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무대는 거실의 TV앞....배경음악은 주몽의 녹화방송이었고.. 준비물은 신문지 몇장을 넓게 깔고 쟁반,칼, 넓은 양푼이 두개...노동력제공자는 아들래미,딸래미, 그리고 나 해리퍼터아줌마이다..
어제 딸아이가 지역TV방송에 나온다 하여 눈빠지게 기다렸지만 기어이 나오질 않았다..녹화 실패...ㅜ.ㅜ진주신진초등학교 어린이명예경찰이 대통령상을 받았기땜에 학교앞에서 며칠전에 등교모습을 촬영했나보다..딸아이의 선생님께서 딸의반아이들을 총동원하여 등교모습을 연출했다고....울딸도 쬐끔 나올텐데...무척 기대했었다. 하지만 볼 수 없었다..아마 날짜를 잘못 안듯..근데 그날 하필이면 무지 춥다고 하여 트레이닝복(울아이들이 일명 백수옷이라고 부르는) 을 입고 분홍점퍼를 대충 걸치고 머리는 삼발을 하고 간 날이었으니....ㅋㅋㅋ차라리 안나온게 다행인지도...
그래서 주몽녹화한것을 8시부터 틀어놓고 마늘까기에 돌입...그래도 크기가 좀 큰 마늘이기에 잘 깔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첨엔 애들을 동원해서 난 칼로 뿌리부분만 잘라주고 까라고 했었다..워낙 바짝 말라있어서 뿌리부분을 도려내는것도 만만치가 않았다..결국 반도 못까고 아이들은 손끝이 아프다고 물러나앉고..나혼자 다시 주몽을 녹화해가며 김희애의 새 드라마를 틀어놓고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마지막엔 왼손의 집게손가락이 아리고 빨갛게 달아올라서 위생장갑을 끼고 해야했다..
결국 손을 다 씻고 봤더니 왼손의 집게손가락은 빨간물감을 찍어놓은것 같고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은 너덜너덜해져있었다..한쪽엔 파란 둘리밴드를 또한쪽엔 노란 도우너밴드를 붙이고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에효...항상 마늘까기는 나에게 밴드를 선사한다...
목요일에 배추를 갖고 오고 금요일에 하기로 했다...그래도 하루 미뤄졌네...올해는 제발 좀 조금만 하고 싶다..제발 20포기만 갖고 와야 할텐데....우리집은 남푠이 다 알아서 배추를 장만해 오니. 내 말은 통하질 않는다..작년에도 30포기는 한거 같다..게다가 엄청큰무가 10개정도 들어갔다..에효...오늘은 마늘을 갈아놓아야 한다....우리집에는 맷돌분쇄기어쩌고 하는게 있는데 오직 김장때만 쓴다...딴건 사용할줄을 모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