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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밖으로 달리다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6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시간 밖으로 달리다’의 주인공인 제시는 19세기와 20세기를 넘나들며 마을의 친구들과 자신의 동생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마을의 어린이들을 과학적 실험의 도구로 삼은 거대한 음모와 맞서게 된다.
그런데 19세기의 교육을 받은 제시가 20세기말의 같은 또래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의 인상은 ‘무질서’의 덩어리였다.
일부(어쩌면 대다수의) 교육학자들과 부모들은 자녀들을 ‘민주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집의 경험상으로는 아이들에게 무서운 존재(무서운 어른)가 필요하다. 그래서 엇나가려할 때 그것을 가다듬어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초등학교 이하의 아동들이 ‘형식적 조작기’(추상적인 도덕적 사고능력)에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도 부합된다.)
어쨌든 아이들은 마냥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키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당장은 아이에게서 원망을 들을지언정 아이의 도덕성 발달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위하여 아이들에게 무서운 악역을 부모는 마다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편 20세기의 미국사회는 이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던 부모들에게는 매우 엄격하다는 것을 이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병든 아이들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게 했던 부모들은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몇 달씩이나 아이들과 격리되어 그 부모됨을 심사받는 장면이 나온다.
자기의 자식이라면 자신의 소유물이나 부속물처럼 생각하여 동반자살의 희생물로까지 끌고가는 우리 사회의 극단적 일면과 비교해 볼만한 부분이었다.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목사나 학교선생님, 기자 외에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두드러지게 등장하고 있던 점이었다. 사회복지사는 사회적 이슈와 사건들을 중재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의 앞날에도 이와 같은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액션SF영화를 뺨치는 박진감과 흥미를 팽팽하게 유지하면서, 결국은 현명한 어머니와 용감한 둘째딸의 가족애와 성장일기를 그려낸 ‘모계소설’이다. 그렇지만 내 남편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니, 아들이나 아빠 독자들도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