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김나연 외 지음 / 싱긋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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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필요성을 느끼게 될 때가 있습니다.

옷을 고르고, 선물을 고르고, 책을 고르며 굿즈 하나를 선택해도

모든 것이 일명 '구리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을 고르다 보면 드는 생각이

'이거 내년에도 괜찮을까?'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2021년의 트렌드를 모아놓은 책이 나왔습니다.

그들이 주목하는 분야가 총 4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일상과 놀이, 세상 그리고 마케팅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코로나 119'로 변화된 라이프스타일!


뉴스를 전혀 안 보고 산골짜기에 홀로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

매우 낯설고 새로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친숙한 일상생활에 가까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가장 저를 매료시켰던 챕터 2개만 소개하자면,


Part 1 일상 - Chapter 2.

비욘드 알고리즘 (뛰는 알고리즘 위에 나는 이용자)

#창업 #시장 #유행 #흐름 #설문조사 #데이터


우리가 흔히 인터넷 검색을 할 때 저절로 따라붙는 광고를 말합니다.

추천이라는 허울좋은 문구로 X를 눌러야 사라지는 귀찮은 딱지들이죠.


하지만 이러한 점을 역으로 이용한다면 어떨까요?

추천 알고리즘을 피하는 법도 있고 반대로 이용해보는 법도 있어요.

계정을 각 분야별로 만들어놓고, 내가 관심 있는 것을 검색합니다.

검색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면 잠시 후

알고리즘이 알아서 찾아줄 테니까요.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자료 수집용으로는

좋은 아이디어 같아요. 피하지 말고 찾아오게 만들자 만들자~



 


Part 2 놀이 - Chapter 2.

부캐의 세계 (그것만이 내 세상? 그것 또한 내 세상!)

#가상현실플랫폼 #이익창출 #new #트렌드


중고딩때 흔히 하는 놀이 중에 하나였던 '자캐놀이'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부캐놀이'였던 셈입니다.

실제의 '나'는 절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ㅋㅋ (들어가면 클나욧!)


개성이 중요하고, 남과는 다른 나만의 성격과 특징이 뚜렷해야 합니다.

그래서 외모가 중요해요. 말투도 좀 달라지고. 상황극이라고 해서

어떠한 상황을 만들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놀면 존잼 ㅠ타임 킬러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난 지금

집콕에서 벗어나 온라인 모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고 해요.

과몰입을 하기도 하고 현실의 나와 부캐를 전혀 다른 존재처럼 굴리기도(?) 하고요.

책에서는 게임이 하나 소개되고 있는데,

그 게임 속에서는 현실과 같은 시간의 흐름을 가지고 있어서

관리를 못한 음식은 상해서 버려야 한다고 해요.


이러한 현실감과 판타지가 섞인 세상이라니~

(가입을 해봐야겠습니다 ㅋ)


 

그 외

Part 4. 세상으로 바라보는 10대의 구매력과 문화 영향력도 흥미로웠고

Part 5. 마케팅에서는 모두의 럭셔리 = '명품'이 걸어온 길과 걸어가고 있는 길이

어떻게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지도 좋았습니다.

브랜드 각각의 차이점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보는 것도 좋았어요.

여러 브랜드가 나왔는데 그중에 루이비통과 롤의 만남에 좀 놀라웠습니다.ㅎ

전반적으로 친숙함 속에서도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마지막은 '쿨'함에 대하여 시대적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도 있었어요.

"쿨하다." 저도 좋아하는 말인데 말입니다. ㅠㅠ현실은...



