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 사랑과 사회의 재발명을 위하여
윤호.주은 지음 / 아토포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올 때.

꼭 가는 곳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고속Terminal Tollgate를 나와서, 신논현역 사거리 방향으로 가다가.

Uturn해서 약 20m 정도 가면 도착한다.

그곳은 "평창장국밥".

집에 가서 밥 먹으려면, 시간이 걸리니.

식사를 하고, 집으로 갔었다.

간판이 독특하다.

현판 위에, 붓글씨로 쭉쭉 굵게 쓴 듯한 상호.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식당으로 들어가면, 몇몇 사람들이 식사 중이다.

주로 아저씨들이, 혼자 와서 식사를 한다.

석쇠 불고기, 비빔밥 등.

다른 음식들도 있지만.

무조건! 장국밥을 주문한다! 

김치를 포함한, 3가지의 반찬.

공기밥과 국물이 나온다.

푹 익은 연둣빛의 대파, 참나무 속살처럼 길게 찢어진 쇠고기.

적혈구처럼 둥둥 떠다니는 기름.

공기에 담긴 하얀 쌀밥을, 국물 속에 넣어.

한 숟갈 입에 가져가면.

차멀미, 꼬인 듯한 뱃속의 고통을.

식당 밖 도로로 쫓아내준다!

그릇의 바닥이 보이고, 숟가락과 젓가락이 임무를 마치면.

물로 입을 헹군 후, 늘어난 배로 삐져나온 옷을 매만진다.

온기가 남아 있는 채로,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면.

꿈나라로 급행열차!

이런 추억들을 품은 "평창장국밥"은, 이 세상에 없다.

Steak 가게가, 오래 전에 자리잡았다.

그 집 앞을 지나칠 때마다, 입에 침이 고이고.

그 집을 찾아가려고, 허기와 기대를 안고 갔었다.

"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장국밥처럼.

몸 속의 암이, 이간질하여 멀어진 마음을.

다시 사랑으로 중재를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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