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일어나, 월터! - 소아 우울증, 2017년 1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 아름드리 그림책 3
로레인 프렌시스 지음, 피터 고우더사보스 그림, 유수현 옮김 / 소원나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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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엄마와 길 건너 Apart 단지 상가에, 장을 보러 갔었다.

지하 식품 상가에서, 굴비를 구입하고.

간식을 사려고 두리번거리던 중.

1층의 빵집 발견.

밝은 흰색 벽에, 서까래처럼 나무 기둥이 천장에 박혀 있는 공간.

흰 모자를 쓴 아저씨가, 온몸을 쏟아부어 빵을 만들고 있었다.

반짝이는 비닐 포장에 싸여진 빵들.

내 눈에 들어온 빵은, 소라빵.

다슬기처럼 구불구불하고.

거꾸로 뒤집어 보면, Soft Icecream 과자 모양.

잘 구워진, 짙은 밤껍질 색의 빵.

끝을 모르는 은하처럼, 까만 Choco Cream이 가득 차 있다.

양 입술을 사방으로 펼치고, 앞니로 찍어서 떼어낸 후.

혓바닥에 안착시키면!

성현들의 어떤 가르침보다, 깊은 감동과 눈물을 흘리게 해줬다!

"이제 그만 일어나, 월터"는 소라빵처럼.

아이들의 우울함을, 감동으로 배채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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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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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 백화점 지하의 Goroke 매장.

Goroke를 주문하려는데, 직원과 여성이, 계산대 앞에서 대화 중이다.

짧게나마 들리는 내용은, 잘못된 계산.

"500원을 왜 더 받냐 vs 이미 알려드렸다"

서로의 말들이, spike를 강하게 날리던 중.

여성의 이 말 한마디가, 내 귀에 꽂혔다.


"이 언니 다시 교육 받아야겠다."


내 고막이, 얼어붙었다.

과연 이 말을, 해야 할 상황인가?

약 3초 동안, 그 여자를 봤다.

오른손에, 초록색 종이 Shopping bag을 들고 있다.

풀 죽은 자주빛 안경.

긴 머리를 끈으로 묶었다.

눈동자의 쌍꺼풀은, 자동차의 piston처럼.

쉴새 없이 번갈아 깜박였다.

여직원은 고개를 숙이고 응대하면서, goroke를 포장했다.

얼굴이 붉어졌다.

뒤에 남자 두 명이 대기 중이어서, goroke를 구입하고 뒤편 의자에 앉았다.

지켜보고 싶었다.

대화가 계속 오고 가는데.

오른쪽 옆의 죽 매장 직원이 지켜보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건너편 회전 초밥 매장의 남직원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다.

매장을 나가던 여자는, 몇 걸음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직원에게 말을 한 후.

가던 길을 갔다. 

방향을 짐작하니, 고객 Center 행.

여자가 떠난 후.

대화 나누던 직원은.

매장 안에 있는 다른 직원과, 다시 얘기를 한다.

지켜보면서 먹다 보니, 바지에 curry goroke를 여기저기 흘렸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고객이라고, 그런 말을 직원에게 할 수 있나?

마음 속의 litmus 시험지가, 과한 반응을 보이는 건지?

아니면 또다른 형태의 "최순실"인지?

비난할 자격은 없지만.

항상 타인의 마음을 상처 입히지 않게, 조심하라는 다짐을.

마음에게 선물해 줬던 사건.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이 언니 다시 교육 받아야겠다."라는 여자의 말처럼.

상처를 입히는, 되돌릴 수 없는 행동과 말에 대해.

자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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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 사랑과 사회의 재발명을 위하여
윤호.주은 지음 / 아토포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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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올 때.

꼭 가는 곳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고속Terminal Tollgate를 나와서, 신논현역 사거리 방향으로 가다가.

Uturn해서 약 20m 정도 가면 도착한다.

그곳은 "평창장국밥".

집에 가서 밥 먹으려면, 시간이 걸리니.

식사를 하고, 집으로 갔었다.

간판이 독특하다.

현판 위에, 붓글씨로 쭉쭉 굵게 쓴 듯한 상호.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식당으로 들어가면, 몇몇 사람들이 식사 중이다.

주로 아저씨들이, 혼자 와서 식사를 한다.

석쇠 불고기, 비빔밥 등.

다른 음식들도 있지만.

무조건! 장국밥을 주문한다! 

김치를 포함한, 3가지의 반찬.

공기밥과 국물이 나온다.

푹 익은 연둣빛의 대파, 참나무 속살처럼 길게 찢어진 쇠고기.

적혈구처럼 둥둥 떠다니는 기름.

공기에 담긴 하얀 쌀밥을, 국물 속에 넣어.

한 숟갈 입에 가져가면.

차멀미, 꼬인 듯한 뱃속의 고통을.

