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속의 서울 - 한국문학이 스케치한 서울로의 산책 서울문화예술총서 2
김재관.장두식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2월
품절


급기야 찬중도 인권처럼 바닥에 귀를 대고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엿듣게 돈다. 그 소리들은 "마치 입이 달려 있는 한 외계인이 입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도 초능력으로 지구인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듯한, 손에 닿을 듯이 아주 가까이에서 울리면서도 그 근원을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었다." 이러한 소리를 통해 찬중은 자신과 아래층 사람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찬중은 자신이 혼자 살면서 항상 늦게 귀가하기 때문에 인권에게 이런 소리를 들려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29p쪽

[서울 1964년 겨울]에 등장하는 이들은 타인에게 서로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서울은 익명의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진실한 삶의 방향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서울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것들은 먼지와 함께 사라병? 그리고 이를 대신해서 나타난 것은 순간, 찰나뿐이었다. -154p쪽

<서울의 찬가>에서의 시간은 순환한다. "봄이 또 오고, 여름이 가고, 낙엽은 지고, 눈보라 쳐도"처럼 변하지 않는 시간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있다. 현실은 빠르게 변하지만 우리들 마음속의 서울은 영원하다. 서울의 시간은 순환함으로써 낙원으로 남는다. "돌아오라 내 사랑아, 내 곁은 떠나지 마오"처럼 서울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곳이다. 앞만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말은 그럴듯하게 들린다. 시련은 있어도 변치 않는 가치가 있고, 설사 변한다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이곳은 고향처럼 포근한 곳이다. 변하지 않는 향수의 강조는 보수적인 가치를 대변한다. "아름다운 서울에서, 서울에서 살렵니다"에서 <서울의 찬가>는 급격하게 변화하느 ㄴ서울의 역설적 상황을 드러낸다. 살고 싶지 않지만 살 수밖에 없는 서울은, 이 노래에서 살고 싶은 곳으로 뒤바뀐다. -235p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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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4-0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속의 서울보다는 제 마음 속의 서울이 더 사람 살 만한 곳 같아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