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홍이가 태어난 후 우리 가족은 첫 여름 휴가를 떠났습니다. 고향이 섬이라서 여름 휴가를 맞으면 당연히 고향에 다녀와야 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부모님께서 소홍이와 함께 지내고 싶다며 청평에 있는 콘도를 예약해 놓으셨어요. 부모님과 남편은 하루 먼저 떠났는데 막상 콘도에 도착해 보니 침대방이 아니라서 따로 방을 구하러 다니느라 힘드셨다고 합니다. 어머님께서 중풍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침대가 아니면 곤란하시거든요.
 성수기라서 펜션은 부르는 게 값인데다 그나마도 없어서 춘천 시내로 나갈까 하고 가다 호텔이 보여서 물었더니 방이 있었답니다. 펜션보다 조용하면서도 값은 오히려 저렴했다고 합니다. 그날 저녁 남편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날 기차를 타고 청평으로 향했습니다. (저희 집이 성북역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편하더군요^^ ) 기차 안은 여행객들로 만원이었어요. 낯가림이 심한 소홍이가 잔뜩 긴장을 하였답니다. 



기차에서 내리니 부모님이 나와 계시더군요. 마침 점심때라서 감자전을 맛있게 하는 곳으로 출발!
바로 갈아서 만든 감자전을 소홍이가 무척 잘 먹었답니다.^^






부모님은 우리를 콘도에 내려주시더니 "우리는 호텔에서 꼼짝 않고 책이나 읽을 터이니 모레 갈때 보자. 잘 쉬거라"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사라지셨답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따를 계획이었던 우리 부부는 버림받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아마도 우리끼리 즐겁게 지내라는 뜻인것 같았어요.







저희가 머문 곳은 5층이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이 좋더군요. 하트 모양의 풀장이 보이길래 짐도 풀지 않고 곧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갔답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소홍이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집에 가면 수영장에 데리고 가야겠어요.





콘도 주변에 있는 물레방아예요. 소홍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었죠. 소홍이는 걸을려고 하지 않고 아빠한테 안아달라고만 했답니다. 약은 녀석!



강가에 가보았어요. 시원하고 맑은 물에 발을 담그니 신선놀음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저 시커먼 비닐봉투는 뭐죠?
재밌게 놀고 즐기는 것은 좋지만 저렇게 쓰레기를 강에 놓고 가는 건 정말 아니죠. 쩝~









콘도 주변엔 가평 올레에 관한 지도가 곳곳에 있더군요. 얼마전에 제주올레에 관한 책을 본 적이 있어서 호기심이 당겼어요. 코스가 두 갠데 그 중에 가까운 곳을 택해서 가려고 안내데스크에 물었더니 아직 공사중이래요, 9월에 완공 예정이랍니다. 조금이라도 걸어보려고 해서 길을 나섰는데 가다가 보니 공사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인 듯 들풀들만 반기더군요. 오는 길에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잠시 발을 담근 채 과자 좀 집어 먹고^^





숙소 주변의 소나무들.





진짜로 마지막날에야 부모님이 나타나셨어요. 부모님이 머물렀던 곳은 우리가 머물렀던 곳보다 경치가 더 좋았어요. 호텔 앞마당에 잔뜩 피어있는 들꽃들에 눈이 호강했구요. 맛있는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2박 3일이란 일정은 참 짧은 것 같아요. 아마 아이가 좀 자랐다면 여기 저기 더 둘러보았을 텐데 주로 풀장하고 강가에서 발 담그기만 하였네요. 그래도 늘어져 있지 않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까지 소홍양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집에 오는 길에 잠이 든 소홍이는 집에 와서야 잠이 깼는데요. 집인 걸 알고 울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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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야 2010-08-0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청평으로 휴가다녀오셨군요.. ^^
전 뭐.. 기냥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습니다..
전 강아지가 5마리나 되서 어디 가기 힘들거든요...

풍경도 멋지고, 물도 무지 시원해 보이공....
가족분들과 정말 멋진 시간 보내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