식당 밖 도로로 쫓아내준다!

그릇의 바닥이 보이고, 숟가락과 젓가락이 임무를 마치면.

물로 입을 헹군 후, 늘어난 배로 삐져나온 옷을 매만진다.

온기가 남아 있는 채로,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면.

꿈나라로 급행열차!

이런 추억들을 품은 "평창장국밥"은, 이 세상에 없다.

Steak 가게가, 오래 전에 자리잡았다.

그 집 앞을 지나칠 때마다, 입에 침이 고이고.

그 집을 찾아가려고, 허기와 기대를 안고 갔었다.

"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장국밥처럼.

몸 속의 암이, 이간질하여 멀어진 마음을.

다시 사랑으로 중재를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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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십, 마지막 수업 준비 - 돈과 집, 몸과 삶에 관한 15개의 지침들
이케가야 유지 외 17인 지음, 문예춘추(文藝春秋) 엮음, 한혜정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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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선 잠실역.

짧은 Sports형 머리에, 하얀 피부를 지닌 남자가 탑승했다.

문 바로 오른쪽 옆 자리를, 앉으려 하는데.

다른 남자가, 먼저 앉았다.


"제가 먼저 앉으려 했는데요?"


머리가 짧은 남자가 말하자, 앉아 있던 남자가 한 번 쳐다보더니.

자리를 양보했다.

남자는 입고 있던 검은색 Jumper를, 바닥에 집어던졌다.

주머니에서 Smartphone를 꺼낸 후, 차수경의 "용서 못해" 노래를 큰 소리로 확대해 듣는다.

(Drama "아내의 유혹" OST)

출입문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과녁을 조준하는 화살처럼.

날선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아줌마 두 명은 쳐다보다가, jumper를 그에게 건네 주었다.


"아니 왜 땅바닥에 옷을 팽개쳐요."


그 남자 앞에 서 있던, 모자와 배낭을 맨 남자.

아줌마들이 건네준 jumper를, 오른손으로 받아 든다.

가락시장역에 도착하기 전.

남자가 일어서서, 출입문을 향해 간다.

도중에 멈추더니, 내 오른쪽 옆에 앉은 여자에게.

찹쌀가루를 묻힌 것처럼, 하얀 살결의 얼굴을 들이인다.

여자는 통화를 하고 있었다. 

가락시장역에 도착하자, 남자가 내리고.

그 뒤를 jumper 든 아저씨가, 따라 내렸다.

기약 없고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정확하게 때를 맞춰서 도착하는 열차처럼.

좋은 일이 다시 올 거라는 믿음을 갖고.

(추측이다-_-; 아저씨를 한참 동안 바라봤으니;)

"벌써 오십, 마지막 수업 준비"는 잠실역의 그 순간처럼.

언젠가 정확한 시간에 맞춰서 다가올.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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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한국사 - 고조선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고성윤 지음 / 나는나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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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겸 점심. Menu는 된장찌개.

끓어오르는 된장 국물을, 한 숟가락 채워서 입에 넣었다.


"엄마? 맛이 왜 이래?"


떠먹으려던 엄마의 수저가 멈췄다.


"왜? 맛 없어?"

"무 넣어서 달착지근한 거야 그러려니 하겠는데. 왜 밋밋하지?

그리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좀 그런게 있어. 어떻게 말로 표현 못해!"


맛을 보는 엄마.


"이게... 간장을 안 빼서 그래. 된장 담그면 간장을 따로 빼. 집집마다 달라서, 안 빼는 집도 있어. 니네 할머니는 꼭 간장을 따로 뺐어. 맛 없대. 게다가 저염이고 나발이고. 맨날 짜게 먹으면 안 된다면서. 다 밍숭맹숭하잖아 음식이. 이러면 또 소금 더 넣어야 해. 얼마나 짜증나는지 아냐?"


"할머니 된장 다 먹었어?"


"돌아가시기 전에 담그고 가신 거. 그게 마지막이야. 이제 얼마 없어. 배워놓기라도 했어야 하는데."


'된장 담그는 거 배우면 안 되나?' 라고 말해야 되나, 고민하다가.

밥을 입에 넣었다. 욕도 푸짐하게, 얻어 먹으리라-_-;;;;;; 

된장찌개 맛있게 만드는 식당이 없다.(내 기준-_-;)

신X된장이 대부분이니. 맛은 비슷.

배워 보려고, 식품 회사 강의를 가 봤는데.

혜왕성까지의 거리만큼, 시도 못할 일.

여러가지 요소를, 잘 맞추고 정리해야.

맛있는 장이 나오듯이.(그래도 맛 없을 수 있다더라;)

"풀뿌리 한국사"는 크고 작은 역사적 사건들을,

된장처럼 산뜻하고 품위 있게 정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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