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요즘 심란한 일을 겪고 있다. 그 일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온전한 ’나’의 일이면서도 내가 어찌해볼 수 없는 불가항력의 일이기도 하다. 노력을 해서 이루워지는 일이라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볼 의지도 있지만 과연 노력을 해서 될 수 있는지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도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체념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행운이 찾아오길 간절하게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그저 마음을 다독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생각을 하려고 동시집 <네 잎 클로버 찾기>를 들었다가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시 한편을 만났다. <네 잎 클로버 찾기> 반 친구들과 봄 들판에서 네 잎 클로버 찾기를 했다. 네 잎 클로버야 나오렴. 맛있는 거 사 줄께. 얼러도 보고 네 잎 클로버야 나와라.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윽박질러도 보지만 꼭꼭 숨은 행운의 네 잎 찾다가 찾다가 영우는 세 잎에 한 잎을 보태 네 잎을 만들었다. 그래, 행운은 만드는 거란다! 선생님 말씀 그날 우리 모두 찾았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 며칠 전 추석에 안타까운 일들이 있었다.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려서 피해를 입은 가구들이 생겼다. 제법 날씨까지 쌀쌀해져서 그분들의 생활이 얼마나 힘에 부칠까 생각하니 짠해진다. 어려운 시간이 지나가서 그분들에게도 냉이, 꽃마리, 봄까지꽃들이 피어나 마음이 환해지길 바래본다. <들꽃학교 출석 부르기> 겨울 방학 끝나고 선생님이 봄 반 출석을 불러요. 1번 냉이꽃 -냉랭한 겨울을 건너 제일 먼저 왔구나. 선생님이 칭찬했어요. 2번 꽃마리 -어딨니? 너무 쪼그매서 잘 보이지도 않네. 애들이 일어서서 꽃마리를 보려고 기웃거렸어요. 3번 주름잎 -벌써 할아버지 된 거니? 애들이 깔깔거려요. 4번 얼치기완두 -너, 우리 반 맞니? 선생님이 물었더니 봄 반 틀림없다네요. 5번 개불알풀 하하하! 애들이 막 웃었어요. -아! 네 이름 봄까치꽃으로 바꿨구나. 별꽃. 꿩의바람꽃, ...... 쥐오줌풀까지 다 불렀어요. 봄 반이 환해졌어요.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아니라 농사꾼들의 마음에는 주름만 더 늘어난 것 같다. 그래서인지 햇과실들을 마주하는 느낌이 다른 해와는 다르다. "참, 수고했다! " 라는 말 한마디 건네고 싶어진다. 내년에는 적당량의 비가 와서 가을 들녁이 알곡들로 가득하길 빌어본다. <까불지 마> 할머니가 키로 보리를 까분다. 거푸거푸 까불까불 가벼이 들까부는 녀석들은 냉큼 키 밖으로 쫓겨난다. 묵직하게 듬직하게 자리를 지킨 알곡들만 키 안쪽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