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막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젊은이들만이 가지는 특권, '대학'이라는 오아시스!
사회에 찌들어가는 직장인들, 아니 사회인들. 그들 모두는 자신들이 겪었던 젊은 시절의 '대학'을 그리워한다. 다시 대학생이 될 수만 있다면. 학생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었던 그들, 그들은 바로 대학생이었다. 깊은 사회문제로 괴로워하면서도 철 없이 술에 찌들어 세상의 고민은 다 가지고 있던 그들, 나도 그 속에 속했던 적이 있었다. 사회라는 '사막'에 들어가기 전 대학이라는 오아시스 속에 살았던 대학생들. 이사카 고타로는 이 시대의 젊은이인 대학생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다섯 명의 친구. 기타무라, 도리이, 미나미, 니시지마, 도도.
이들이 보여주는 대학생활은 코믹하다 못해 엽기적이고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현실적으로 있을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의 투성이지만, 그네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 나도 그랬었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은 이사카 고타로만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
생활을 시작한 우리들은 '사회'라 불리는 사막의 냉엄한 환경에서 상상 이상의 고초를 감내하게 된다. 사막은 바싹 메말라 있고 불평불만과 냉소, 방관과 탄식으로 얼룩져 있다. 우린 그곳에서 매일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한 고비 한 고비를 넘기고, 그러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그 환경에 익숙해져 갈 것이다. …… 그리고 거기서 또 몇 년이 지나면, 이 친구들과 보낸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그때가 참 그립다' '그런 일도 있었지' 하며 오래전에 본 영화 얘기를 할 때처럼 읊조리고, 결국 우리들은 그렇게 뿔뿔이 흩어져 묻힐 것이다.
글쎄,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겠지만.
오아시스에 있으면서도 항상 물에 목말라 하는 그들.
사막으로 나오기 직전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이기에 더욱더 아름답고 찬란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싶다. 냉정하고 또 냉정한 그러면서도 뜨거운,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는 사회 속 현실로 내던져져야 하는 대학 졸업생들. 마지막 오아시스를 대학이라는 곳에서 공간에서 불안하게 보내고 있는 그들. 자신의 꿈을 그곳에서 마음껏 펼치려고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나는 이 작품에서 본 것이다. 『사막』을 읽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또 한번 졸업을 맞게 된 나.
대학이라는 오아시스를 겪었을 직장인들이여, 『사막』이라는 작품을 통해 그 시절 그때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유머가 넘치면서도 사회의 뼈아픈 현실이 담긴 이사카 고타로 식 대학시절의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메시지를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