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린 날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
김동수 글 그림 / 보림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자기 입에만 밥이 들어가고, 자기 배만 부르고 자기 등만 따뜻하다고 해서 만족해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나 이웃의 배고픔이나 아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의 행복도 빌어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서 조금 더 넓혀서 본다면, 다른 사람 뿐만 아니라 함께 공존해가고 있는 우리 주위의 모든 동물, 식물과 자연 환경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줄 아는 것이 제대로 된 사람다운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았을 때 이 그림책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 버릴 수도 있었던 오리털에 깃들어 있는 오리들의 슬픔을 일깨워 주고 있다. 나만 따뜻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나, 세상 만물은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으므로,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넘어서서, 오리 한 마리 한 마리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표현하고 있다.

비록 재채기와 함께 깨어져 버린 꿈속의 이야기였지만,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리털 잠바를 입는 것과 꿈속에서 조차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그저 오리털 잠바를 소비하기만 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그 차이는 결국 자연 환경 속에서의 인간의 미래가 공존이냐 자멸이냐를 가름짓는 지렛대가 되어 줄 것이다.

그림책의 그림의 전반적 분위기는 뭔가 위축되어 있는 것 같고 왜소하다는 느낌을 준다. 인간의 이기적 욕망뿐만 아니라, 자연환경과 동물학대에 관심을 갖는 사회적 흐름이 너무나 왜소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림의 분위기가  이런 것은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