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남푠이 안방베란다의 책꽃이 사이사이를 둘러보더니...
여기쯤 한병.....엇! 또 여기에도 한병....씨익~ 웃는다...세상에 책장에다가 술을 구석구석 쑤셔넣어놓고는 때마다 감상하나보다..하긴 이제 장식장에도 넘처나는 술을 더이상 넣어놓을 곳도 없다...그래서 안방구석에 위치한 그 책장에다가 술을 짱박아 놓기로 했나보다...에구...물론 우리집에 명절선물을 주는 사람들도 당연히 술로 준다..가끔 와인이 들어오면 그건 내차지이고...
며칠전에 오신 작은아버지들이 사갖고 온 가루세제가 계속 현관문앞에 대기중이었다..우리세탁기랑 안친한 세제라서 바꾸어야 했기에...어제 저녁 아그들을 데불고 근처슈퍼로 세제를 바꾸려고 갔다. 아이들은 지내과자를 사주는 줄 알고 너무 좋아하던데...액체세제로 바꾸려고 봤더니 아예 없어서 뭘 살까 고민하다가 그래..차라리 술을 사다 놓자 했다.흐미? 나 왜이러지?
cass fresh Qpack 1.6L 를 3개 사고 캔맥주 두개를 샀다..그리고도 500원이 남아서 현금으로...ㅋㅋㅋ 그 아르바이트 아가씨 신참인가보다.보통 바꾸어 가려고 하면 못마땅한듯 인상짖기 쉽상인데..느무 공손한 태도로 잔돈까지 현금으로 챙겨준다.....
집에오는길에 애들은 입이 대발 나왔다..또 술을 사고 엄마는..삐죽삐죽! 떽 하면서 공짜를 연발했지만 애들이 이해하긴 어렵다. 하긴 나도 내가 이해안간다.....쩝&&& 달래서 집에있는 맛난걸 먹이고서야 진정을 시켰다.휴~~ 남푠에게 전활 했다. 빨리 안오냐고...술이 있으면 빨리 오겠단다..그말을 기다렸던 나는 맥주를 준비했지~ 하며 유혹을 했더니 30분 있다가 오겠단다.ㅎㅎㅎ
우린 새로나온 카스맥주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 우선 냄새부터 맡았다..다행히 늘 먹던걸로 사온것 같다. 단감과 귤, 맥주를 들이키며 보았던 스파이더맨2가 하길래 또 보고...아들넘 증명사진까지 찍어가며 오붓한 시간이 흘렀다...늘 소주보다 맥주가 더 취하게 한다고 우리 둘은 이야기한다....한병만 마셔도 말이다..어젯밤엔 한병만 마셨당!
그래도 어젯밤엔 남푠이 먼저 진지한 태도로 대화를 유도하려했는데 아이들이 자릴 계속 차지하고 있어서 계속 이야기 할 수가 없었다.....아들의 사진을 뽑고...여행을 이야기하고...맨날 똑같은 대화다..세상이 좋아져서 포토용지만 있으면 집에서 사진을 뽑을 수 있으니 정말로 세상은 오래살고 볼일이다.
세월이 흘러흘러서 어젯밤풍경이 문뜩 떠오르겠지.. 겉으론 웃고 있지만 머릿속엔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로 고민하는 느낌이 어떤 기억으로 기억될까?
어젯밤엔 그래도 푹 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