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한지도 벌써 한달이 지나고 있다. 자연속의 우리집을 버리고 여기 시끄러운 곳으로 이사온 이유는 단 하나다.  아이들의 편의를 위해서... 

유일하게 하나 다니는 영어학원을 그렇게도 힘들어 하던 아이들땜에 좀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정한 것이다. 학원을 가기위해 버스를 타야했던 아이들이 그렇게나 딸딸 나를 볶더니 이사를 하고 나니 암~소리 없이 잘 다닌다. 다행이다. 그나마 영어학원다니는걸 싫어하지 않게 되어서리~ 

아는 언니는 너무 아이들을 과보호하는거 아니냐~ 왜 그렇게 아이들에게 휘둘리냐고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애들과 열렬히 싸우던 때를 더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냥 아이들의 힘들어함을 좀 더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내가 운전을 할 수 있는 체질(?)도 아니라 더 힘들었었다. 

이사온 집은 단지 학교가는 버스정류장에서 가깝고 학원이 집에서 가까운 곳이다.  아이들은 당연히 대만족이다. 나또한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 마치고  좀더 빨리 집에 와서  좋다. 이런 편의성 때문에 큰도로변에 있는 아파트라도 그 소음에 엄청 놀랐으면서도 이사를 감행했다. 이사하고 정말 놀랐다. 그 소음에 무슨 제트기 지나는 소리가 시도때도 없이 나고 비가 오면 그 소음은 배로 더 커진다. 남편과 한가하게 베란다에 나가 앉아있다가 엄청난 소음에 둘다 웃으면서 덕분에 윗층아랫층소음은 이젠 신경도 안쓰인다며 농담했다. 아예 들리지 않으니...그나마 샷시가 잘 되어있어서 닫으면 조용하니 겨울엔 좀 조용히 보낼라나?ㅎㅎㅎ 둘다 어서빨리 조용한 우리집으로 다시 이사할수 있길 고대하고 있다.

이사온 덕분에 그동안 사귀었던 이웃들을 못봐서 아쉬워하는 나를 위해 남푠은 다육이를 한가득 주문해 주었다. 물을 자주 안주는 다육이는 딱 내타입인거 같아 맘에 쏙 든다. 너른 베란다에 화분들을 주루룩 세우고 남푠과 주로 오늘은 또 어떤잎을 떼어다 잎꽃이를 해볼까 고르고 이리저리 옮겨보고 물은 언제쯤 주는게 가장 좋은지 오늘은 비가 오니 난간에 달린 다육이를 안으로 들여야겠다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훨씬 대화거리가 많아져서 참좋다. 남푠도 그렇게 생각할라나?

어제 학교에 다녀와서 아들의 담임선생님과 한 이야기를 남푠에게 들려주었다. 이대로 공부하다간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는것은 좀 힘들겠다는 선생님의 의견..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선생님이 은근히 아들을 맘대로 이끌지도 못하는 엄마구나 하는 한심한 표정으로 날 보는것 같아 참 부끄러웠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것은 나 스스로도 아들을 어려워하는 지금아들의 사춘기를 힘들어하는 내 자신을 잘 알기에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남푠도 답답했는지 한참 고민을 하더니 사춘기라 윽박지르지도 못하겠고 자기도 어쩔줄 모르겠단다. 그래서 아이들이 오기전까지 계속 그문제로 고민을 했다. 결국엔 아이들이 특히 아들이 열중하고 있는 것들을 줄여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제 원서쓸때까지 2달밖에 안남았으니 그동안이라도 2학기 시험이라도 더 열심히 해 달라는 뜻에서 우리집만의 규칙을 정하기로   했다.  

프로야구 광팬인 아들땜에 텔레비전은 코드를 아예 뽑았고 천을 드리웠다. 거실좌탁을 중앙에 놓고 시원하게 앉아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아들의 손에 늘 들려있는 폰은 집에 돌아오면 반납하고 방학땐 일요일만 돌려주기로 했다.  사실 우리가족이 모두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얼마 되지 않아서 이런짓을 하는게 좀 미안하긴 했지만 남푠도 동참한다고 하니 아이들이 아무말도 안하더군...남푠은 프로야구광팬이지만 아들을 위해 이번여름은 참기로 했다. 참 대단한 결심이다. 자기는 그시간에 좀 뛰어다니다가 오겠단다. 고맙기도 하지....  

어쨌든 올 여름 우리집은 공부와의 전쟁이다. 아들은 입시준비와 독서, 딸은 수학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마 며칠도 안되어서 불만이 쌓일텐데 그 해소는 어케하나 점점 고민이 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아이들 남푠 다 가고 이아침에 배경이 되던 텔레비전이 안켜지니 우짜지!! 밀어두었던 책을 좀 읽어야 겠지?

아직 고등학생도 안되었는데 이러는걸 보면 딴집에서 뭐라 할지도 모르겠다. 뭐하는 거냐고... 

그러게 대체 우리가 뭐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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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3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3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7-1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셨군요 반가워요 님 다육이는 쑥쑥자라서 보는 사람 맘이 다 흐믓하던데요.

해리포터7 2011-07-13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건강하시죠?ㅎㅎ워낙쪼그만다육이들이라들여다보는게늘즐겁답니다의외로잎꽃이가잘되서신기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