다 했다) 준고는 알아버린 것일까? 

홍이가 떠난후 홍이를 만날 수 없는 괴로움을 달래던 준고는 그녀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머릿속으로 상상 하는 것만으로 불가능했다..홍이의 마음으로 달려 볼 수 밖에 없다고..그녀와의 추억과 함께 공원을 달렸다..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다음날 택시기사를 대절해 홍이를 기다리러 그 호숫가로 간 준고는 누구에게랄 것 없이 이렇게 말한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과 같은 입장에 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사람이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 같으면서도 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죠. 상대방의 마음을 제멋대로 거짓으로 꾸미는 게 보통이에요.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과연 준고는 그 긴 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 삶이 희망으로 가득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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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7-1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책 보시느라고 늦게 오셨군요..좋은 아침입니다..
빗줄기가 점점약해 지는 아침..

해리포터7 2006-07-12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진즉에 들어왔는데 이리뷰 써대느라고 헥헥 힘들었어요..왜이리 어른책은 쓰기 어려운지 정말 담부턴 창피해서 리뷰 못 올리겠어요.흑흑..
아침엔 아이들 우산 쓰고 학교갔는데 오후에는 화창할꺼 같아요..

똘이맘, 또또맘 2006-07-1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말씀대로 이 책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전 요즘 무지하게 게으름 피우고 있는데... 자극이 필요합니다.

해리포터7 2006-07-12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이 편할 때 읽으셔요..몸도 아프고 맘도 아프면 안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