창업을 생각하거나 디자인, 유행에 민감한 업종에 종사하신다면

트렌드 읽기의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구매를 고민 중이시라면

책 소개의 목차를 참고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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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 시대를 앞서간 SF가 만든 과학 이야기
조엘 레비 지음, 엄성수 옮김 / 행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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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고 있는 과학문명이 과거 어떻게 상상되고 예측됐는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우연히 보고 지나갔던 영화의 한 장면부터,

소설 속 묵직하게 남았던 사상통제나, 인간존중, 비인격적인 생명체에 관한 윤리 등

그 시절에는 전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것도 있어서 읽는 내내 재밌고 놀라웠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sf가 만든 과학 이야기>


현대 다수의 우주 sf 소설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정체기와 같은 비슷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비해, 과거 sf를 예측했던 작가들은 아주 먼 미래까지 근접하게 맞추는

신통력(?)을 발휘했다고 볼 정도로 지금 현대 과학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최근 명왕성 탐사까지 나아간 우주 과학이 특히 그러한 부분이 두드러져 보였는데요,

옛날에는 다양한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것이 당연했다면, 이제는 생명체는

더 먼 우주에서나 가능 또는 너무 희박해서 만날 수도 어렵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독자로서 우주생명체에 대한 sf 소설에 신선한 흥미를 느끼기가 힘들기도 하고요.



"행성 간 우주 비행을 다룬 SF는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현실 과학에 강력한 추진력이 되어준다." - 베르너 폰 브라운 _56p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1부에 나오는 <달을 향한 꿈>과 <화성으로의 여행>을 먼저

읽어 보았어요. 저에게 화성이란, 지금도 문명세계가 존재했었고 미확인 생명체도

분명히 어딘가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환상이 깊게 남아있는 행성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도 가만해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들어왔던 '화성인'에 대한

영향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ㅎㅎ #우주전쟁 #판타지 #상형문자프로젝트



이 책은 총 다섯 파트로 나눠져 있습니다.

우주와 교통 / 군사와 무기 / 생활방식과 소비자 / 의학과 생명공학 / 커뮤니케이션


 


 

우주 다음으로 흥미롭게 본 것은 <감시 사회>였습니다.

#텔레스크린 #절대 #꺼지지않는

조지 오웰의 '1984'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 아쉬웠어요.

'1984'를 읽은 분이라면 극공감을 하면서 봤을 내용이 아주 많았습니다.

물론 읽지 않았어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ㅠ)


오웰 같은 작가들은 오늘날의 현실을 어마나 정확하게 예견했을까?


이어서 나오는 <복제 기술>에 대한 것도 재밌었는데요

'스타트렉'의 순간 이동을 그때 어떻게 생각했는지, 얼굴 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안경과 지금의 3D프린터까지 예를 들며

감시에서 경고로 흘러가는 구성이 흥미진진했습니다.



"미래를 그려보고 싶다면 군홧발로 영원히 인간의 얼굴이

짓밟히는 장면을 상상해보게." _빅 브라더의 대사 중 _175p



인상 깊게 본 내용 중 하나만 더 고르자면 <신경정신약물>입니다.

일명 도덕성을 병에 담아 다니는 시대라 소제목이 붙은 내용인데요,

바로 앞에 나오는 <생체공학>과 이어져서 끔찍한 상상이 어떻게 현실이

되어가는지를 밝혀봅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군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제공되고 남용되었던 약물,

'암페타민'이 등장합니다. 복용한 군인의 월등한 실력 차로 인해 권장이

되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전투가 잔혹성을 띠고 '좀비화'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이후 이름만 바뀌어 다양한 효과를 입증하듯 여러 가지 약으로 나왔지만

실상 알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였던 거죠. 오히려 일반인에게도

두통약, 생리통, 진통제, 체중 감량, 피로회복제라는 이름으로 팔린 것입니다.

#소마 #항우울제 #프로작 #정확히 #예견한 #sf소설



언제든 당신의 분노를 진정시켜주고 적을 용서하게 해주며

오래 참고 견딜 수 있게 해줄 소마가 있다 _멋진 신세계 중에서 _226p



부작용으로는 감정 기복의 둔화로 무덤덤해지고 창의력이 감소했지만

조현병 치료제로 효과를 보자 또 다른 형태로 팔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 기막힌 내용도 있지만 스포는 여기까지 ㅋㅋ



스타트렉이라던가 프랑켄슈타인, 6백만 달러의 사나이, 해저 2만 리

우주 전쟁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소설이나 영화에서

그 시대에서는 존재하지도 않았거나 극소수의 과학자들만 알던

현대 과학을 찾아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과거 작가들은 어떻게 이런 미래 과학을 예견하듯

상상하고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하네요.ㅎㅎ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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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미스터리한 표지와 잘 어울리는 단편집이었습니다.

