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철부지 아빠 - 제9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6
하은유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아홉 편의 단편작품집이다. 주로 초등학생의 시선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사건들을 그려내고 있다.

 

그 사건들과 주제들은 우리 일상에서 맞닥드릴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아주 평온한 평범한 일상들은 아니다.

생일잔치를 하거나 옷을 사러 마트에 가거나 해수욕장에 놀러가거나 하는 등등의 행복하거나 마음편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편부모 아빠, 무능력한 아빠의 실직, 장애, 어머니의 질병, 학교폭력, 입양 등의 사회적인 이목거리가 되는 '눈에 띄는' 소재들이 채택되어 있다.

 

일단 그렇게 선택되어진 눈에 띄는 소재들이 어떻게 주인공의 사건으로 주어지고 배경과 조건의 색깔과 버무려지는가 하는 것은 각각의 작가의 글솜씨에 따라 형형색색이 차려져 있되, 그 소재와 사건들의 결말과 해결방향에 대해서는 대개 끝이 보여지지 못하고 그냥그런 상태로 남겨져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자라는 정도로 마무리 되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요즘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거나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면서, 또 어떤 면에서는 요즘 새로운 작가 지망생들이 어떤 식으로 등단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경향성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아홉 편의 작품 중에서 다소 전체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단편이 있었는데, 다문화 혼혈주의를 그린 '내 얼룩이'는 흡사 현대소설이 아닌 '콩쥐팥쥐'와 같은 비현대문학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혼혈아동은 죄없는 콩쥐이고, 동네 한국인 아이들은 잔인한 팥쥐로 그려져서 그러한 전형적인 인물상이 그대로 유지가 된다.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착한 혼혈인은 복을 받고, 나쁜 한국인은 벌을 받는) '권선징악'으로까지 나아갈 것 같다.

 

그런데 우리집에서 이런 다문화 혼혈주의 때문에 실제로 걱정하고 있는 것은, 우리집 아이가 이런 혼혈아동을 왕따시키거나 괴롭히는 문제가 아니라, 이런 혼혈아동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구립어린이집에 못들어갈 것 같은 문제이다.

왜냐하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극히 한정되어 있는 구립어린이집에서 제일 우선순위로 받아주는 아이들이 바로 이런 혼혈아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저런 사설 어린이집은 많이 있지만, 대개 구립어린이집이 시설도 좋고 비용은 상당히 싸기 때문에 모두들 구립어린이집을 선호하지만, 정부의 다문화 혼혈주의 우선정책으로 인하여 오히려 한국인 아동들이 뒷켠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혼혈아동들은 어린이집 비용도 전액 정부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정부지원액도 모두 한국인들이 부담하고 있는 세금이 원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전 인구의 3%가 넘는다고 하는데, 2050년이면 10%에 달하게 된다고 한다. 전인구의 10%라고 한다면, 도시지역에서는 15% 내지는 20%를 넘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하면 그때에 가서는 우리 아이들의 자식들은 절대로 구립어린이집은 쳐다보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물론 우리 아이들의 자식들도 혼혈아가 된다면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 책은 재미있게 보았고, 은근히 마음 속으로만 등단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아빠도 이 책을 재미있게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우리 첫째 아이도 이 책을 갖고 뒹굴거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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