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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 상
정은궐 지음 / 캐럿북스(시공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고 나서 정은궐이란 작가에게 열광하게 되었다. 후속작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읽고 또 없나 찾아보다가 <해를 품은 달>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앞의 두권 보다 앞서서 출판이 되었던 작품이다. 표지가 좀 무거운 느낌이 들듯이 내용도 두 작품보다 무거운 편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애간장을 녹이면서 작품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 반면에 <해를 품은 달>은 좀 무거워서 초반엔 작품속으로 몰입되는 것이 성균관에 비해선 떨어졌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성균관은 작품의 인물들이 적고, 한 사람에 대해 완전히 이해했을 때 다른 인물들이 나와서 비교적 쉽게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되는데 비해 <해를 품은 달>은 인물들이 좀 많고, 인물들의 이름이 외자로 표현되어 있어서 현실감이 떨어졌다.
내용을 살펴보면 허연우란 인물을 중심으로 혈연과 애정이 교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엔 무협소설인가 했는데 연애소설이면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이다. 그렇다고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 것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의 역사를 작가가 조사한 후에 이 글을 썼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어떤 면에서는 추리소설 같기도 했다. 극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허연우란 여인의 과거와 처음 만났을 때 이름을 알려주지 않은 점들, 또 왜 이렇게 만나게 되었는지가 과거 애틋한 인연과 사연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작품의 구성에 놀랬다. 문장 곳곳에 나오는 시어들을 보면서 한 작품을 쓰기 위해 수많은 책들을 읽었겠다 싶기도 했고, 당파 싸움으로 인해 사회의 발전이 더뎠겠구나, 정말 이럴 수도 있었겠구나 싶기도 했다.
각 인물들의 사랑에 마음이 애렸는데 그 중에서도 '설'이 죽는 장면에선 정말 가슴이 아팠다. 극 중 인물들의 성격을 보면서 아~ 이 인물이 성균관에서는 이 인물로 거듭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성균관의 1녀 3남의 구성이 <해를 품은 달>에서 기본 모티브를 빌어온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각 인물들 중에서 허연우의 오빠 '허염'이 매력적으로 보였으며, 운검에 대해 알게 되서 기쁘기도 하다.
정은궐님의 차기작이 참 기대된다. 2년 주기로 나오는 것 같으니 내년쯤에나 나올려나. 빨리 나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