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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딸이 뭐가 나빠?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90
캐리 베스트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8년 2월
평점 :
빨간 제목 글씨와 함께 표지의 소녀가 눈에 띈다. 외동딸 하면 왠지 공주처럼 그려져 있을 것 같은데 말괄량이 내지는 악동처럼 그려진 모습에 어떤 아이일까 하며 책장을 넘겨본다. 책장을 넘겨보니 무척이나 재미있다. 아이가 말괄량이인 것도 아니다. 그냥 평범해 보인다. 다만 외로운 것 빼고는...
아이의 이름은 로즈메리 엠마 안젤라 리네트 이사벨 아이리스 말론이다. 참 이름도 길다. 그런데 이 이름에 이 이야기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지도 모른다. 아이가 태어나자 아이의 부모님, 친외조모님, 이모, 삼촌은 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이름으로 불리우길 원한다. 그래서 결국 7개의 이름을 줄줄이 달게 된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가 원하는 것 보다는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사랑하는데 결국 이 모든 것에 아이는 질려버린다. 아이(로즈메리)는 오빠나 언니, 동생이 있는 친구들이 몹시도 부럽다. 자기만 혼자라는 생각에 부모님께 동생을 낳아달라고 하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외톨이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양말 한 짝. 단추 한 개, 접시에 남은 쿠키 한 조각...... 그러다가 거북이, 고양이, 토끼, 강아지 등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을 데려와 놀면서 더이상 외롭지 않고 행복해진다.
우리 엄마는 내가 아이를 키우는 걸 보면서 '나는 너네 키울 때 쉽게 키웠는데, 너처럼 아이 키운다면 나는 못 키웠을거다"라는 말씀을 하신다. 내가 자랄때는 시골이라서 딱히 위험한 사람도 위험할 것도 없었다. 모두 아는 사람들이고, 집집마다 대문이 없어서 서로 어울리고 노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세상이 참 달라졌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또 안다 하더라도 인사정도나 할 따름이지 그 이상 관심을 두지 않으며 그 이상의 관심도 원치 않는다. 그러니 아이가 접하는 공간과 관계도 한계가 있다. 지금 내 아이가 외동딸이라서 이 그림책의 주인공 로즈메리와 닮아 있다. 아이에게 동생을 낳아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라고 다를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가 걸려 있어서 참 힘들고도 어렵다. 하지만 정말 아이가 원한다면.... 고심해볼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