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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ㅣ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제 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외톨이>와 <캐모마일 차 마실래?> 그리고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으로 문부일 작가의 <한파주의보>를 모아놓은 앤솔러지다.
김인해님의 <외톨이>는 현대인의 하루 앞날을 내다 볼 수 없는 불확실성, ’너희’와 ’우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삶의 실존적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고등학생 시욱이는 같은 반 친구인 키다리 재민이에게 호감 이상으로 끌린다. 아주 멋있고, 나와는 다르게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는 키다리. 여자친구 보다도 키다리 재민이만 있으면 든든했다. 밤을 세워가며 문자질을 주고 받으며 진한 우정 같은 걸 느끼기도 했다. 늘상 붙어다니던 이들은 어느날 특별활동을 같이 하지 않음으로서 관계는 삐그덕거리게 된다. 어제까지만 해도 ’좋은’ 친구였는데 오늘은 ’배신자’다. 서로 주고 받았던 비밀은 상대의 급소를 찌르는 비수가 되고, 상황은 점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치 혼잡한 출근길 지하철을 탔을 때처럼 사람들에 밀려서 목적지가 아닌 정류장에 내리게 되거나 내려야 할 정류장에서 내리지 못하는 상황처럼 친구들에 의해서 억지로 떠밀려지게 된다.
내용중에 시욱이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밤새워 가며 일하던 회사는 아빠가 필요없다고 나가라고 한다. 그래서 시욱이의 아빠는 복귀를 외치는 시위를 하러간다. 시욱이와 시욱이 아버지처럼 사람간의 관계는 변화무쌍하다. 모두의 관계가 어쩌면 이해득실에 의해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기도 하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리들은 외톨이가 되어버린 게 아닌지...
이주현님의 <캐모마일 차 마실래?>는 진정한 나눔에 관한 이야기다. 봉사활동 점수를 받기 위해 복지관을 방문한 석이는 그곳에서 왕재수 지연이를 만난다. 자신의 봉사활동을 방해하는 지연이가 석이에겐 눈엣가시다. 석이에게도 점수를 받기 위해 하는 봉사가 그리 달가울리가 없다. 생김새도 이상한 복지관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면서 서툴고 경직되었던 마음이 조금씩 풀려가는 걸 느끼게 된다. 연주회를 준비하는 왕재수 지연이를 도우면서 비로소 지연이와 서먹하던 관계도 부드러워지고, 지연이의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결국 나눔이란 목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누는 행위로 인해 닫혀있는 마음이 열린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같다.
문부일님의 <한파주의보>는 새어머니를 두게 된 진오의 양가감정과 가족이란 좋은 모습만이 아닌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진오는 아버지가 재혼을 하면서 새어머니와 닭살 행동을 하는 것이 마뜩찮다. 그렇다고 아빠의 행복을 원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왠지 섭섭한 감정도 든다. 이들은 한파주의보로 인해 수도배관이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은 날을 보내게 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서로의 추레한 모습에 오히려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