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우를 새롭게 보게 된..

라디오 스타 일반판 (2disc) - 할인행사
이준익 감독, 박중훈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7년 1월

난 늘 박중훈을 가볍게 봐왔다. 언제나 코믹스러운 미소로, 입답으로 무장한 그가 연기를 하면 정말 난 할말이 없었다. 이배우가 등장한 내가 마지막 본 영화는 황산벌이었던가?그것 말고 유선방송에서 해준것도 하나더 있는데..정말로 편견을 지울 수 없는 배우로군 하며 그 영화들을 접었었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달랐다..물론 먼저 본 관객들의 평을 듣고 예고편을 보고 영화를 보러 갔지만 이렇게 마음이 따스해질 줄은 몰랐다. 이 영화는 박중훈이 없으면 안되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내내 어쩜 박중훈이 저렇게 순수해 보일 수 있나 하고 의아해했다. 내가 익히 보던 그 배우가 아닌가하고 수도없이 훔쳐봤는데 결국 같은 사람이란걸 알고서 이제야 이 배우가 연기에 물이 올랐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쩜 그 자신의 이야기일꺼라고 짐작했었다. 하긴 요즘 그가 예전처럼 잘나가지도 않고 예전에 CF스타였던 그가 하는 광고 하나 없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봤을 수도 있다. 첨엔 박중훈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안성기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영화에 몰입했었다.

어쩌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었다. 나 나름대로 영화를 상상하며 봤더니 오히려 더한 감동이 되어 돌아오는게 아니가..

박중훈이 떠나려하는 안성기를 향해서 여관방에서 분노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은 예전의 박중훈이라면 저런 연기가 나올 수 있었을까? 의심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내 연기자란 언제나 불가사의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또한 강원도에 홀로 남아 라디오 디제이를 하고 있는 박중훈이 전국방송으로 안성기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그것을 버스에서 들으며 김밥을 입이 터져라 밀어넣고 있던 안성기의 표정은 정말 인상에 남는다.. 한 인간이 다른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중에 그 무엇이 그것들을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안성기가 그의 옆에 없었다면? 아마 이영화는 라디오스타가 되지 못했겠지. 연기자라는 직업이 어떤것인지 또한번 깊이 생각하게 한 영화였다.  또하나 보너스가 있다면 이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다.  박중훈이 부른 노래는 아련히 흐르고 노브레인이 질러대던 노랫소리는 계속 가슴과 머리에 울려댄다.  아주 기막힌 조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