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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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라는 이름은 언젠가부터 정말 익숙해져버렸다. 하지만 사실 그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 주말마다 시부모님을 만나뵈러 가는데 아이가 어머님의 서재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나도 무슨 책이 있는지 살펴보곤 한다. 지난 주엔 파울로 코엘료 책 몇권을 보고 어머님께 그 책에 관해 의견을 여쭸더니 연금술사가 그 중 괜찮다라고 하신다. 이번 기회에 읽어보자 생각하며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약력을 살펴보니 17세때부터 세 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밴드도 결성하고 극단 활동에도 참여했으며 브라질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반정부 활동으로 두 차례나 수감되어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1982년 떠난 유럽여행에서 J라는 인물과 두 차례에 걸쳐 신비로운 만남을 갖게 되었고, 1986년 새로운 멘토 J의 이끌림에 따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다. 그리고 이때의 경험이 연금술사를 쓰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전 세계 3000만명이 읽어다던데 이제 나도 그 속에 들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주한 책은 처음엔 참으로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며 나를 양떼들과 함께 떠도는 산티아고의 곁으로 안내해 안달루시아 평원으로 이끌고 갔다. 산티아고가 꿈때문에 양떼들을 팔아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보러 떠날때는 그냥 가지말라고 붙잡고도 싶었다. 그가 가진 돈을 도둑맞고 크리스탈가게에서 일하게 될 때 그에게 돈이 수중에 들어오면 다시 안달루시아 평원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도 싶었다. 하지만 그는 자아의 신화를 찾아 결국 길을 떠나고, 그가 만나는 표지들과 모래 바람이 부는 사막에서 느끼게 되는 대 우주와 수천만년 지구의 역사, 그리고 오아시스같은 한 여인 파티마.... 하지만 그는 그곳에 안주하지 않고 결국 피라미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토록 찾았던 보물은 이야기의 시작페이지에서 나왔던 낡은 교회의 무화과나무 아래 묻혀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가 처음부터 보물이 그곳에 있었음을 알았다면 그는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지 않았을것이고, 우주의 언어와 운명의 여인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통해 얻은 그것이 결국 보물이었음을....나는 산티아고의 행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사실 금은 광물의 하나일뿐.... 사람들이 그토록 금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내겐 돌과 다름없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은 사람에 따라서 감동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겐 종교가 없으며 나의 철학은 사람이 중심이 된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론 이 책이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떠나서 깨달음을 얻는 것보다 떠나지 않고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나무처럼 그냥 그 자리에 오롯이 뿌리를 내리고 싶어하는 나의 성향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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