총 3개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는데, 모두 기이하기도 하고 미스터리한 내용이었지만

재밌었습니다. 뒷이야기가 이어진다면 좋을 텐데, 싶을 만큼 요 ㅎㅎ



첫 번째 이야기:

똑같은 매일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이

자신처럼 일상이 반복되는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이것이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전해 듣습니다.


언제쯤 내일로 넘어갈 수 있을지 불안한 가운데

똑같은 매일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마주하면서

놀라기도 하고, 복수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는 그들의 삶을

더 이상은 보고 싶어 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살인마(?) 같은 의문의 생명체(?)를 만나게 되는데...


 


전 두 번째 이야기가 가장 재밌었어요.

인적이 드문 산속에 있는 '기묘한 초가집'에 얽힌 이야기에요.


우연히 들린 초가집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이상한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

주인공에게 알아듣지 못하는 말만 하더니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지죠.

불길함을 느낀 주인공은 그곳을 나오려고 하지만 결계에 갇힌 듯

일정 구역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갇히고 맙니다.


초가집은 오붓하게 혼자 살기는 좋았지만, 식량은 떨어져가고

주인공은 조금씩 이곳에서 벗어나는 비밀을 알게 됩니다.

과연 그는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어느 날 그곳을 찾은 의문의 남자는 통수(?)를 가져옵니다.



세 번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녀의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가장 뒷이야기가 더 나와줬으면 하는 단편이었어요.

아쉽긔ㅎ



긴장감과 묘사가 좋아서, 3편 모두 재밌게 봤습니다.

취저 소설을 만나서 기분이 좋네요~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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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
장량 지음 / 제니오(GENIO)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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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 터지는 웃음까진 아니지만,

반드시 '피식'하게 만들어버리는 책입니다.

-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혼자 피식거림 주의 ㅋ-


<피식> 입술을 힘없니 터뜨리며, 싱겁게 한 번 웃을 때 나는 소리


웃기려고 만든 표지와 제목이라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읽었는데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피식하게 만드네요 ㅋㅋ

골 때림도 있고 빡침도 있고 어이없음도 있고, 피식의 종류도 아주 다양합니다.


여러 개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실제 경험담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한 줄 또는 멍 때림의 여파 끝에 피식 웃고는 그 사실에 또 멍 때리고 ㅋ


치유와 긍정, 웃음과 감동의 엔도르핀으로

면역효과 함께 따뜻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은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보면 딱 좋아요.


그런데 머리가 복잡해서 잠시 쉴 때나 화딱지 나서 짜증 날 때도 좋아요.

왜냐하면 피식피식 거리고 나면 긴장이 풀리고 스트레스도 풀리거든요.ㅎㅎ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라서 가지고 다니다가 수시로 읽었습니다.


요즘 하루가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ㅠ 자투리 시간에 읽지 않으면

독서하기도 힘들잖아요. 그런데 부담이 없으니까 책을 드는 횟수도

다른 책보다 많고 읽는 시간도 많아져서 빨리 읽게 되더라고요.ㅋㅋ

오히려 천천히 두고 피식거리려고 했는데 말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2개 있어요. 

어려운 형편에도 절친이 된 친구와 홍합을 먹으려고 했는데

술 주정에 가정폭력까지 심했던 아버지가 홍합을 들고나가서 먹다가 죽은 사연

(부자 친구 엄마가 항상 도시락을 싸줘서

이번엔 가난한 엄마가 밥을 주려고 초대했던 날 벌어진 일)


홍합에는 간혹 복어가 알을 낳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ㄷㄷ


그리고 두 번째는

'사연이 많은 여인'이 버리고 간 아기를

어떤 남자가 자신의 집안 친척에게 입양시켜서 키운 사연입니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넉넉한 살림의 양부모에게서 자라났는데

인물도 훤칠하고 공부도 잘했다고 해요. 그런데 한참 세월이 지나서

백발이 된 생모가 찾아온 겁니다. 한 번만 얼굴을 보게 해달라고 말이죠.

