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쌍동이 아가들은 울보 땡깡쟁이들이다. 잠시라도 안아주지 않으면 낑낑 대다가 나중에는 온집안이 떠나가도록 울부짖어버린다. 엄마 뱃속에서 나올 때는 왠 멧돼지 새끼가 나오는 줄 알 정도였다. 그런데 엊그제는 너무 지쳐서 될대로 되라라는 심정으로 울고 있는 아가들을 바닥에 눕혀놓고서는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라는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낑낑대던 아가들이 10분 정도 지나자 한 놈은 스스르 잠이 들어버렸고, 또 한 놈은 옹알이를 하면서 방긋방긋 웃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제 겨우 백일을 지난 아가들이 책을 읽어주니 이렇게 얌전해 지다니.. 아무래도 우리집 첫째 아이에 못지않게 동생 쌍동이들도 자기들의 시대를 들었다 놨다 할 요란짜한 인물들인 것 같다. 하여간... 우리집 아가 쌍동이들도 방긋방긋 웃는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이라는 시집이 어떤 시집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 책은 표지도 이쁘고 안의 그림들도 이쁘다. 특히 그림들이 있는 페이지, 없는 페이지가 교대로 있어서, 그림이 없는 페이지를 열었을 때는 그 앞장과 뒷장의 그림이 은은하게 비춰보이는 게 진짜 죽여준다. 아마도 그래서 우리 아가들도 그렇게 얌전해 지는가 보다. 이참에 시 한 편을 때리고 가련다. <엄마, 아빠가 떡 다 먹었어!!> 엄마, 아빠가 떡 다 먹었어! 떡 한 개, 떡 두 개, 떡 세 개, 아빠가 다 먹었어!! 아빠--아! 이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