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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평점 :
5일 전, 백화점 지하의 Goroke 매장.
Goroke를 주문하려는데, 직원과 여성이, 계산대 앞에서 대화 중이다.
짧게나마 들리는 내용은, 잘못된 계산.
"500원을 왜 더 받냐 vs 이미 알려드렸다"
서로의 말들이, spike를 강하게 날리던 중.
여성의 이 말 한마디가, 내 귀에 꽂혔다.
"이 언니 다시 교육 받아야겠다."
내 고막이, 얼어붙었다.
과연 이 말을, 해야 할 상황인가?
약 3초 동안, 그 여자를 봤다.
오른손에, 초록색 종이 Shopping bag을 들고 있다.
풀 죽은 자주빛 안경.
긴 머리를 끈으로 묶었다.
눈동자의 쌍꺼풀은, 자동차의 piston처럼.
쉴새 없이 번갈아 깜박였다.
여직원은 고개를 숙이고 응대하면서, goroke를 포장했다.
얼굴이 붉어졌다.
뒤에 남자 두 명이 대기 중이어서, goroke를 구입하고 뒤편 의자에 앉았다.
지켜보고 싶었다.
대화가 계속 오고 가는데.
오른쪽 옆의 죽 매장 직원이 지켜보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건너편 회전 초밥 매장의 남직원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다.
매장을 나가던 여자는, 몇 걸음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직원에게 말을 한 후.
가던 길을 갔다.
방향을 짐작하니, 고객 Center 행.
여자가 떠난 후.
대화 나누던 직원은.
매장 안에 있는 다른 직원과, 다시 얘기를 한다.
지켜보면서 먹다 보니, 바지에 curry goroke를 여기저기 흘렸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고객이라고, 그런 말을 직원에게 할 수 있나?
마음 속의 litmus 시험지가, 과한 반응을 보이는 건지?
아니면 또다른 형태의 "최순실"인지?
비난할 자격은 없지만.
항상 타인의 마음을 상처 입히지 않게, 조심하라는 다짐을.
마음에게 선물해 줬던 사건.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이 언니 다시 교육 받아야겠다."라는 여자의 말처럼.
상처를 입히는, 되돌릴 수 없는 행동과 말에 대해.
자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