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생각도 물어줘!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17
박경태 지음 / 시공주니어 / 2005년 4월
구판절판


숙제를 하고 있을 때였어요.
"너 일기장 내놔 봐!"
엄마가 방에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손을 내밀었어요.
....
...중략.
엄마가 책꽂이를 뒤지기 시작했어요.
"거기 없어!"
"그럼 어디 있어?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내놓으라니까."
"엄마는 왜 남의 일기를 보려고 해?"
"엄마가 보면 좀 어때서?" 엄마는 책상 밑에 둔 책가방을 열어서 뒤적거렸어요.
"엄마, 왜 그래?" 나는 겁도 나고 기분도 안 좋았어요.


-9p-11p쪽

엄마는 가방 속에서 기어이 일기장을 찾아 냈어요.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이 녀석아, 글씨가 이게 뭐야? 좀 또박또박 예쁘게 쓸 수 엇어?" 엄마는 일기장을 펼치자마자 버럭 화부터 냈어요.
"너도 눈이 있으면 좀 봐라. 이 따위로 써 놓으면 누가 알아 먹기나 하겠니?"
"남한테 보여 주려고 쓴 거 아니야."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어요.
"선생님이 검사하는데 좀 예쁘게 정성들여 써야지, 이렇게 지렁이 기어가듯 네 멋대로 써 놓으니까 검사 받을 때마다 일기 좀 잘 쓰라는 소리를 듣지."
"내 글씨가 원래 그런 걸 어떡해?"
나는 일기 쓰기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요. 선생님이나 엄마가 검사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예요. 그래서 검사 받기 하루 전날 한꺼번에 몰아 써요. 엄마나 선생님이 보니까 솔직하게 쓰지도 않고요.


-11p-12p쪽

"진선이는 글짓기를 잘 해서 또 상을 받았다며? 그런데 너는 왜 맞춤법이랑 띄어쓰기 하나도 제대로 못하고 이 모양이니?"
엄마는 오늘도 진선이 엄마한테 진선이 자랑을 들은 게 틀림없어요. 그래서 샘이 났을 거예요. 엄마 때문에 까닭없이 진선이만 미워져요. 사실 진선이는 예쁘고 나한테도 정말 잘 해 주는데 말이죠.
"안 되겠다. 너도 진선이처럼 글짓기 학원에 다녀야지."
"또?"
"못 하는 게 있으면 보충을 해야지."
진선이 때문에 다니게 된 학원이 벌써 두 개째에요.-12p-13p쪽

다른 건 몰라도 태권도는 쉬고 싶지 않아요. 물론 태권도학원도 남자답지 못하다면서 엄마가 다니라고 한 곳이지만, 그래도 학원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곳이 태권도 학원이거든요. "태권도는 방학 때 보내 줄게. 엄마가 약속해. 그러니까 내일부터 태권도 갈 시간에 글짓기 학원에 다녀. 알겠지?"
"곧 품세 끝나는데 지금 그만두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돼."
"너 선수 되게 하려고 태권도 배우게 한 줄 아니?"
"그럼 방학 때 글짓기 학원 다니면 되잖아!"엄마는 일기장을 디밀면서 소리쳤어요.
"꾀부리지 말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
"앞으로 일기 잘 쓰면 되잖아!"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엄마는 일기장을 책상 위에 던져 놓고 거실로 나가 버렸어요.
"씨!" 일기장을 확 찢어 버리고 싶었어요.'다 이놈의 일기 때문이야!'일기장이 눈앞에 보이는 것조차 싫어서 서랍 속에 처박아 버렸어요.-15p-16p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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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7-0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렇게 비교는 안하는대요....아이한테 아무리 사탕발림 말로 앞에서 거짓 멘트를 날려도 결국은 진실을 들키고 말아요,,그래서 전 늘 욕심쟁이 엄마 밖에 안되는거구,,,앞에서 이렇게 막 비교하는 엄마보다 더 나쁜 엄마인지도 모르겠어요.

해리포터7 2006-07-04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어요.씩씩하니님께선 훌륭하신엄마인거 다 알아요.그리고 요즘은 아이들이 더 잘알더군요..그리고 아이마다 경쟁심을 좋아하는 아이도 많구요...

2006-07-05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리포터7 2006-07-05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아니에요..님이 그런생각을 하게된것부터가요..아일 다 이해할 준비가 된거죠..전 그렇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