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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노야, 힘내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13
김윤배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이라고 우리는 쉽게 내뱉곤 하지만 아이들이 진정 미래의 희망이 되려면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이 반드시 있어야 가능하다. 물론 아이들은 자라서 누구나 어른이 된다. 하지만 어떤 어른이 되는지는 아이를 둘러싼 환경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어렸을 적 우리 부모님이 내게 보여주셨던 모습들이 새록 새록 떠오르곤 한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무의식 중에 나오는 감정과 행동, 그 모든 것이 부모님의 모습을 닮아 있다는 것도 나이가 드니까 깨우쳐지고 내 아이가 내 모습을 모방하고 닮아가는 것을 보면서 아이 앞에선 냉수도 함부로 마시지 말라는 옛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두노야, 힘내>는 밤새 정이네 인삼밭의 인삼이 반이나 도둑맞은 사건으로 시작된다. 정이 아버지는 도둑맞은 인삼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동네 사람 중에 뜨네기이면서 전과자인 두노의 아버지를 범인으로 헛소문을 내고, 정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이 일을 말하면서 두노의 화를 돋운다. 처음에는 인삼을 훔친 도둑은 누구지? 하는 생각으로 범인에 대한 추리가 이어질 것 같지만 이야기는 범인으로 오인받은 두노네 집 사정으로 넘어간다.
두노는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다. 이년 전에 엄마가 가출했고, 아버지는 엄마를 찾아 헤매다가 술취해서 남의 가방을 자신의 가방으로 착각해서 기차에서 들고 내렸다가 뜻하지 않게 전과자가 되버린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아버지는 그나마 몸도 약해 근근이 남의 일을 해주고 품삯을 받아서 생활하고 있다. 자주 술에 취해 있는 아빠지만 두노는 아빠를 위해 밥을 하고, 국을 끓인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미술을 맡은 ’다람이 선생님’은 두노네 집을 찾아가 두노를 돕고자 한다. 두노의 아버지는 선생님의 도움을 동정으로 받아들이고 완강히 거부한다. 선생님은 두노를 보면서 어려서 불우하게 자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두노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는 등 계속적인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 두노 아버지가 화가였고 번번이 국선에 고배를 마신 바람에 그림을 그만 두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람이 선생님과 두노의 간절한 바램이 두노의 아버지에게 영향을 미치고 아버지는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남편이 그림을 그리기를 희망했던 두노의 엄마는 생활고로 아내가 고생을 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그림을 포기한 남편을 떠나 돈을 벌러 집을 떠난다. 결국 두노의 엄마는 남편과 아이를 버린 것이 아니었다. 돈을 벌어서 남편이 그림을 계속 그리기를 두노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떠난 것이었지만 생각처럼 돈을 모으지도 못하고 심한 병만 얻고 만다. 그러다 경찰이 찾아온 것을 계기로 집으로 돌아온다. 결국 범인은 두노 아버지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밝혀지고, 정이 아버지는 뒤늦은 사과를 한다. 다시 모인 두노네 가족은 마을을 떠나 엄마의 병을 고치러 도시로 떠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무능한 아버지지만 두노는 아버지를 응원하고 아버지를 닮아간다. 두노의 엄마는 자신의 삶을 희생해서라도 남편이 계속해서 화가의 길을 걸어가길 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가족이란 무엇인가. 특히 돈이 최고인 이 시대에 가난한 예술가의 길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깨닫게 되었고, 그 힘든 길을 마다하지 않고 견디는 사람들의 뒤엔 가족의 응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람이 선생님을 보면서 과연 이 시대에 아직도 이런 선생님이 계실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 땅에 다람이 선생님처럼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이 많다면 우리 아이들이 진정 미래의 희망이 될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 책을 다른 누구보다도 선생님들에게 강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꿈과 사랑, 그리고 화해와 용서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수많은 두노들아!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