이때 이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엔 안타까운 사정이지만, 이미 아이를 버리고 간 시점에서

얼굴 볼 자격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제 와서 생모와 만난들

양아들이 된 그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친아들로 자랐는데

평생 마음에 짐이 생길 것이고,

이제까지 숨기고 살았던 양부모의 마음은 또 어떻겠어요 ㅠㅠ


쓰고 보니 '피식 유발' 대신 '진지 유발';;;



 

마지막에 보면 편집자분께서 엄청난 분량의 글 중에서

골라내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하시는데, 그 나머지도 보고 싶네요.


70년대 이전부터 추억이 담긴 이야기가 많아서

지금과는 다른 점이 재밌기도 하고 이후 시대로 이어지면서

공감했던 부분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재밌어요. 심심한데 가볍게 읽을 책이 찾는다면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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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생각 - 이 세상 가장 솔직한 의사 이야기
양성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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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부터 말하자면 '인간미'가 있는 책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평범한 대한민국의 성인 남성으로서

양심적이고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도

몇 년이 지나서야 겨우 용기를 내어 쓸 수 있었다는

<모든 게 문제투성이였다>와 <마지막 바닥>이었습니다.



비록 의사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은지 가정환경과 은지의 우울한 삶도,

이비인후과 과장님의 수술 실력도,

어떻게든 환자를 빨리 퇴원시키도록 몰아가는 포괄수가제도,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한국 사회와 의료 문화도

내가 바꿀 수는 없다. _213p



의사라는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양심이 '스스로 만든 저울' 앞에서

끊임없이 기울고 흔들리는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정도로 적나라하게 민낯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야말로

브런치 조회 수 100만의 작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는 자리에서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한 의사를 보았다.

그런 의사의 생각을 모른 채 잘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보호자의 말에

의사는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울었다.


그날 그곳에서, 그는 차마 보고 싶지 않았던

한 인간의 바닥을 보았다. _99p



책 표지가 무겁고 어둡게 나왔지만,

이 책은 평범한 의사로서, 다양한 환자를 만나고 진료하며 느꼈던

반성과 후회, 결코 잊지 못했던 순간들과 재밌는 일화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환자의 말을 분류해 놓은 내용도 흥미로웠는데요

'진료에 도움이 되는 말', '쓰잘데기없는 말',

'거짓말', '결정적인 단서'와 '숨기거나 말하지 않은 사실' 중에서

추론하고 범인을 찾는 심정으로 추리를 하는 상황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는 탐정처럼 잘 포착해야

놓치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 날은 외국인이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번역기를 이용해가면서 진찰을 했는데

그 후부터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환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해요.ㅎㅎ



"What is it? (이거 뭐야?)

"Korean word, mouse nipple." (한국말로 쥐젖)

"?"


       - <백인 2> 중에서_240p


 


상황에 따라 시시비비를 따지는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양심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말에 저도 모르게 빠져들었어요.


병원과 의사의 입장에서 환자를 대하는 시선이나 마음가짐,

의료사고가 터질까 봐 걱정스러워하는 마음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책임에 대한 부담감

검사하라는 말을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 등등

'상대의 입장에서 보라'는 말이 딱 맞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오는 엄마의 일화도 재밌었는데요, 

두 사람이 원수 같은 사이도 있고, 친구도 있고,

타인처럼 폰만 들여다보는 관계도 있더라고요.

보기만 해도 답답한 엄마의 경우도 있어서 아이가 불쌍했어요.


저자 또한 이러한 부분이 걱정되어 보호자의 과도한 개입을 막고

아이의 눈을 보면서 질문하고 물어본다고 합니다. 

진심이 담긴 진정한 의사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감동적이었습니다.


의사들이 군대에서 모이면 어떤 일 있는지,

의사의 부모님과 지인들은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의외로 거의 없음)

와 같은 소소한 일상도 있고 여전히 탁상공론에 멈춰있는

답답한 의료계 현실이지만 <골든아워> 이국종 교수님처럼

일생을 헌신하는 분에 대한 생각까지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인에게는 이미 선물했고,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도서협찬 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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