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과 사이먼 베틀북 그림책 90
바바라 매클린톡 지음, 문주선 옮김 / 베틀북 / 2007년 10월
구판절판


표지에 아이들 뒤로 에펠탑이 보이는 것처럼 이 그림책의 배경이 되는 도시는 프랑스 파리다.
페이지를 넘겨 보면 첫장에 지도가 있는데 1907년의 파리의 시가지라고 한다.
친절하게도 지도에 아델과 사이먼의 이동경로가 표시되어 있고 사이먼이 물건을 잃어버린 장소가 표기되어 있다.

그냥 쭉 넘겨 보면서 여기는 어딜까, 또 여기는 어디지?
프랑스의 명소 같은 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들만큼, 사실적이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그림들은
1907년의 파리 곳곳의 전경과 명소들, 사람들의 옷차림과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을 통해서
그 시대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위의 정경은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퐁네프 다리 북쪽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이다.
지붕에 붉은 깃발들이 걸린 건물은 '사마리텐 백화점'이다.



수업이 끝났나보다.
아델이 학교 앞에서 동생 사이먼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사이먼의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
사이먼은 스웨터를 입고, 외투를 걸치고, 목도리를 두리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꼈다.
가방을 메고, 가방에는 크레용을 넣고, 한 손에는 책을, 다른 손에는 고양이 그림을 들었다.
앞으로 사이먼은 곳곳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고 독자들은 그 물건들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떠들썩한 소리가 들여올 것 같은 파리의 구시가지에 있는 시장이다.
이 책의 작가 매클린톡은 19세기 프랑스 화가 도미에(Honore Daumier)의 그림과
20세기 사진작가 아제(Eugene Atget)의 사진을 보고 사람들을 그렸다고 한다.
어떤 물건들을 파는지 찬찬히 살펴보게 하는 이 장면에선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사이먼은 고양이 그림을 잃어버린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멋스러운 이곳은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 안에 있는 '파리식물원'이다. 1635년에 왕립 약초식물원으로 문을 열었고, 1793년에 박물관으로 새로 단장했다고 한다.

사이먼은 책은 어디 있을까?

공룡 뼈가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있는 '고생물학실'이다.
1898년에 만들어진 이 전시실은 철제 건축물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저기 공룡 이빨에 걸린 노란 목도리...

지하철 '생 미셸 역'이다.
사이먼이 아델에게 장갑 한 짝 못 봤냐고 묻는다. 음~~

뤽상부르 궁전에 딸린 '뤽상부르 공원'이다. 야외 인형극장이 보인다.
그런데 사이먼 장갑 한 짝을 마저 잃어버렸다나.
친구들이 모두 사이먼의 장갑을 찾고 있는데 사이먼은 신나게 다른 곳으로 걸어가고 있다.

빰빠라바! 둥둥둥!
'프랑스공화국위병대악단'이 시가행진 중이다.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 안에 있는 전시실 중의 하나다.
여기서도 사이먼은 크레용을 잃어버린다.

루브르 박물관 맞은 편에 있는 맛있는 케이크과 빵이 가득한 이 곳은
'카도르'라는 이름의 카페다.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다.

사이먼은 여기서 무얼 잃었을까?

<노틀담의 곱추>라는 소설로 유명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인다. 아치와 뾰족한 탑이 많은 고딕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성당 앞 광장에선 곡예사들이 저글링을 하고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도 곡예사를 따라하며 재미있어 한다.

사이먼이 고양이를 안고 서 있는 집은 '로앙의 안뜰'이라 불리는 뜰이다.
루앙 대주교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으로 17세기에 만들어졌는데
지금도 그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단다.

학교를 파하고 여러 곳을 돌고 이제 집으로 돌아온 아델과 사이먼.
엄마는 사이먼에게 물건들이 다 어디 있느냐고 묻고
바로 그때,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데...

우아! 사이먼이 잃어버린 물건들이다!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전혀 걱정없는 천하태평인 사이먼.
누나가 잔소리를 하기도 전에 얼른 잠들어 버린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파리의 명소만을 소개한 것은 아니다.
아델과 사이먼 남매를 통해 곳곳으로 옮겨가는 즐거움과 사이먼이 잃어버린 물건들이
어디 있을까 찾아보면서 이곳 저곳을 살펴보게 하는 주문을 걸어 놓았다.
그래서 그림책의 곳곳에 눈길을 주게 되며, 숨은 그림 찾기를 통해 다음 페이지에 대한 궁금증을 일게 한다.
맨 뒷장에 각 페이지의 장소와 자세한 설명을 통해 파리로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이 그림책은 나만 좋아한게 아니라 21개월된 우리 아이도 무척 좋아한다.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를 많이 볼 수 있고, 자연사박물관의 공룡뼈들을 가리키며 '네네'(좋아서 내는 소리)거린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위병대악단의 시가지 행진장면이다.
큰 북, 작은 북, 트럼본 등의 소리를 흉내내면서 들려줬더니 하나 하나 가르키면서
계속 소리내어 주길 원하며, 은근히 엄마를 놀려먹는 즐거움도 느끼는 것 같다.

아델과 사이먼 남매를 보면서 사이먼과 같은 남동생을 둔 아델이 안쓰럽기도 하고, 또 엄마처럼 잔소리하는 장면이 귀엽기도 했다. 사이먼의 무사태평이 좀 얄밉기도 했지만, 결말에 모든 사람들이 잃어버린 물건을 들고 사이먼을 찾아오는 장면에선 한 사람 한 사람 어디에서 만났는지 다시 설명해 줄 수 있는 구성이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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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0-10-23 23:37   좋아요 0 | URL
와우.. 이거 정말 그림이 섬세한데요? 저도 이거 보고 싶지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