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칠단의 비밀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5
방정환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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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을 제정한 분으로 유명한 방정환의 작품이다. 작년에 동화모임에서 잠깐 공부한 적이 있어서 그의 작품의 출간이 더없이 반가웠다. 그의 작품 중 <만년샤쓰>의 창남이를 보면서 가슴이 메었던 기억이 떠오르고, 일제치하에서 더없이 힘든 나날을 보냈을 우리 어린이들을 생각했다는 점에서 감동했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칠칠단의 비밀은 1978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하였는데 동양방송에서 라디오 드라마로 방송되었던 작품을 극장판 만화영화로 제작하였고 SF나 로봇물 일색이던 70년대 우리나라 극장 애니메이션에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시대물이라는 새로운 시도의 독특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에 공연을 온 곡마단에 남매라고 해도 좋을 소년과 소녀가 공중그네를 타는 재주가 뛰어나 입소문을 타고 구경꾼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정작 이들의 마음은 더할 수 없이 슬프다. 열여섯 살 소년과 열 네살 소녀는 부모가 누구인지, 고향은 어디인지 알지 못하고 어릴 때부터 곡마단 단장 내외의 손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피가 흐르게 두들겨 맞으면서 재주를 배워 온 신세였다. 

어느 날 자신들을 찾아온 노인에게서 자신들은 조선사람이며 친남매이며 이름이 상호와 순자라고 알려준다. 노인은 그들의 외삼촌이라고 말하는데 이 모습을 본 단장은 서둘러 서울을 떠나려고 한다. 그 날 밤 상호는 탈출을 결심하고 순자를 기다리지만 눈치 챈 곡마단 단장 마누라가 나타나면서 상호 혼자 탈출을 한다. 다음 날 순자를 보기 위해 변장을 하고 곡마단 근처를 배회하다가 외삼촌을 만나고 통역을 하려고 외삼촌이 데려온 기호라는 학생과 더불어 꾀를 내어 순자를 빼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경찰에게 순자는 다시 잡혀가고 기호와 상호는 순자를 쫓아 중국으로 건너간다. 

드디어 곡마단 단장의 소굴로 들어간 상호는 곡마단 단장이 그냥 곡마단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밀리에 아편을 파는 판매상임을 알게 된다. 순자를 빼내기 위해 여러가지 위험을 무릎쓰고 기지를 발휘하지만 결국엔 단장에게 잡히는 몸이 된다. 상호를 기다리던 기호는 상호가 단장에게 잡혔다는 것을 눈치채고 조선인 협회를 찾아간다. 자초지종을 들은 협회 회장은 자신이 상호와 순자의 아버지라고 말하며 조선인들을 모아서 칠칠단의 소굴로 가서 무사히 구출한다.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위기를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동생을 구하려는 상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작가 방정환이 이야기꾼이었다는데 이 내용도 그냥 혼자 읽을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앞에 두고 구연을 한다면 재미가 더할 것 같다. 

갑자기 외삼촌이 나타나고, 기호가 찾아간 조선인 협회의 회장이 상호와 순자의 아버지였다는 점이 너무 인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들에겐 이런 우연에 안심을 할 것도 같다.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은 곡마단 공연이 납치와 폭력으로 얼룩진 공연인 것처럼 그 당시의 일제의 물질문명 역시 우리나라의 자원을 약탈하고, 미곡 수탈, 강제 징용을 통해 이룩한 것이었다. 

범죄집단에게 고통을 받는 아이들은 우리 민족의 고통이요, 아이들의 부모는 조선을 상징하는 것으로 결국 조선인들이 힘을 합쳐서 아이들을 구출하듯이 우리 민족이 단결하여 빼앗긴 조국을 되찾자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있었으며, 그런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남의 나라 작품들도 물론 좋지만 우리 것을 먼저 알아야 자긍심도 생겨나지 않을까. 그래서 <칠칠단의 비밀>이 반가웠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초창기 어린이 작품들을 더 찾아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램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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